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쏟아지는 이혜훈 의혹… 의원 윤리 강화 서둘러야 할 이유

  • 동아일보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12 뉴스1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12 뉴스1
국민의힘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두 아들의 사회복무요원(과거 공익근무요원) 복무와 관련한 특혜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복무 시점에 맞춰 집과 가까운 서울 강남 지역에 해당 복무지가 신설됐고, 이들이 ‘직주근접 요원 생활’의 편의를 누렸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자 측은 “세 아들 모두가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으며 불법·부당한 사항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관련 의혹은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19일 열릴 하루 청문회로 다 다룰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앞서 음성이 공개된 보좌진에 대한 ‘갑질’과 폭언 의혹에 이어 서울 서초구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는 과정에서 ‘가점 뻥튀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 배우자는 인천국제공항 주변 땅 매입으로 6년 만에 약 3배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이러니 한국갤럽이 6∼8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적합하다”는 응답이 16%에 그친 거 아닌가.

이재명 정부가 신설한 기획예산처는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올해 728조 원으로 불어난 예산과 기금 등을 편성 운용 관리하는 핵심 중앙부처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사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나라곳간을 관리할 중요한 직무를 공정하고 청렴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실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사전에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는데도 지명을 강행했는지도 의문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정계 은퇴를 촉구하며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이 후보자가 2020년 총선 낙선으로 4선에 실패하기 전까지 3선 의원을 할 수 있게 공천해준 건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다. 제기된 의혹의 상당수가 당시 일어난 일이다. 의혹을 제기할수록 ‘누워서 침 뱉는 격’이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정치인이 장관에 지명되면 물밑에 가라앉아 있던 의원 재직 중 의혹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일이 되풀이된다. 의원 재직 중 당과 국회 차원의 공직윤리 감시 체계가 느슨하다는 뜻이다. 이번 일을 의원 재산, 자녀 병역 등에 대해서는 실시간 수시 보고를 의무화해 공직자 윤리 감시시스템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휴먼 에러’나 ‘개인 일탈’로 덮거나 이 후보자 사퇴 여부 논란으로 끌날 일이 아니다.


#국민의힘#이혜훈#기획예산처#사회복무요원#특혜 의혹#공직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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