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이 여천NCC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원가 보존 비중을 높이고 생산량을 추가로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용 안정과 추가적인 재무 지원도 함께 약속하며 정부가 추진 중인 석유화학 구조조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공동 주주인 한화솔루션은 이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로 논의 중인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15일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원료 공급계약 가격 인상과 생산량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여천NCC와 2027년까지 신규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한 직후 나온 입장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DL케미칼은 최근 진행된 외부 원료 가격 컨설팅 결과에 대해 “현실을 정면으로 직시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채권단과 정부의 눈높이에 부합하려면 보다 강한 안전장치와 공동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체결된 신규 공급계약 가격만으로는 여천NCC의 경영 정상화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아울러 DL케미칼은 에틸렌 생산량 감축을 위해 연간 47만t 규모의 3공장이 아닌 90만t 규모의 1공장이나 91만5000t 규모의 2공장을 가동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군은 단계적으로 단종하고, 일부 설비 라인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재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 인력에 대해서는 내부 재배치를 우선 검토하고, 추가 인력이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시황 악화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 추가 금융 지원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주주로서 책임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DL케미칼이 그동안 구조조정에 소극적이라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한층 강화된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여천NCC 자금 지원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부도설까지 제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입장문이 한화솔루션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여천NCC로부터 공급받는 에틸렌 등 원재료 물량이 DL케미칼보다 약 2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 공급 가격이 인상될 경우 한화솔루션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생산량 감축이 추가로 이뤄질 경우 외부 공급선을 확보해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화솔루션은 DL케미칼의 이 같은 입장문에 대해 “현재 논의하고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일뿐 아직 합의 단계는 아니”라며 “양사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서 최대한 빠르게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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