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담당 DS 주축인 초기업노조
과반 유지하려 비메모리 적자부서도 챙겨
모바일·가전 “우리 수익으로 반도체 일궈”
반도체 성과 나눔서 소외되자 불만 폭발
최승호 위원장 “마무리후 노조 분리 고민”
뉴시스
성과급 분배 방식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조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사측과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이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를 고민해보자”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협상 이후 반도체(DS) 부문 노조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노조가 분리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11, 12일 진행된 첫 사후조정에 이어 가까스로 성사된 18일 사후교섭에서도 삼성전자 노사는 ‘부문-사업부’ 분배 구조를 두고 이견을 크게 좁히지 못 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편성하고 부문에 70%, 사업부에 30%를 할당해 배분하자고 주장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부가 벌어들인 이익을 시스템LSI(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함께 나누는 구조다. 이 같은 방식으로 성과급을 나누면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소속 직원들도 최소 3억 원 이상의 성과급을 챙겨갈 수 있다. 반면 사측은 ‘성과에 따른 분배’라는 성과급의 대원칙에 어긋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분배 구조에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이 동의하는 이유는 노조의 협상력 유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노조 구성원의 80%가 DS 부문 소속인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초이자 유일한 과반노조다. 초기업노조가 7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엔 시스템LSI, 파운드리 소속 직원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노조가 회사와의 협상에서 ‘성과에 따른 분배’ 원칙을 수용하면, 가져갈 몫이 없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직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노조가 21일 예고한 총파업 참석자를 확보하는데도 비메모리 부서 직원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 시한을 이틀 앞둔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최종 회의에 참석하며 ‘노사공영’이라고 적힌 액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5.19 ⓒ 뉴스1노조의 ‘비메모리 챙기기’는 또 다른 내부 분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수 년간 흑자를 내온 모바일 사업부와 지금의 삼성전자가 있게 한 TV·가전 사업부 등 DX 부문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노조 주장대로 부문 70%, 사업부 30%의 분배 방식을 택할 경우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은 모바일 사업부 직원들의 수 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챙겨갈 수 있게 된다.
그간 삼성전자는 ‘종합 전자 회사’로서 DS 부문이 만든 반도체를 DX 부문의 완제품에 활용하는 등 시너지를 내며 원가를 혁신해 왔다. 업황의 굴곡이 있는 반도체가 부침을 겪을 때, 세계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유지해 온 모바일, 가전 사업이 성과를 내며 뒷받침했다. 이렇게 버텨내며 얻은 수익이 반도체 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재투자되는 등 순환을 통해 양대 부문이 함께 성장해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분배 원칙에 따라 ‘원(ONE) 삼성’의 가치가 분열되고 있다. 전날 DX 부문 조합원들이 모여 DS 부문 위주인 초기업노조의 임금교섭을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제출했다. 성과급 분배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번진 것이다. DX 조합원들의 가처분 신청을 대리하는 이돈호 변호사는 “현재 삼성전자 노사협의를 주도하는 노조는 일부 직원들만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며 “조합이 DS 부문과 DX 부문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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