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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가져올 고용 충격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향후 10년간 국내 주요 직업 10개 중 6개에서는 일자리 규모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AI가 모든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의료, 돌봄, 데이터, 콘텐츠 등의 수요를 늘리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분석됐다.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2025~2035 정성적 일자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 은행원 등 182개 주요 직업 중 114개(62.6%)는 2035년까지 일자리 규모가 ‘현재 상태 유지’로 전망됐다.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직업은 없었고 ‘다소 감소’는 12개(6.6%)에 그쳤다. 반면 ‘증가’는 9개(4.9%), ‘다소 증가’는 47개(25.8%)로 집계됐다. 일자리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는 보건, 의료, 돌봄이다. 고령화로 의료, 돌봄 등의 수요가 크게 늘었고 치료 중심이던 보건 수요가 예방, 재활, 정신건강 등으로 넓어지면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터 분석 사무직, 디지털금융·자산관리 사무직, 경영기획·마케팅 기획 사무직 등도 디지털 전환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날 직업군으로 꼽혔다.문화와 콘텐츠 분야도 일자리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됐다. K컬처의 글로벌 진출과 콘텐츠 소비 다변화로 만화가, 웹툰 작가, 영화·음반 기획자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관광 활성화에 따라 여행상품 개발자, 숙박시설 서비스 종사원 등도 늘어날 가능성이 큰 직업으로 분류됐다.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은 ‘반복’과 ‘단순’ 업무가 공통된 특징이었다. AI 등이 반복, 규칙 업무를 대체하면서 출납 창구 사무원, 은행 사무원 등 일부 사무직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보고서는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아동, 청소년 관련 직무 수요가 감소하고 비대면, 셀프 서비스 등의 확산으로 현장 접객 인력도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5월 중순부터 전국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여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더위에 취약한 고령자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 온열질환 감시 첫날부터 사망자 발생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감시 체계가 시작된 15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8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다음 날 숨졌다. 이는 온열질환 감시 체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이른 사망 사례다. 기존엔 2023년 5월 21일이 가장 일렀고, 지난해엔 6월 18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가 쓰러진 15일은 서울 낮 최고기온이 31.3도까지 올라 평년보다 무더웠다. 이날 7명에 이어 다음 날에도 19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난다.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을 포함한다. 특히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오르고 중추신경계 이상을 일으켜 즉시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한 고령층은 온열질환에 더 취약하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4460명 중 60대 이상이 30%, 50대가 19.4%였다. 사망자 29명 중 20명(69%)이 65세 이상이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온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가 마비돼 땀 배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40도 이상 고열에 의해 뇌 손상뿐 아니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낮 외출 및 야외 작업 피해야”18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지역이 많아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춘천 32도, 대구 34도, 광주 32도 등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6월 중순까지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을 80∼90%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폭염 시 한낮 외출이나 야외 작업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외 활동 시엔 물을 충분히 마시고, 밝고 시원한 복장으로 체온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 특히 탈수로 인한 심한 갈증, 구토,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면 시원한 장소로 즉시 대피해야 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기온이 높은 날에는 무리한 야외 활동을 피하고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 폭염에 취약한 계층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경 경기 연천군 아미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16세 남학생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상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삼성전자 노사 교섭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긴급조정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은 삼성전자 총파업 시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반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도 김 총리가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데 대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재확인했다.● ‘성과급 제도화’ 두고 평행선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 조정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앞서 11∼13일 열린 1차 사후 조정이 마라톤협상 끝에 결렬된 지 닷새 만에 노사가 다시 대화에 나서는 것. 노사도 사실상 총파업 전 마지막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핵심 요구를 점검 중이다. 이번 조정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한다.‘성과급 제도화’는 두 번째 사후 조정 회의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성과급 규모에 대해선 양측의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이 있지만, 제도화는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제도화란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 일정 몫을 매년 성과급으로 책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총리는 주말인 17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청와대가 15일 “아직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노조의 파업은 즉시 중단되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 및 중재 절차를 진행한다. 긴급조정권은 1963년 도입 이후 4차례 발동됐다. 