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1년 전보다 3.8% 증가한 7097억 달러(1025조2600억원)를 달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6.01.01. 부산=뉴시스
작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감소하면서 3만6000달러대를 간신히 유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외환위기 이후 최고점을 찍은 고환율과 저성장이 겹치면서 받아들게 된 씁쓸한 경제 성적표다.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달러 환산 GDP는 1조8662억 달러, 1인당 GDP는 3만6107달러로 각각 전년보다 0.5%, 0.3% 줄었다. 둘 다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1%에 그친 경제성장률과 전년보다 58원 상승한 연평균 1422원의 원-달러 고환율 영향이 컸다. 이에 비해 경제가 7.37% 성장하고, 화폐가치도 안정됐던 대만의 작년 1인당 GDP는 3만8748달러로 높아졌다. 2003년 한국이 대만을 처음 추월한 후 22년 만에 다시 순위가 역전됐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벽도 대만이 먼저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4년 3만 달러를 넘어선 뒤 12년째 3만 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보유하고도 잠재성장률에 현저히 못 미치는 저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자동차 등 선두권의 대표 기업과 나머지 대다수 기업들의 성장세와 실적이 점점 더 벌어지는 ‘K자형 양극화 성장’이 심화된 탓이다. 경제 규모가 한국의 16배나 되는데도, 혁신·벤처기업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미국보다 성장률이 낮은 상태도 올해까지 4년 연속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최근 잠재성장률 반등 의지를 담아 올해 성장률 전망을 1.8%에서 2.0%로 높여 잡았다. 이를 위해 8.1% 증가한 727조9000억 원의 슈퍼예산과 수십조 원의 정책금융·민간자금을 풀겠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기업을 키워내지 못하는 허약한 경제 체질은 놔두고 돈만 퍼부어선 성장률이 높아지지 않는다. 경쟁력을 잃은 산업을 구조조정해 돈과 인재가 생산적 분야로 흘러가게 유도하고, 규제를 풀어 성장의 숨통을 틔워주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지 않고서는 1인당 GDP 3만 달러대 함정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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