[1] 국내에서 관객 3918명이 관람한 홍상수 감독의 ‘물안에서’(2023년)를 본 적 있으신지? 내용은 이래요. 배우를 꿈꾸던 남자가 감독으로 방향을 틀어요. 자신의 창조성에 의문을 품은 남자는 사비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같은 대학 출신 동료 둘을 데리고 제주도로 가요. 뭘 …
[1] 가까운 미래. 루나공업주식회사가 전 세계 에너지를 공급해요. 이 글로벌 회사는 달에서 캐낸 암석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신기술을 보유했지요. 달 채굴기지 근무자는 오직 한 명 ‘샘’. 2주 후면 3년의 계약 기간을 마치고 가족이 기다리는 지구로 귀환할 생각에 가슴이 벅차요. 자…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미국에서 내전이 일어나요. 권위적 연방정부와 자유를 외치는 서부군의 피 튀기는 전쟁 속에서 서부군은 연방정부의 심장인 워싱턴을 점령하기 직전이죠. 베테랑 여성종군기자 ‘리’(커스틴 던스트)와 동료 ‘조엘’은 야심만만한 신…
※영화 ‘경계선’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지난달 개봉한 노르웨이 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Handling the Undead)’을 보고 나면 충격 받아요. ‘오피스 506호 아가씨의 체취’(국산 에로영화 제목) 수준으로 흡입력 있는 이 영화의 제목과 달리, 상상초월 수준으…
[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비판적으로 다룬 영화 ‘어프렌티스’(2024년)에는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로 세입자들에게 밀린 집세를 받으러 다니던 트럼프가 일약 미국 최고 부동산 부자로 성장하는 과정이 담겼어요. 여기서 트럼프는 자신을 성공으로 이끈 3가지 법칙을 …
[1] 연간 2억 명이 넘던 국내 극장 관람객 수가 지난해엔 절반에 머물렀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내년 대한민국 영화 산업도 큰 희망은 없어 보여요. 왜냐고요? 한국인은 더 이상 극장에 갈 필요가 없으니까요. 할리우드가 ‘꿈의 공장’이자 세계 1등이 된 이유는? 미국인들이 1…
[1] 나쁜 놈은 태생부터 나쁜 놈일까요? 아니면 세상에 의해 나쁜 놈으로 만들어지는 걸까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영화가 최근 국내 극장에 정말 오랜만에 걸린 일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걸작 ‘복수는 나의 것’(1979년)이에요. 살다 살다 이런 미친놈은 처음 봐요. 연쇄살…
이번에 유독 늘어난 N수생 여러분, 특히 수고 많으셨어요. 저도 재수를 해봐서 N수생의 심정을 알아요. 똥을 싼 것도 아니고 안 싼 것도 아닌, 빼도 박도 못한 찜찜한 기분 속에서 살았으니까요. 성인이면서도 여전히(아니 영원히) 청소년인 것 같은, 돌아버릴 인지부조화 말이에요. 그래서…
[1] “의심이라는 건 어려운 게 아니야. 의심은 사랑에게 방 한 칸만 내주면 되는 거래.” 명대사죠? 작은 의심일지라도 일단 시작되면 결국 사랑을 집어삼키는 무시무시한 괴물로 증식해간단 의미죠. 어느 영화에 나오느냐고요? 제가 만든 대사예요. 천재적이죠? 사실 손예진 정우성 주연 ‘…
※ 영화 ‘믹의 지름길’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제목만 봐도 내용이나 결말을 딱 알 수 있는 영화가 있어요. 허진호 감독의 ‘외출’(2005년)이 그래요. 각자 배우자를 둔 배용준과 손예진이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는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외출’이겠어요? 잠깐 나갔…
사지선다형 문제 나가요. 다음 중 허진호 감독의 멜로 영화 ‘봄날은 간다’(2001년)에서 핵심적인 대사 딱 하나를 고른다면? ①라면 먹을래요? ②떠나가는 버스랑 여자는 붙잡는 게 아니란다 ③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④아저씨, 강릉! 정답은 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③이에요. 사랑의 영원…
흑인 남성 ‘카터’는 잘나가는 그래픽디자이너. 매력적인 흑인 여성과 원 나이트를 즐긴 그는 이튿날 그녀의 아파트를 룰루랄라 나서요. 배낭을 열고 담배를 꺼내어 무는 순간, ‘나이트메어’의 꿈속 살인마 프레디를 닮은 백인 경찰 ‘머크’가 다가와 시비를 털어요. “담배 냄새 같지 않은데?…
[1] 엄마 손 식당. 왠지 이런 이름이면 맛있고, 저렴하고, 영양가도 높고, 조미료도 적게 쓰고, 다른 손님이 남긴 반찬도 재활용 안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실제로 내 엄마는 요리를 더럽게 못했을지라도 왠지 남의 엄마는 정성스레 잘할 것만 같은 종교에 가까운 믿음, 바로 엄마라는…
[1] 대학교수의 부인이 옆집 ‘제비’ 청년과 바람난다는 (지금은 동네 개도 관심 없을 얘기지만) 당시로선 파격적 불륜을 담은 영화 ‘자유부인’(1956년)의 클라이맥스를 소개할게요. 춤꾼 춘호가 “춤을 가르쳐 주겠다”며 선영을 자취방으로 유인해요. LP 레코드의 끈적한 음악이 깔리는…
“제가 남자인데, 사랑도 없이 여자를 안는다는 게 죄스럽다고 느껴졌습니다.” 2021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각본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 ‘인트로덕션’의 한 장면이에요. 배우로 활동하던 젊은이가 연기를 그만두었어요. 여자친구가 있는 자신이 연기를 한답시고 외간 여자를 안고 키스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