다만 아직까지 파업 이전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적은 없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거론한 17일에도 삼성전자 노사의 ‘샅바 싸움’이 이어졌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사 측과 미팅을 진행했고 (사 측이 1차) 사후 조정안보다 후퇴된 안을 납득할 수 있냐고 했다”며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 이후 회사 태도가 변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金 “반도체 공장 하루 정지돼도 최대 1조 원 손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 총파업 시 천문학적 경제적 피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이날 “단 하루만 공장이 정지되어도 최대 1조 원의 직접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파업으로 웨이퍼 폐기가 발생하는 경우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총리는 삼성전자에 대해 “(1분기 기준) 대한민국 수출 22.8%”, “전체 시가총액 26%” 등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국가 경제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번 잃어버린 시장과 경쟁력은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가 다른 기업, 산업계로 확산할 경우 국내 산업 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파업을 우려하는 전문가 단체의 성명도 나왔다. 반도체공학회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삼성전자 총파업은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노사 양측에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시 노동계의 반발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긴급조정권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대기업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선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권‘을 포함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 항공사 파업으로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뒤 21년만에 다시 현실화할지 주목된다.긴급조정은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4차례 발동됐으며 가장 마지막 사례는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이다. 긴급조정은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행위가 공익사업과 관련이 있거나 규모가 크고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쳐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할 수 있다. 발동하면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고 근로자들은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이후 30일 동안 파업 등 쟁의행위가 금지된다.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민간기업 사건은 노조, 회사, 공익위원이 각각 1명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가 조정을 맡는다. 조정이 성립되면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중재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긴급조정 첫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노조 파업이다. 대한조선공사 노조는 1969년 7월 2일 파업했고 정부는 78일 뒤인 9월 18일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이후 중노위 조정은 실패했고 중재 절차로 넘겨졌으며 같은 해 10월 11일 쟁의가 중단됐다. 정부는 1993년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과 2005년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노조 파업에도 긴급조정을 발동한 바 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영업이익의 15%를 매년 성과급으로 달라.”(노조) vs “미래까지 약속할 순 없다.”(사측) 삼성전자 노사는 결국 성과급 규모를 영업이익의 일정 몫으로 ‘제도화’할지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 측 조정안도 이익이 많이 날 때에만 특별보상을 경쟁사만큼 해주자는 취지였다. 이에 노조는 “사측 협상안보다 오히려 퇴보했다”고 주장해 결렬을 선언한 것이다. 사측은 인공지능(AI)발 시장 격변기에 영구적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몫을 고정비로 묶어둘 순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연간 영업이익의 2배 가까운 돈을 올해 투자비로 쓰며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막판까지 맞선 ‘영업이익 15%’ 제도화13일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은 회사에서 만든 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사측의 성과급 상한제(연봉의 50%)가 그대로 있고, 이름만 바뀐 일회성 포상 제도도 있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못 벌면 성과급을 제대로 못 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중노위가 삼성전자 노사 주장을 참고해 만든 조정안은 기존 성과급 제도를 유지한 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매출 및 영업이익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것이 핵심이다. 그 대신 전체 성과급의 70%는 직원 수대로 나누고, 30%는 실적 기여대로 지급하는 노조안을 반영했다. 또 2026년 이후에도 비슷한 경영 성과를 내면 이 기준을 적용하도록 해 ‘일회성 포상’이란 노조의 불안을 잠재우려 했다. 올해 삼성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300조 원으로 전망되며, 업계 1위 달성이 유력하기에 성과급 재원으로 약 36조 원이 책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노조는 핵심 주장인 △기존 성과급 상한제 폐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활용 제도화 두 가지가 없다며 조정을 거부했다. 두 가지를 임금협상안 등에 문서화하자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반대로 삼성전자 사측은 ‘영업이익의 OO%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제도화가 특히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올해처럼 이례적인 대규모 성과가 나올 때는 특별 보상으로 경쟁사에 준하게 성과급을 주되, 반도체 경기가 침체될 때는 기존 제도로 성과급에 상한선(연봉의 50%)을 두는 이른바 ‘유연한 제도화’를 주장하고 있다. 반도체가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사이클 산업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는 침체기의 공격적 투자가 호황기의 ‘수확량’을 결정하며, 이때 비축한 현금이 다음 침체기를 견디는 방어막이 되는 구조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처럼 매년 영업이익의 15%가 고정비로 묶이면 공격적 투자를 해야 할 때 기민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진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2년 만에 반등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회사가 단행한 대규모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AI발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시 영업이익률이 40%를 넘는 글로벌 빅테크들조차 영업이익의 100% 이상을 투자비로 쏟고 있다. 올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4대 빅테크 업체의 예상 연간 투자금은 총 7250억 달러(약 1080조 원)에 이른다. 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1.7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00억 달러(약 119조 원)였는데, 올해 그 2배가 넘는 2000억 달러(약 298조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마이크론이나 중국 반도체 업체들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투자가 아니라 일회성 나눠 먹기를 시작한다면 삼성전자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경한 노조에 사측 “지속 노력”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사측과 정부는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노조는 21일로 예정된 파업까지 추가 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파업까지 8일밖에 남지 않았다. 