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으로 간 미확인 드론… 재발 막되 北 의도에 말리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11일 23시 30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게재하며 “지난해 9월 27일 11시 15분경 한국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일대에서 이륙한 적무인기는 우리측 지역 황해북도 평산군일대 상공에까지 침입하였다가 개성시 상공을 거쳐 귀환하던 중 아군 제2군단 특수군사기술수단의 전자공격에 의하여 14시 25분경 개성시 장풍군 사시리 지역의 논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게재하며 “지난해 9월 27일 11시 15분경 한국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일대에서 이륙한 적무인기는 우리측 지역 황해북도 평산군일대 상공에까지 침입하였다가 개성시 상공을 거쳐 귀환하던 중 아군 제2군단 특수군사기술수단의 전자공격에 의하여 14시 25분경 개성시 장풍군 사시리 지역의 논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명백한 것은 한국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였다는 사실 그 자체”라며 “설사 민간단체나 개인의 소행이라 해도 (한국) 당국이 중대 주권침해 도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국방부가 전날 북한군의 ‘한국 무인기(드론) 침입’ 주장에 대해 “우리 군은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며 민간이 드론을 운영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그 발표에 유의한다”며 내놓은 반응이다.

늘 그렇듯 김여정 담화는 막말과 조롱이 가득했고, 특히 이번엔 득의만만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전날 ‘한국 무인기의 주권 침해 도발’ 주장을 내놓자 우리 국방부가 곧바로 부인하고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연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군경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신속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우리 국방부가 ‘북한을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김여정은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고 비아냥거렸다.

정부의 대응은 재작년 10월 북한이 ‘한국 무인기의 평양 상공 침범’을 주장했을 때와는 180도 달랐다. 물론 대북 전단 살포와 대남 쓰레기 풍선으로 날카롭게 대치하던 15개월 전처럼 우리 정부가 “북한 정권의 종말” 운운하며 강경 대응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군의 작전이었음이 드러난 평양 무인기 작전은 일반이적 혐의로 사법부 판단에 넘겨져 있다. 자칫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기를 부르지 않도록 이번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의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나아가 우리 측 민간의 행동이었던 걸로 확인된다면 불필요한 남북 긴장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논의도 필요하다.

다만 북한은 이번 미확인 드론이 민간용일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었던 듯하다. 과거 ‘주범은 대한민국 군부’라고 단정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한국것들의 도발’이라고만 했다. 조만간 개최될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공고화하기 위한 대내 선전용 공세일 것이다. 그런 북한 주장에 화들짝 놀란 듯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부의 모습은 당장 야당으로부터 “북한엔 자동 저자세냐”는 비판을 샀다. 남북관계에서 바늘구멍이라도 뚫자는 정부의 안간힘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낮은 자세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는커녕 그 페이스에 끌려가는 것임을 과거의 숱한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


#북한#김여정#무인기#영공침범#국방부#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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