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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줄이지 말고 그대로 쭉 밀고 나가세요.” 19일 강원 동해시 봉화대산에 조성된 비포장 산길을 따라 랭글러 루비콘 차량을 몰고 정상에 다다르니 거대한 물웅덩이가 나타났다. 이날 내린 비로 물은 차량 높이의 절반 수준까지 차올랐다. 무전으로 연결된 지프(Jeep) 관계자는 주행 속도를 유지한 채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물웅덩이를 지나가라고 지시했다. 주행 속도를 유지하며 물웅덩이에 뛰어들었다. 흙탕물은 차량 보닛에 튀었고 차는 좌우로 흔들렸다. 양옆으로 물보라까지 일어나니 마치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느낌까지 났다. 흥분은 최고조로 올랐고 물웅덩이를 지나자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지프 캠프(Jeep Camp) 2024가 11∼20일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번 행사 참가자 접수는 온라인 개설 4분 만에 마감될 만큼 지프 소유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행사에는 총 380개 팀, 1500여 명이 참가했다. 지프 캠프는 70년간 이어진 지프의 ‘오프로드 축제’로 국내에서는 2004년 동북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렸고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지프 캠프의 백미는 행사장 인근 지역에 조성된 실제 오프로드 주행 프로그램이었다. 이번 캠프에선 지프의 베스트셀러 모델인 랭글러 루비콘을 타고 봉화대산 정상까지 약 10km를 주행하는 와일드 코스와 모든 지프 차종으로 체험이 가능한 마일드 코스 등 두 가지로 조성됐다. 랭글러 루비콘을 타고 체험한 마일드 코스는 4바퀴에 모두 동력을 전달하는 사륜구동 차의 장점을 경험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움푹 팬 산길을 지날 때는 차량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지만, 이내 중심을 잡고 안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급격한 경사와 회전 구간에서도 차량 바퀴가 지면에 밀착돼 뒤로 밀리지 않고 힘 있게 올랐다. 정상에 오른 뒤 내리막 구간에서는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지 않아도 드라이브 실렉트 레버의 매뉴얼 모드로 적정 속도를 유지했다. 랭글러 루비콘은 노면을 자동으로 분석해 변속기, 구동력, 속도 등을 조정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탑재돼 있다. 지프 캠프 2024에는 자연 속 오프로드 주행 외에도 인공적으로 조성한 10가지 장애물 코스를 지프 차를 타고 통과하는 웨이브 파크도 있었다. 후륜구동으로는 탈출이 불가능한 모래 구간을 만들어 사륜구동 전환으로 빠져나오는 샌드 트랩, 30도에 육박하는 경사로 구간을 내리막 주행 장치(HDC) 등을 통해 주파하는 장애물도 있었다. 웨이브 파크는 이처럼 지프의 접지력과 구동력, 기동성, 서스펜션 유연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애물로 구성돼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프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코리아의 방실 대표는 이날 행사장에서 “2년 만에 최대 규모로 열린 행사에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준 참가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브랜드 가치를 전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제공하겠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의 기술 혁신은 ‘Xite’를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Site’를 확장한 개념이다. 건설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친환경 및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건설 현장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Xite 혁신을 바탕으로 미래 건설장비 기술개발을 이끄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 기술원은 스마트 굴착기, 인공지능(AI) 융복합 기술, 미래 동력, 선행 기술개발 등을 담당하는 기술 인력을 모아 협업 효과를 발휘하는 곳이다. 특히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무인·자동화 종합 관제 솔루션은 건설업계 기술 인력 부족과 안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19년 충남 보령에서 세계 최초로 지형 측량부터 건설기계 운용까지 건설 현장 모든 작업을 무인·자동화한 ‘콘셉트-X’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존 프로젝트를 고도화한 ‘콘셉트-X2’는 계획 알고리즘과 인지 제어 성능이 개선됐다. 무인 굴착기 모델의 경우 굴착 작업 속도를 13% 향상, 연비 효율 개선, 차체 전복 방지를 위한 궤적 계획 알고리즘 추가 등의 변화가 이뤄졌다. 콘셉트-X2는 전문가의 장비 운용 기술을 그대로 기계에 학습해 전문 작업자의 90% 수준 성능으로 22시간 이상 구동이 가능해 생산성을 대폭 향상할 수 있다. 