노조안을 받지 않으면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향후 법원 판결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수원지방법원은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 절차를 마무리했다. 사측은 파업이 시작되면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20일까지 이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파업 현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삼성전자 파업이 발생하면 올해 회사 영업이익이 40조 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삼성전자에 파업 여부를 묻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의 문의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최후 카드인 ‘긴급조정권’을 두고 정부가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단 네 차례만 발동돼 선례가 많지 않은 데다 헌법에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어 법적인 발동 요건부터 검토하고 나섰다. 다만 정부는 노사 간 대화를 강조하며 막판 극적 타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 노사 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도 연이어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긴급조정권’ 법적 요건 검토하며 물밑 작업 13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 노동조합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가능한지 법적 요건을 검토하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조의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 경제를 해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행사할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파업을 중지하고 현업에 복귀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정을 두고 노동계가 줄곧 반발해 온 데다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제약할 수 있어 노동부는 법률 자문 등을 통해 요건을 엄격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즉시 시작되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파업을 중단한 30일 동안 중노위는 조정에 착수하며 조정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중노위원장이 강제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일단 파업이 시작돼야 행사할 수 있어 21일 노조가 예고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파업 전에 충분히 준비 작업을 하고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긴급조정에 회부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들도 모두 파업이 시작된 후 이뤄졌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노조 파업은 78일, 1993년 현대차 파업은 34일, 2005년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파업은 24일 만에 발동됐다. 가장 빨리 발동된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때는 파업 시작 3일 10시간 만에 긴급조정이 공표됐다.● 정부 “파업 절대 안 돼”, “대화 절실” 정부는 긴급조정을 검토하면서도 노사 간 대화와 파업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상황을 면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어떠한 경우라도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가 절실하다, 밤을 새워서라도 해야 한다”며 “분초를 쪼개서라도 양쪽을 조율하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를 향해선 “‘투명하게 공정하게’를 주장하는 노조도 공정이 어떤 것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도 정부의 긴급조정권 행사를 요청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정부는 유례없는 국가적·경제적·산업적 위기를 고려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밝혔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이틀 동안 성과급 재원 및 배분 방식을 논의하며 평행선을 이어갔다.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제도화’ 주장에 사 측이 난색을 표하며 합의점 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었으나 자정까지도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전날에도 노사는 11시간 30분 동안 1차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기존 입장대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 폐지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재원 할당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 측은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되 메모리사업부에 한해서 추가 특별 포상을 주겠다고 했다. 기존 OPI 제도를 그대로 두되 특별보상을 결합하는 ‘유연한 보상 제도화’를 주장했다. 이날 협상 8시간이 지났을 때에는 결렬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날 오후 6시 30분경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중노위가 수정안을 요청해서 영업이익의 15%가 불가능하다면 1, 2% 낮더라도 OPI 주식보상 제도를 확대해 제도화하는 것을 요구했다”며 “오후 8시 20분까지 조정안이 나오지 않으면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노위는 시한 연장 등 추가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삼성전자 노조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협상이 결렬돼 실제 파업이 발생하면 정부의 긴급조정권이 발동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 77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조의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다만 지금까지 긴급조정권 발동은 1969년 대한조선공사, 1993년 현대자동차, 2005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등 총 4차례뿐이었다. 2016년 현대차 파업 당시에는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자 노사가 극적으로 절충점을 찾은 바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노사 간 자율적인 합의를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협상 중단 45일 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노조가 기존의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자칫 ‘파업 명분 쌓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삼성전자와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종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만나 저녁 늦은 시간까지 2026년 임금교섭 사후조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조정 시작 전부터 노조 측은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노조 입장은 변함없다. (성과급 재원) 영업이익 15%와 (성과급) 상한선 폐지 제도화”라고 강조했다. 