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美는 6자회담 선호하지 않아”…‘톱다운’ 유지 방침 재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9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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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8일(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에서 크렘린궁이 6자회담을 언급한 것에 대해 “우리(미국)가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고 밝혔다. 러시아나 중국이 거론하는 다자회담이 아닌 북-미간 톱다운 방식의 1대1 협상방식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자회담으로 돌아가자는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으냐”는 질문에 “6자회담을 통한 접근은 과거에 실패했다”며 이렇게 답했다. “김정은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미국과 1대1 접촉을 원했고 그렇게 해왔다”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다만 “이것이 다른 국가들과 상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아주 긴밀하게 상의를 했다. 우리는 러시아, 중국, 그리고 당연히 한국과 상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던 것도 상기시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은과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생각이 꽤 강하다”며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것도 거듭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대북 대응에 협조적 태도를 취해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푸틴은 늘 러시아의 이익을 생각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대북제재 이행을 최근 몇 달간 꽤 잘 해왔지만,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보다는 한국과 러시아의 철도연결 가능성을 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이익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것을 추구하는 푸틴 대통령이 교역 규모가 작은 북한보다는 한국과의 협력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과정에서 북측에 돈이 지급됐느냐는 질문에는 “그 어떤 돈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다만 “북한이 돈을 요구했고 웜비어를 데리러 간 미국 당국자가 합의서에 서명했느냐”는 진행자의 잇단 질문에는 “그런 것 같다. 그렇게 들었다”고 답변했다.

이날 인터뷰는 볼턴 보좌관 등 미국의 강경파를 비난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의 폭스뉴스 인터뷰에 이어 방송됐다. 볼턴 보좌관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자신을 향한 비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며칠 전에 북한도 나를 ‘멍청해 보인다’고 했고 쿠바도 나를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한다”며 “꽤 좋은 한 주를 보내고 있다”고 받아쳤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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