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강 유학생 추방카드 꺼낸 트럼프, 숨은 의도는?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8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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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불신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논란이 더해져 고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전략 때문에 애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날벼락을 맞게 됐다.

◇ WHO 탈퇴 공식 통보 =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와 멀어지고 미국 내 확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이를 남 탓으로 돌리기 위해 온라인 수강 외국인 유학생 추방 및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카드를 꺼내게 됐다고 진단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해 중국 편을 들고 이번 감염병의 심각성을 은폐하고 있다며 자금 지원 중단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미 정부는 탈퇴 의사를 유엔에 공식 통보했고, 탈퇴 절차 완료에는 1년이 걸린다.

◇ “학교들, 가을에 문 열어야” = NYT는 올 가을 학기에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발급된 비자를 취소한다는 미 정부의 방침에 대해선 재정의 상당 부분을 유학생 학비에 의존하는 미국 대학에 개강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켄 쿠치넬리 국토안보부 부장관 대행은 이날 CNN에 출연해 “학교가 제대로 수업을 하지 않는다면 왜 학생이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솔직히 모르겠다”며 “새로운 비자 규정으로 인해 더 많은 대학들이 다시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유학생을 볼모로 대학에 문을 열기를 강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 회의에서 “우리는 학교들이 문을 열길 바란다. 우리는 사람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거나 정치적인 이유로 그것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학교를 폐쇄했다”고 말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학 문제를 정치적 의도와 결부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그가 바이든 후보는 “정치적 이유들” 때문에 가을에 학교가 문을 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트윗을 올린 바 있다고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전날(6일), 비이민 학생비자인 F-1(학업)과 M-1(직업 관련 연구 및 실습) 비자 소지자들은 소속 학교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할 경우, 미국에 체류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ICE의 규정에 따르면 이들 학생은 출국하거나 100% 대면수업 실시 또는 대면 및 온라인 수업 병행 과정 실시 학교로 편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엔 추방 절차를 밟게 될 수 있다.

◇ 트럼프 전략, 코로나 대응 불신 없애기 = 트럼프 행정부의 일련의 조치는 오는 11월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전염병 대응이 대선의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자리잡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는 감염병 대응을 놓고 사고방식의 틀을 바꾸는 “리프레이밍(reframing)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에게 Δ코로나19와 함께 살 수 있다는 점과 Δ학교는 다시 문을 열어야 하고, 스포츠는 돌아와야 하며 백신은 연말쯤이며 도착할 것이며, Δ경제는 계속 좋아질 것이란 점을 납득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WP는 “캠프 관계자들과 참모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가장 큰 정치적 도전 과제 중 하나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조 바이든 후보에 비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미국 내 한국 유학생, 5만2200여명 = 한편 미국국제학생통계(IIE)에 따르면 2018~2019년 미국에 체류중인 유학생들은 100만명이 넘는다. 이는 미국 내 전체 고등교육 인구의 약 5.5%를 차지한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약 37만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순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18년 해외 유학생은 450억달러(53조원)를 미국 경제에 기여했다.

한국 유학생의 경우, 5만 2250명으로 전체 유학생 가운데 4.8%를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학부 과정생은 2만5161명, 대학원생은 1만5518명, 비학위 과정생은 3497명이다.

이와 관련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업무와 관련해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한해 창구가 열려 있다”면서 “한미 간 협의를 해서 우리 국민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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