초기업노조는 사측에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편성하고 연봉에 따른 상한선 없이 이를 분배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요구에 따르면 적자를 낸 사업부도 거액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와 중노위가 노사 간 개별 협의를 지원하고 있지만, 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조정에서 합의안이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황기돈 중노위 조정위원은 1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노사가 입장을 조율하고 있고, 중노위는 내일 조정안을 제시할 준비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황 조정위원은 협상 분위기에 대해 “양측이 대화를 거부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이해관계를 타협하는 게 쉽지 않아 어려운 과정들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 안팎에선 노사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안정성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주요 기업들이 공급망 집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 및 조달 거점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경쟁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회사 인증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전 세계가 한국에서 반도체 칩을 구하려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간 불협화음으로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사가 기술로 세계 일류 기업을 일구었듯이, 노사 관계에서도 새로운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협상 중단 45일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노조가 기존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자칫 ‘파업 명분쌓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삼성전자와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 세종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만나 2026년 임금교섭 사후조정에 돌입했다. 하지만 조정 전부터 노조 측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하며 협상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노조 입장은 변함없다. (성과급 재원) 영업이익 15%와 (성과급) 상한선 폐지 제도화”라고 강조했다.초기업노조는 사측에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편성하고 연봉에 따른 상한선 없이 이를 분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적자를 낸 사업부도 거액의 성과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용노동부와 중노위가 노사 간 개별 협의를 지원하고 있지만, 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조정에서 합의안이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정 상황을 잘 아는 노동부 관계자는 “삼성 노조의 내부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해 내일(12일)까지 교섭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삼성전자 안팎에선 노사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안정성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주요 기업들이 공급망 집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 및 조달 거점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경쟁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회사 인증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정부도 파업보다 합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전 세계가 한국에서 반도체 칩을 구하려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간 불협화음으로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사가 기술로 세계 일류 기업을 일구었듯이 노사관계에서도 새로운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의 중재로 삼성전자 노사가 3월 27일 집중 교섭 결렬 이후 45일 만에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 21일 총파업을 코앞에 두고 가까스로 ‘사후조정’이란 협상의 자리가 마련됐다. 하지만 여전히 성과급 재원 및 지급 방식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사후조정 수용… 11·12일 집중 교섭 진행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도형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은 최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을 만나 사후조정 절차를 권유했고 노조는 내부 검토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사후조정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중지돼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이후라도, 노사 양측이 동의할 경우 중노위가 다시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번 사후조정은 이달 11일과 12일 양일간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 측에서는 최 위원장과 이송이 김재원 부위원장 등 3명이 참석하며, 사측 교섭위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삼성전자의 노조 공동교섭단은 2월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3월 초 조정이 최종 중지된 바 있다. 이후 총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3월 23일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교섭 재개를 제안했고, 같은 달 26∼27일 집중 교섭이 열렸지만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후조정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강제성은 없지만 중노위가 구체적인 수정안을 제시함으로써 노사 양측에 ‘퇴로’와 ‘명분’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연세대 의료원 노사는 파업 28일 만에 2차 사후조정을 통해 합의에 성공한 바 있다. 아트라스콥코코리아 노사도 2022년 12월 임금협약 교섭에서 조정중지 결정 이후 사후조정을 신청했고, 이듬해 1월 사후조정 단계에서 제시된 조정안을 수락했다. ● ‘파업 리스크’ 해소할까… 쟁점은 여전히 팽팽다만 성과급 규모와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워낙 커 난항이 예상된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사후조정 절차가 연장되거나 결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 측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 대해서도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이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사측은 흑자를 낸 메모리사업부에 한해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인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삼고, 최고 성과 달성 시 특별포상을 통해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스템LSI나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에 대해서는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대규모 성과급 지급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날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삼성전자가 노조 측 요구안을 수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12%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노사 양측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사후조정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위원장은 이날 김 청장과의 면담 이후에도 “조합원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노사가 이익 다툼에서 벗어나 대승적인 차원의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광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사후조정은 삼성전자 노사뿐만 아니라 투자자, 주주,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라며 “지나치게 자신들만의 이익을 관철하기보다는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내 주요 대기업 