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등 각국의 언론들은 黃長燁(황장엽) 비서의 망명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그의 망명의미와 그 이유, 향후 한반도정세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미국의 CNN방송은 황의 망명요청 당일인 12일 이 사실을 매시간 방영하고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들도 황의 망명기사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그의 망명의미와 향후 한반도정세에 미칠 영향을 보도했다.
CNN은 북경발과 서울발 보도를 통해 황의 망명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될 우려가 있으며 중국정부가 그를 남쪽으로 인도하느냐, 북쪽으로 송환하느냐를 두고 남북간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경〓윤상참특파원]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황의 망명 요청사건을 1면 머릿기사로 다루면서 그의 망명원인과 그 의미를 집중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사건이 곧바로 체제붕괴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북한내 동요가 예상되며 일본정부가 향후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의 망명이 북한내부 권력투쟁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金正日(김정일)의 정식 권력승계는 물론 개방개혁 노선의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특히 김정일에게는 「군에는 吳振宇(오진우·사망), 사상에는 황장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나 황의 망명으로 이제 두 사람을 모두게 됐다며 그의 망명이 김정일에게 가져다주는 충격을 보도했다.
[홍콩〓정동우특파원]
○…황의 망명요청과 관련, 홍콩 언론들은 12일 저녁부터 양대 TV방송인 ATV와 TVB가 톱뉴스로 보도한 데 이어 13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가 이를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하는 등 대다수의 신문들이 주요기사로 다루고 있다.
포스트지는 1면기사에 이어 외신면에 해설기사와 황의 프로필까지 싣고 그의 망명동기를 △한때 국가서열 13위에서 金日成(김일성) 사후 점차 서열이 떨어져 현재 24위에 머무는 등 자신이 권력핵심에서 밀려나는 데 대한 불만 △주체사상이 가져온 북한의 낙후된 현실에 대한 회의 등으로 꼽았다.
○…다른 국가들의 언론보도와는 달리 황의 망명신청 현지인 중국의 북경방송과 중앙TV 등 언론들은 13일 오전 8시까지 일체의 언급이 없어 한국과 북한 틈새에서 운신하기가 곤혹스런 중국의 입장을 반영했다고 일본의 공산권 방송 전문청취기관인 라디오 프레스가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