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中 경기억제 나선다…인플레 위험수준

  • 입력 2003년 12월 28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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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국이 경기 억제책을 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년 동안 숨가쁜 경제성장세를 보였던 중국이 일부 산업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어떤 산업에 대해 성장을 억제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사업승인을 지연하는 방식을 통해 건설, 부동산, 공장 설비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도록 지시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를 비롯한 지도자들은 일부 분야에서는 새로운 업체의 시장진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중국은 그동안 연평균 8%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해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수년 동안 제품가격 하락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려 수요진작 정책을 펴온 덕분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제 부동산, 설비 등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계속된다면 물가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철강 등 일부 산업에 맹목적으로 투자함에 따라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해왔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의 대도시들은 전력부족으로 공장설비가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리만브러더스의 로버트 수버라만 연구원은 “통화공급이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국이 과잉투자와 인플레이션의 위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시에 박사는 “중국이 자원 부족과 구조적인 산업불균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경제성장을 지속가능한 속도로 둔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는 대신 지방 소도시의 산업간접자본, 공중보건시설, 환경 및 수자원 보호를 위해 재정을 우선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또 은행들에는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을 높이도록 하는 한편, 고급아파트 등을 짓는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대출을 삼가라고 지시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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