노동조합이 잇따라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개인의 실제 성과보다 전체 조직에 대한 이익 배분에 중점을 둔 ‘한국식 성과급 제도’가 전례 없는 초호황과 만나 갈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성과급으로 인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예고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오자 정부가 중재에 나서는 등 각계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영업이익의 15%), 기아차(30%), 삼성바이오로직스(20%), LG유플러스(30%) 등의 기업 노조가 “영업이익에 비례해 성과급을 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미 영업이익의 10%를 지급하기로 한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이들 6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합계는 612조 원 수준이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성과급으로만 83조 원가량을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정부도 중재를 꾀하며 노사 양측을 만나 사후 조정을 타진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과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도 나서 이날 “열린 자세로 협의할 것”이라며 사내 메시지를 발표했다. 삼성의 양대 부문장이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이다.美빅테크 ‘연봉+주식’ 보상… “회사 잘돼야 나도 이익” 인재 안떠나파열음 커지는 한국식 성과급구글 등 성과별 ‘주식 보상’이 핵심… 기업가치-직원이익 일치 ‘록인 전략’韓선 ‘영업익 단일 기준’ 논란 키워… 성과 관계없이 동일 지급도 문제국내 대기업들이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나눠 달라는 노조의 성과급 요구에 잇따라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에서 성과급은 회사 경영 실적이 좋을 때 전 임직원이 받는 ‘보너스’ 정도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반도체 초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연간 수백조 원 수준으로 커지자 이 같은 ‘한국식 성과급’ 제도가 오히려 갈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글로벌 빅테크들은 그해 거둔 이익을 현금으로 일률 배분하는 대신 철저한 차등 지급과 조건부 주식보상(RSU) 등 장기 주식보상을 통해 핵심 인재를 묶어두는 ‘록인(Lock-i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영업이익을 단일 기준으로 삼아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례는 글로벌 기업에서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7일 재계에 따르면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는 과거에도 있었다. 문제는 반도체 초호황으로 성과급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굳혀 임직원들은 올 2월 기본급의 2964%(연봉 1억 원일 경우 세전 1억4820만 원)를 성과급으로 받았다.삼성전자 노조도 경쟁사 수준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원 수가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은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의 15%를 받아야 1인당 성과급을 경쟁사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 기아는 30%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집단으로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과거 연공서열 보상의 문화 속에 대기업 성과급이 직무별 성과보다 집단적 이익 배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기본급에 따른 금액 차이는 있지만, 성과급 비율은 전원 동일하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노조가 ‘현대차만큼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는 등 성과급 키 맞추기 요구가 이어져 왔다.성과급 단위가 수억 원으로 뛰자 노노 갈등은 더욱 격해지는 양상이다. 소속 조직에 따라 급여 격차가 한 번에 수억 원이 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TV와 모바일 등 디바이스경험(DX)부문 기반 노조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이 최근 노조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하며 노노 갈등이 불거진 이유다. 삼성전자 DX 소속의 한 부장급 직원은 “반도체가 어려울 때에는 우리가 번 돈으로 투자금을 지원하며 같이 커온 것 아니냐”며 “단지 사이클을 잘 탔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조직만 수억 원씩 받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이공계 인재에 대해 파격적 보상이 필요하지만 보상 방식은 성과 기반의 장기적 혜택이 주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미국 빅테크들은 ‘개인별 철저한 차등’과 ‘주식보상’이 성과급 지급의 핵심이다. 받은 주식의 매각이 제한되는 RSU나 성과연동 주식보상(PSU)을 지급해 기업 가치와 직원 이익을 일치시킨다. 메타는 고성과자 상위 20%에게 기준 보너스의 200%를 별도 지급한다. 애플, 구글 등은 성과급을 주식 형태인 PSU로 지급한다. 그 대신 성과가 없으면 해고가 자유로운 점도특징이다. 대만 TSMC는 ‘연간 이익의 1% 이상’을 성과급으로 공유하고 있지만 이 역시 대만 회사법상 명문화된 최소 규정에 가깝다는 평가다. 송재용 서울대 석좌교수는 “우리는 나눠 먹기 식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핵심 인재에 대해 파격적으로 차등 보상을 한다”며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차등 보상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전자 노조가 21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노사 협상 재개를 위한 중재에 나섰다. 7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 노사를 대상으로 사후조정 절차 참여를 타진했다. 사후조정은 노사 양측이 동의하면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중지돼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이후에도 노동위원회가 다시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삼성전자 임금협상의 안건은 올해 3월 초 조정이 중지된 사안이지만 노사가 동의하면 사후조정을 통해 다시 조정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수많은 협력업체의 노력, 정부 지원, 지역 주민의 협조가 있었음을 고려해 노사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히 성사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양대 부문인 반도체(DS)부문 전영현 부회장과 디바이스경험(DX)부문 노태문 사장도 같은 날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과 노 사장은 이날 사내게시판을 통해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이들은 “회사는 교섭 과정에서 임직원과 회사의 미래 경쟁력, 사업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하고 노조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 폐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18일 동안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노동자 등을 노동정책의 보호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만들어 이들에게 적정 임금을 보장하고, 산업재해보험료 등을 지원하라는 것이다. ‘노란봉투법’ 시행과 맞물려 노동자의 개념과 정부의 책임 범위를 지나치게 넓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노총 서비스연맹 특수고용자·플랫폼노동 특별위원회는 7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6·3 지방선거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에는 노동관계법 적용 여부와 상관없이 일하는 사람을 폭넓게 보호하는 지자체 조례를 제정하고 지원 대상에 특고와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민간위탁 노동자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자체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물가와 주거비 등을 고려해 지급하는 ‘생활임금’을 이들에게도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산재보험료 노동자 부담분도 지자체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은 기자회견에서 “불안정한 소득, 공짜 노동, 위험한 노동 환경 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공백이 만든 결과”라며 “지방정부는 노동자를 포괄하는 보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지방정부의 사용자 개념을 지나치게 확장시키고 재정 부담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고와 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는 필요하지만 지자체가 생활임금이나 산재보험료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들은 개인사업자로서 세제 혜택과 소상공인 지원 등을 받는데, 노동자 자격으로도 보호해 달라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6일 ‘노동 존중 지방자치 시대로’를 내걸고 지방선거 정책 요구안을 주요 정당에 전달했다. 