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만 해봐” 어벤져스, 스포일러와의 전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30일 06시 57분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스포일러와 ‘전쟁’ 중이다. 팬들은 직접 ‘노 스포일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스포일러와 ‘전쟁’ 중이다. 팬들은 직접 ‘노 스포일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개봉 첫 주말 630만 관객 동원한 ‘어벤져스4’, 예비관객들은 눈 감고, 귀 막고…

4편에 중요한 반전·결말 관객도 예민
감독·마블팬 노 스포일러 캠페인 불구
국내외서 스포일러 폭행 소동 잇따라


#1. ‘집앞 카페가 쉬는 이유’

“매장에서 스포가 많아져 빠르게 보러 갑니다.” 최근 한 카페에 내걸린 안내문(위 제목)을 찍은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은 손님들이 한 영화를 보고 온 뒤 줄거리는 물론 구체적인 결말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자신도 관람을 위해 하루 문을 닫는다고 알렸다.

#2. 경기도 한 초등학교

이 영화의 결말을 털어놓은 학생이 반 친구들로부터 집단 공격을 받고야 말았다. 아이들 사이에 벌어진 작은 싸움은 결국 큰 양상으로 흘렀다. 결국 학교와 학부모까지 나서고서야 ‘사태’는 진정됐다.

모두 ‘어벤져스:엔드게임’(어벤져스4)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이다. 24일 개봉해 첫 주말 동안 630만 명을 동원하는 등 폭발적인 흥행세를 과시하는 사이 한편에선 스포일러(spoiler·영화 등 줄거리를 예비 관객에 미리 밝히는 행위)와의 전쟁이 격렬하다. 연일 100만 이상 관객을 모으는 영화는 개봉 2주째에도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이에 관한 ‘경계령’을 풀지 못하고 있다. 아직 보지 않은 관객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포일러는 범죄입니다.”

‘어벤져스4’를 둘러싸고 온라인 게시판이나 SNS에서 자주 목격되는 ‘스포일러 경계령’이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스포일러 피해를 호소하는 의견이 많다. 포털사이트에서 ‘스포일러’를 검색하면 ‘고소’ ‘신고’ 등 단어가 연관검색으로 연동될 정도다.

이에 규모가 큰 영화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사이트는 빠짐없이 주요 공지를 통해 ‘어벤져스4’의 스포일러를 금한다고 못박고 있다. 스포일러를 할 경우 엄중하게 대하겠다는 경고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영화 결말에 드러나는 핵심 내용을 댓글이나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폭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개봉 초반 시작된 ‘N차’ 관람(반복관람) 속에 이미 영화를 본 관객이 다시 상영관을 찾아 ‘실시간 스포일러’를 가한다는 증언은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일본과 홍콩 등에서는 상영 도중 스포일러를 소리친 남성이 관객으로부터 맞았다는 목격담과 실제 모습 등이 SN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스포일러를 둘러싸고 극도로 예민한 반응이 나오지만 이는 ‘어벤져스4’가 형성한 뜨거운 화제성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연출자 존·안소니 루소 형제 감독은 영화 개봉 전인 17일 트위터에 “타노스는 여전히 당신의 침묵을 요구합니다”는 내용을 담은 스포일러 금지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충성도 높은 마블 팬덤이 자발적으로 ‘노 스포일러 캠페인’을 시작했고, 이는 국내에서도 개봉과 동시에 활발히 공유돼 왔다.

물론 감독들은 지난해 4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개봉 당시에도 같은 캠페인을 벌였지만 이번 4편이 더욱 중요한 반전의 결말을 갖고 있어 관객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동시에 성숙한 영화 관람문화를 촉구하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어벤져스4’는 여전히 ‘경이로운’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명량’의 최단기 1000만(12일) 돌파 기록을 앞당겨 신기록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도 ‘어벤져스 신드롬’이 한창이다. 28일 기준 박스오피스모조 기준 ‘어벤져스4’는 개봉 첫 주 전 세계에서 12억 달러(1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역대 전 세계 최고 오프닝 성적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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