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반도체’로 불리는 한국 김이 2023년 단일 품목 최초로 수출 1조 원을 달성한 이후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9월까지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10억 달러(약 1조437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K-푸드 열풍과 함께 김밥, 김부각 등 다양한 형태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 김. 이 눈부신 성과의 중심에는 내년에 창립 40주년을 맞는 ㈔한국수산무역협회가 있다.
1986년 한국수산물수출조합으로 출발해 2011년 현재의 명칭으로 재출범한 협회는 수산식품 해외시장 개척, 김 수출·마케팅, FTA 저율관세할당 물량 수입권공매 등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입 전반을 지원하는 단체다. 333개 회원사와 함께 수산물 수출입 업체는 물론 어민 소득 증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정부로부터 ‘수산식품 수출 지원기관’과 ‘한국산 김 일본 수출 주관기관’으로 공식 지정받은 데 이어 2024년에는 ‘김산업 전문기관’으로도 지정받아 활동 영역을 한층 넓혀 가고 있다.
2010년부터 협회를 이끌며 올해 6번째 연임에 성공한 배기일 회장(세화씨푸드㈜ 대표이사)은 “김 생산 어민, 수산식품 가공업자, 정부 등 모든 이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라며 한국 김 성공의 비결을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배 회장의 가장 큰 공로는 한국 수산식품 가공시설 현대화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한 가공설비 사업을 통해 312개사에 87억9700만 원을 지원해 이물질 선별기와 금속탐지기 등 최신 가공설비 718대를 보급했다.
올해 협회의 대표적 성과는 한국산 김과 건다시마 수출 지원이다. 지난 5월에는 한국산 김 입찰·상담회를 개최하며 2072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계약을 달성했으며 10월에는 한국산 건다시마 상담회를 개최해 3억 원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배 회장은 다시마 상담회와 관련해 “일본 다시마 관련 단체와의 끈질긴 협상 끝에 2020년 이후 5년 만에 현지 대면 상담회를 성사시켰다”며 “향후 점차적으로 수출 규모를 키워 협회가 우리 다시마 수출을 활성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편 오는 11월 5일부터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2025 부산국제수산EXPO’가 열릴 예정이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수산무역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EXPO는 30개국 460개사가 참가해 1200개 부스 규모로 펼쳐진다. 배 회장은 “특히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맞물려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가 기대된다”며 “해수부 이전은 EXPO의 기폭제가 돼 수산업계의 새로운 기회와 비전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최근 중국산 저가 모방품이 확산되며 한국 김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위협하고 있다. 배 회장은 “저품질 모방품이 우리가 쌓아온 신뢰를 훼손할까 우려된다”며 “정부가 김의 우리식 표현인 ‘GIM’을 적극 사용하도록 지원해 K-GIM을 국가 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회장은 “내년 창립 40주년을 맞는 한국수산무역협회는 앞으로도 해외 수출 마케팅을 선도하고 김뿐만 아니라 전복, 굴 등 다양한 수산식품의 세계화에도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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