주4.5일제 도입 확산, 특수고용직 등을 위한 권리 보호 조례 제정, 공공 부문 상시 지속 업무 정규직 전환 등이 담겼다. 한국노총은 “지방정부는 출자·출연기관 등 지방 공공기관 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자로서 책임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며 “친노동자 후보와 정책 협약을 맺고 공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주 4.5일제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이 계획대로 시행되면 2030년 한국의 연간 실노동시간이 1739시간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 등으로 고착된 경직적인 노동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추가 시간 단축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5일 고용노동부 발주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진행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마련을 위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실노동시간은 2017년 1996시간에서 2024년 1859시간으로 7년 새 137시간 줄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간 단축 제도가 안착할 경우 2030년 실노동시간은 1739시간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진입하는 것이다. 정부는 실노동시간을 줄이겠다며 지난달 ‘공짜 노동’, ‘공짜 야근’을 막기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침을 발표했다. 또 퇴근 후 불필요한 업무 연락을 막기 위한 이른바 ‘퇴근 후 카카오톡 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주 4.5일제도 확산할 계획이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빠르게 줄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주요국보다는 긴 편이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실노동시간은 OECD 37개 회원국 중 6위다. 독일(1294시간), 네덜란드(1367시간) 등 유럽 선진국과 400시간 넘게 차이 난다. 보고서는 한국의 노동시간이 긴 원인으로 근로 형태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주 5일, 하루 8시간씩 일하는 전일제 중심의 구조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 비중이 53.1%에 달하지만 독일은 30.9%, 프랑스는 12.5%, 영국은 15.9%에 그친다. 보고서는 “노동시간 감소세가 이어지려면 근로시간 형태에 대한 선택 범위를 넓히고,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며 “연차휴가 소진을 높이고 가족 돌봄 등으로 잠시 일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가 추진 중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이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2030년 한국의 연간 실노동시간이 1739시간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가 표준처럼 굳어진 경직적인 노동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추가적인 노동시간 단축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5일 고용노동부이 발주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진행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마련을 위한 노동시간 제도 개선 포럼’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실노동시간은 2017년 1996시간에서 2024년 1859시간으로 7년 새 137시간 줄었다. 이어 노동시간 단축 제도 개선이 안착할 경우 2030년 연간 실노동시간이 1739시간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정부는 연간 실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포괄임금제 폐지, 출퇴근 기록 의무화, 퇴근 후 업무지시 금지, 연차휴가 활성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빠르게 줄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국보다 긴 편이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실노동시간은 OECD 37개 회원국 중 길가. 독일(1294시간), 네덜란드 (1367시간) 등 주요 선진국과의 격차도 컸다. 보고서는 한국의 노동시간이 긴 원인으로 근로시간 형태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은 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 비중이 53.1%에 달하지만 독일은 30.9%, 프랑스는 12.5%, 영국은 15.9%에 그쳤다. 주 5일, 하루 최소 8시간 일하는 전일제 중심 구조가 노동시간 단축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보고서는 “노동시간 감소세가 이어지려면 근로시간 형태에 대한 선택 범위를 넓히고,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확대하는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며 “연차휴가 소진율을 높이고 가족 돌봄 등 개인 사정으로 잠시 일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 하청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커지고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배분 요구 등이 잇따르면서 원·하청을 가리지 않고 노사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1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삼성전자 노조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노조로 인정받지 못했던 화물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도 CU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를 계기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7∼12월) 정년 연장과 특고·플랫폼 근로자의 ‘근로자 추정제’ 도입, 기간제법 개정 논의에서도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 “영업익 15% 성과급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노동절인 이날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약 4000명 중 2500여 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13차례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노조가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지급, 1인당 3000만 원의 격려금 등을 주장하면서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영업이익 15%에 대한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달 27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집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서 국민 지탄을 받으면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자사 노조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조합원 커뮤니티에 LG유플러스 노조를 겨냥해 “(영업이익의) 30%를 달라고 하지 않느냐. 