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히어로컨텐츠팀은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 기획 보도에서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 시공 사례와 국토교통부 조사보고서의 문제점 등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지난달 말 동아일보 히어로스쿼드팀이 보도한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를 읽고 누리꾼들은 ‘신축 아파트에서 불안해 어떻게 사나’, ‘감리제도부터 아파트 건설 과정의 모든 걸 개혁해야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건설업계 종사자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안정성에 대해서 우려하며 후속 대책을 요구했다.
2023년 4월 29일 무너진 인천 서구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공사 현장. ‘전단보강근’이라 불리는 철근 누락이 붕괴의 원인이었다. 인천=뉴스1건설 현직자들의 공감도 이어졌다. ‘내가 보고 느낀 현장 그 자체다’, ‘있는 그대로를 묘사했다’는 반응이었다. 현장 건설근로자부터 감리, 구조 엔지니어까지 다양한 관계자들이 본보 보도에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현장 25년 경력자로서 도면대로 한다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관리자의 철저한 체크가 답”이라고 했다. 자신을 구조 엔지니어라고 밝힌 다른 누리꾼은 “철근이 설계된 개수보다 적어지면 결국 5~10년 뒤 콘크리트에 눈에 띄게 균열이 많이 생긴다”며 “비가 오거나 했을 때 균열 사이로 빗물이 들어가 철근도 부식되고, 건물에 고스란히 데미지를 주게 되는데 결국 5년 뒤 주민들에게 비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어로팀이 만난 30년 경력의 감리 유모 씨는 “문제를 발견해 공사 중단을 요구하면 시공사로부터 손해배상 등 민사 소송이 들어온다”며 건설 현장의 실태를 밝혔다. 다양한 관계자들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공감을 나타냈다. 자신을 감리의 아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정말 꼼꼼하게 취재하셨네요. 제가 감리 남편을 두었는데 가끔 듣던 현장 모습 그대롭니다. 감리만 제대로 되어도 부실 공사에 브레이크 걸 수 있는데 실제 현장선 권한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본보가 지적한 발주처와 시공사 눈치를 보느라 감리를 제대로 볼 수 없는 감리업계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는 취지였다.
‘무너지지는 않지 않았느냐’는 지자체의 무책함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도 1년 반 전 준공아파트의 입주자협의회장을 했었는데 당시 통신이 연결이 하나도 안 돼있는데 통신감리보고서에 문제없다고 나와있었다”며 “지자체 공무원들 직접 데리고 현장가서 확인 시켜줬는데 돌아온 답변은 감리보고서가 맞다고하면 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다는 것 뿐이었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특히 아파트 철근 누락 실태가 드러난 부분에 대해 누리꾼들은 ‘온 가족이 매일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철근을 빼먹을 발상을 하다니’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불안해서 신축 아파트에는 못 살겠다’, ‘후속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며 불안과 대책 강구를 강조하는 반응도 많았다. 히어로 팀이 7개월 간 직접 아파트 기둥 주철근을 탐사하고, 182명의 건설 관계자를 심층 인터뷰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최근 봤던 언론 기사 중 가장 기사다운 기사’, ‘수개월에 걸쳐 직접 현장 속으로 들어가 쓰신 기사 너무 좋았다’, ‘들인 노력이 보이는 꼼꼼한 취재’라며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히어로콘텐츠팀이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2023년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288곳 전수조사 보고서. 1102쪽 분량이다.한편 국토부는 본보 보도 이후인 지난달 25일 숙련 외국인력(E7-3비자) 도입 추진 및 불법 하도급 과징금을 현행 하도급액의 30%에서 40%로, 처벌 수준 역시 징역 3년에서 5년 이하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7일에는 본보의 감리제도 지적 기사에 대해 ‘국가인증 감리제’ 도입 추진 및 매년 400명 규모의 우수 건설사업 관리자를 선발하겠다고 추가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또 6일 국회에서는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주최로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와 2025 건설안전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의원들, 건설업 전문가들이 모여 건설 현장 실태를 분석하고 숙련공 인력 양성 체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방수 기능공 김용학 씨는 “24일 국토부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으니 국회에 와서 의견을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건설 현장 숙련공 확충의 필요성들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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