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고물원자로 한국판매 추진』…美紙

  • 입력 1997년 2월 11일 20시 17분


[워싱턴〓이재호 특파원] 북한이 대만의 핵폐기물 반입지로 각광을 받더니 이번에는 한국이 선진국의 낡아빠진 원자로 구입 대상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10일 캐나다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에 결함투성이의 낡은 캐나다산 중수형 원자로 캔두(CANDO)를 팔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모니터지는 지난달 한국 태국 필리핀을 방문한 장 크레티앵 캐나다총리가 이들 국가의 관리들에게 CANDO를 구입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캐나다정부는 가격이 비싸고 성능과 안전성에도 문제가 많은 CANDO의 국내 판로가 막히자 이제 아시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CANDO는 캐나다에서조차 1982년 이래 단 한 기(基)도 제작된 적이 없는 원자로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크레티앵총리는 한국 태국 필리핀 관리들에게 CANDO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성능이 좋은 원자로로 선전하고 이의 구입을 강권했다고 지적했다. 모니터지는 방사능 누출사고로 한 때 폐쇄됐던 캐나다 브룬스윅 포인트 레프로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가 바로 CANDO라고 지적하고 이 원자로는 지난 2년 동안 수백만달러가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누출사고를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냉각수튜브의 부식과 같은 새로운 문제점을 노출시켰다고 보도했다. CANDO의 판매가 어려워지자 캐나다정부는 상상하기 어려운 좋은 조건으로 구입자금을 빌려주는 방법까지 쓰고 있다. 캐나다정부는 지난해 중국에 2기의 CANDO를 팔았을 때 판매가격 30억달러의 3분의 1이 넘는 11억달러를 차관으로 제공했다. 이 액수는 외국정부에 제공한 사상최고액의 차관이었다. 모니터지는 캐나다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으로 중국에 CANDO를 판 것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국가들을 겨냥한 일종의 유인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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