저희처럼 납득 가능한 수준(영업이익의 15%)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노조는 이날 입장문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피하고자 타사 노조의 정당한 요구안을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행태는 매우 비겁한 처사”라며 “본인들의 방어 수단으로 악용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하청업체도 성과급 배분 요구에 가세했다. SK하이닉스 하청업체 중 처음으로 피앤에스로지스가 “성과를 함께 만들고도 하청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SK하이닉스 임직원은 수억 원대의 성과급을 받게 됐지만 하청업체 근로자에게는 500만∼600만 원의 상생장려금만 지급됐다”며 성과급 추가 지급을 요구했다.● “지방선거 후 투쟁 수위 더 높일 듯” 노동절을 계기로 목소리를 결집한 노동계의 원청 교섭 요구는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1091개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사업장 403곳에 교섭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달 발생한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 등으로 특고의 교섭 요구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기사, 택배기사 등은 그동안 개인사업자와 근로자의 경계에 있어 노조 지위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화물연대의 실질적인 노조 지위를 인정하는 취지로 발언하고 노동위원회도 화물연대의 노조 지위를 인정하면서 특고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이후 최저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 굵직한 노동 현안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노동계는 하투(夏鬪)를 넘어 연중 상시 투쟁 기조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특고·플랫폼 근로자와 프리랜서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과, 현재 2년으로 제한된 기간제 근로자 고용 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 하청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커지고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배분 요구 등이 잇따르면서 원·하청을 가리지 않고 노사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1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삼성전자 노조도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노조로 인정받지 못했던 화물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도 CU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를 계기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7~12월) 정년 연장과 특고·플랫폼 근로자의 ‘근로자 추정제’, 기간제법 개정 논의에서도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 ‘과도한 요구’ 지적에 “LG 이야기”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노동절인 이날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약 4000명 중 2500여 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13차례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노조가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지급, 1인당 3000만 원의 격려금 등을 주장하면서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영업이익 15%에 대해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지난달 27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집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이다.삼성전자 노조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서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자사 노조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원 커뮤니티에 LG유플러스 노조를 겨냥해 “(영업이익의)30%를 달라고 하지 않느냐. 저희처럼 납득 가능한 수준(영업이익의 15%)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하청업체도 성과급 배분 요구에 가세했다. SK하이닉스 하청업체 중 처음으로 피앤에스로지스가 “성과를 함께 만들고도 하청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SK하이닉스 임직원은 수억 원대의 성과급을 받게됐지만 하청업체 근로자에게는 500만~600만 원의 상생장려금만 지급됐다”며 성과급 추가 배분을 요구했다.● “지방선거 후 투쟁 수위 더 높일 듯”노동절을 계기로 목소리를 결집한 노동계의 원청 교섭 요구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1091개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사업장 403곳에 교섭을 요구했다.경남 진주시 CU물류센터 앞에서 발생한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사고 등으로 특수고용직(특고)의 교섭 요구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기사, 택배기사 등은 그동안 개인사업자와 근로자의 경계에 있어 노조 지위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화물연대의 실질적인 노조 지위를 인정하는 취지로 발언하고 노동위원회도 화물연대의 노조 지위를 인정하면서 특고직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선거 이후 최저임금 인상과 정년연장 등 굵직한 노동 현안들이 수면위로 떠오르면 노동계는 하투(夏鬪)를 넘어 연중 상시 투쟁 기조로 압박 수위를 높여갈 전망이다. 정부는 특고·플랫폼 근로자와 프리랜서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과, 현재 2년으로 제한된 기간제 근로자 고용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계는 올해를 넘기면 추진 동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올해 안에 주요 사안을 모두 밀어붙이려고 할 것”이라며 “각 노조의 요구가 예측이 어렵고 위험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지난해 정규직 근로자들이 100만 원의 임금을 받을 때 같은 시간 근로한 비정규직은 65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점차 좁혀졌던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다시 1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30일 고용노동부의 ‘고용 형태별 근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체 근로자의 1인당 시간당 임금은 2만5839원으로 전년보다 2.9% 늘었다. 이 중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2만8599원으로 1년 새 3.2%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1만8635원으로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시간을 일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시간당 1만 원가량의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수준은 지난해 65.2%로 2015년(65.5%)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향숙 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상대적으로 근로 시간이 짧고 임금 수준이 낮은 단시간 근로자와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 보건·사회복지 분야 일자리 등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비정규직 임금이 소폭 상승했지만 정규직 임금이 더 빨리 올라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기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2만97원으로 정규직 대비 70.3% 수준이었다.사업장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2만3098원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4만300원)의 57.3% 수준에 그쳤다. 성별 임금 격차는 역대 가장 낮았다. 