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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코레일-LH-마사회 ‘낙제’… 한전은 임원 성과급 반납

입력 2022-06-21 03:00업데이트 2022-06-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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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30개 공공기관 ‘2021년 경영평가’ 발표
최하위 E등급 3곳-D등급 15곳… 농지투기 LH, 2년 연속 윤리 ‘최하’
순손실 21개 기관 성과급 반납 권고… 동서발전, 11년만의 ‘최우수 S등급’
지난해 130개 공공기관 중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우체국물류지원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 3곳이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아주 미흡)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김경석 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해임을 건의했다. 경영평가는 양호했지만 약 30조 원의 역대 최대 적자가 예상되는 한국전력공사와 9개 자회사 기관장에게는 성과급 반납을 권고했다.

기재부는 2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낙제점으로 분류되는 D등급(미흡) 이하 등급을 받은 기관은 모두 18개였다. 그중 D등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한석탄공사, 한국마사회 등 15곳이었다. 특히 LH는 농지투기 사건 여파로 2년 연속 윤리경영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다.

한국동서발전은 유일하게 최우수 등급인 S등급(탁월)을 받았다. S등급은 2011년 한국공항공사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기재부는 “동서발전이 재난안전 사고 예방과 윤리경영 등에서 성과를 달성했고 발전설비의 안정적 운영 등 주요 사업도 높게 평가받았다”고 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가운데)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초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6.20 뉴스1
기재부는 한국전력공사와 9개 자회사를 포함해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한 21개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감사, 상임이사에게 성과급 자율 반납을 권고했다. 이 때문에 S등급을 받은 동서발전도 성과급을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전은 작년보다 한 등급 아래인 C등급(보통)을 받았다.

한전은 이날 경영진 성과급을 자진 반납한다고 발표했다. 한전은 “현재 재무위기 극복과 전기요금 인상 최소화를 위해 정승일 한전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2021년 경영평가 성과급을 전액 반납한다. 1직급 이상 주요 간부도 성과급 50%를 반납한다”라고 밝혔다. 한전은 석유, 석탄 등 연료비가 급등한 영향 등으로 1분기(1∼3월) 영업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7조7869억 원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한전 적자가 최대 3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평가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임명된 ‘알박기 기관장’에 대한 대대적 해임 건의는 없었다. 기재부는 내년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지표 비중은 낮추고 재무성과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 등 사회적 가치 지표는 박근혜 정부 당시 7점이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25점까지 높아졌다. 반면 재무성과 지표는 5점에 그쳐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한전, 최대 적자에도 C등급… ‘재무’ 나빠도 ‘동반성장’ 높은 성적


정부, 130개 公기관 ‘2021년 평가’ 발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발표됐지만, 평가 기준이나 항목에 따른 배점 등은 이전 문재인 정부의 기준을 그대로 준용했다. 문 정부는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같은 비계량적 ‘사회적 가치’ 지표에 배분되는 점수를 25점으로 크게 높여놨다. 윤 정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재무성과는 5점만 배분했다.

이 때문에 낙제점으로 분류되는 E등급(아주 미흡)이나 D등급(미흡)을 받은 곳은 안전과 윤리경영 등 사회적 가치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얻은 곳이었다. 정부는 내년 평가부터는 재무성과 평가 비중을 높이는 등 윤 정부의 색깔을 뚜렷하게 내기로 했다.

○ 안전사고 많은 코레일, 최하 등급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아 기관장 해임권고를 받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해양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약점이었다. 특히 비슷한 기능을 가진 도로교통공단(A등급)이나 한국교통안전공단(C등급)보다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역시 E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서울행 무궁화호, 올해 1월 부산행 KTX 등의 탈선 사고 등 연달아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평가 점수가 떨어졌다. 본업인 철도 운영 사업 성과도 부진했다. 우체국물류지원단도 택배사업을 하면서 차량 안전사고가 많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농지투기 사건 영향이 이어져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다. 윤리경영에서 2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기도 했다. D등급을 받으면 기관장 경고 조치가 내려진다. D등급 이하를 받은 18개 기관에는 기관장은 물론 전체 임직원에게 성과급이 나오지 않는다. 경상경비는 0.5∼1% 삭감된다. 경영평가에서 E를 받거나 2년 연속 D를 받은 기관은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이 된다.

반면 재무 성과가 좋지 않았던 일부 공공기관은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낸 한국전력과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강원랜드는 C등급(보통)을 받았다. 한전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은 최고 등급인 S등급(탁월)을 받았고 나머지 한전 자회사 역시 C등급 이상의 경영평가 결과를 받았다. 동반성장, 윤리경영, 재난·안전관리 분야에서 양호한 성적을 받은 결과다.

기재부는 내년부터 재무위험기관 집중관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형 공공기관을 제외한 공공기관 중 일부를 선정해 재무 위험을 집중 관리하는 식이다. 부채 비율이 높은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과 한국농어촌공사, 국가철도공단, 한국광해광업공단 등이 대상 기관으로 거론된다.

○ 친문 인사 교체 신호탄 되나

이번 평가에서 기관장에 대한 해임 권고가 내려진 곳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1곳뿐이지만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일부 기관의 수장은 임기 만료 전 이번 평가를 계기로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등급을 받은 코레일의 나희승 사장, D등급을 받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종주 이사장, 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친문 인사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던 주요 기관장에 대해 ‘알박기 인사’라고 규정하며 사퇴 압박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알박기 코드인사’로 임명된 분들은 이제 그만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상식에 맞을 듯하다”며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한국원자력안전재단 김제남 이사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출신인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이었던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총괄했고 김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시민사회수석, 기후환경비서관을 지내며 탈(脫)원전 정책에 관여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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