지난해 여성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남성의 72%였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와 CU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가 운송료 7% 인상과 조합원 민형사상 면책 등에 잠정 합의했다. 화물연대가 CU 물류센터를 봉쇄하며 요구했던 사안을 사측이 대부분 수용한 것이다. 총파업 22일 만이자 경남 진주시 CU 물류센터에서 조합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9일 만이다.최근 노동위원회도 ‘법외노조’인 화물연대의 노조 지위를 인정하며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물류업체와 교섭할 수 있다는 판단을 처음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화물기사, 택배기사처럼 개인사업자와 노동자의 경계에 있는 특수고용직(특고)의 무차별 교섭 요구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CU 측, 화물연대 요구 대부분 수용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밤샘 교섭을 거쳐 29일 오전 5시경 단체 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한 조합원에 대한 명예회복 방안 등을 놓고 일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예정됐던 조인식은 연기됐다.단체 합의서에는 운송료 7% 인상, 연 4회 유급휴가 추가 보장 등 배송기사 처우 개선 방안이 담겼다. 화물연대 조합원은 회사 운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업무시간 외 각종 집회, 행사 참석 등 화물연대 활동도 보장받는다. 또 사측은 화물연대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법원에 제기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소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를 두고 적법한 절차가 생략된 채 이뤄진 이례적 합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라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이나 BGF로지스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 판단을 구하지 않고 전국 주요 물류센터를 봉쇄하며 총파업을 벌여 왔다.게다가 앞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화물연대가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를 대상으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개인사업자인 화물기사를 노동자로, 물류회사를 원청 사용자로 본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26일 “형식은 자영업자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인 지배와 경제적 종속성이 있다면 노동자로 봐야 한다”며 화물연대를 노조로 간주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물류·유통기업들은 화물연대가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지 않은 법외노조인 데다 화물기사들이 개인사업자 형태의 특고여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지만, 이를 뒤집는 노동위 판정과 실제 합의가 잇따른 셈이다. ● 택배·화물기사 등 특고직 교섭 요구 봇물벌써부터 배달 라이더와 화물기사 등 특고·플랫폼 근로자들의 교섭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화물연대는 청와대 앞에서 “노동자성을 인정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배달 근로자에게 건당 최저임금을 도입하고, 화물차 기사에게 최저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를 배달 근로자에게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도 일제히 특고직의 노동권 보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에서 “특고 노동자에 대한 노동자성 인정 기준을 확대하고 단결권과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총도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으로 사용자 개념이 대폭 확대되면서 노동계에는 ‘교섭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실제 ‘안 되면 말고’ 식의 교섭 요구가 많아졌다”며 “불필요한 분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와 CU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가 운송료 7% 인상과 조합원 민형사상 면책 등에 잠정 합의했다. 화물연대가 CU 물류센터를 봉쇄하며 요구했던 사안을 사측이 대부분 수용한 것이다. 총파업 22일 만이자 경남 진주시 CU 물류센터에서 조합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9일만이다.최근 노동위원회도 ‘법외노조’인 화물연대의 노조 지위를 인정하며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물류업체와 교섭할 수 있다는 판단을 처음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화물기사, 택배기사처럼 개인사업자와 노동자의 경계에 있는 특수고용직(특고)의 무차별 교섭 요구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CU 측, 화물연대 요구 대부분 수용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밤샘 교섭을 거쳐 29일 오전 5시경 단체 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한 조합원에 대한 명예회복 방안 등을 놓고 일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예정됐던 조인식은 연기됐다.단체 합의서에는 운송료 7% 인상, 연 4회 유급휴가 추가 보장 등 배송기사 처우 개선 방안이 담겼다. 화물연대 조합원은 회사 운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업무시간 외 각종 집회, 행사 참석 등 화물연대 활동도 보장받는다. 또 사측은 화물연대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법원에 제기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소하기로 했다.이번 합의를 두고 적법한 절차가 생략된 채 이뤄진 이례적 합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라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이나 BGF로지스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 판단을 구하지 않고 전국 주요 물류센터를 봉쇄하며 총파업을 벌여왔다.게다가 앞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화물연대가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을 대상으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개인사업자인 화물기사를 노동자로, 물류회사를 원청 사용자로 본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26일 “형식은 자영업자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인 지배와 경제적 종속성이 있다면 노동자로 봐야 한다”며 화물연대를 노조로 간주하는 입장을 밝혔다.그동안 물류·유통기업들은 화물연대가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지 않은 법외노조인데다 화물기사들이 개인사업자 형태의 특고여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지만, 이를 뒤집는 노동위 판정과 실제 합의가 잇따른 셈이다.● 택배·화물기사 등 특고직 교섭 요구 봇물벌써부터 배달 라이더와 화물기사 등 특고·플랫폼 근로자들의 교섭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이날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화물연대는 청와대 앞에서 “노동자성을 인정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배달 근로자에게 건당 최저임금을 도입하고, 화물차 기사에게 최저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를 배달 근로자에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노동계도 일제히 특고직의 노동권 보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에서 “특고 노동자에 대한 노동자성 인정 기준을 확대하고 단결권과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총도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으로 사용자 개념이 대폭 확대하면서 노동계에는 ‘교섭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실제 ‘안되면 말고’ 식의 교섭 요구가 많아졌다”며 “불필요한 분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