또 사업 구현 과정에서 확보한 개별 디지털·스마트 기술은 내년 출시를 앞둔 차세대 신모델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전 세계 건설기계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무인 자율화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톱티어 메이커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올해 창립 128주년을 맞는 두산그룹은 성장 가능성이 큰 차세대 에너지 사업과 첨단 미래 기술을 적용한 기계·자동화 사업, 반도체와 첨단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은 무탄소 에너지 핵심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사업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청정 전기 생산을 위한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터빈, 해상풍력 등 무탄소 발전 주기기 경쟁력을 높이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시장에서 생산 전문기업(수탁생산)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2019년부터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뉴스케일의 SMR 모델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를 2020년 처음으로 통과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4세대 고온 가스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와 지분 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5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가스터빈 개발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 세계 전력의 약 23%를 생산하는 가스발전소 연료를 수소로 전환하면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수소 혼합 연소, 수소 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개발 중이며 오는 2027년까지 세계 최초 400㎿(메가와트)급 초대형 수소 전소 터빈을 개발할 예정이다. 두산퓨얼셀은 대표적인 수소 활용 분야인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 발전용 인산형연료전지(PAFC)가 있다. 현재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등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특히 SOFC는 전력효율이 높고 기존 제품보다 약 200℃ 낮은 620℃에서 작동해 상대적으로 기대수명이 길다. 두산퓨얼셀은 SOFC 양산을 위해 지난해 4월 새만금 산업단지에 50㎿ 규모의 SOFC 공장을 착공했고 내년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초 열린 CES 2024에서는 협동 로봇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칵테일 제조 솔루션, 재활용 솔루션 등을 공개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HD현대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uture of Shipyard, FOS)를 구축할 예정이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인공지능(AI)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다. 우선 지난해 12월 1단계로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했다. 2단계로 2026년까지 AI가 빅데이터를 학습해 인력, 설비 등 공정관리에 대한 조선소 운용 조건을 도출할 수 있는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달성을 추진 중이다. 2030년 3단계인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가 구축되면 생산성은 약 30% 향상되고 선박 건조 기간은 약 30% 단축된다. AI 기술이 탑재된 미래형 선박 개발 및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의 선박 자율 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AI 기관사’를 탑재한 LNG 추진 벌크선을 인도한 바 있다. 이 선박은 기관자동화솔루션을 탑재해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 비상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 원인에 따른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선박의 안전과 친환경 기술에도 AI가 적용된다. HD현대는 올해 6월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4’에서 미국선급협회(ABS), 라이베리아기국(LISCR)과 AI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기술을 활용, 선박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카메라로 선박 내 사각지대를 촬영한 뒤 AI 기술로 재구성·시각화해 사각지대를 없애는 기술개발에 나섰다. HD현대는 상선 분야를 넘어 방산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HD현대는 올해 6월 국제해양·안전대전에서 AI 기술을 접목한 최신예 원해경비함을 선보였다. 원해경비함은 원양에서 경비·순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이다. HD현대 원해경비함은 AI 기술이 적용돼 영해 감시, 수색 및 구조, 재난 구호 등 추가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항해 거리와 내구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그룹 내 흩어져 있던 AI 조직들을 모아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AI센터로 통합해 핵심 산업 간 기술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화오션은 토마스 슈브릭 폴란드 해군사관학교장과 이수열 해군사관학교장 등이 23일 경남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잠수함 건조 현장 등을 둘러봤다고 24일 밝혔다. 양국 사관학교장은 이날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 건조 현장과 한화오션 기술교육원, 자동화 장비 연구 시설 등을 견학했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해군사관학교 일행과 폴란드 잠수함 획득 사업 관련 협력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슈브릭 교장은 “한화오션 잠수함 교육 훈련 계획과 최첨단 잠수함 생산 역량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며 “오르카 잠수함 사업을 포함해 양국 간 폭넓은 해양 분야 산업 발전 협력을 위한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오르카 사업은 단순한 잠수함 획득 사업을 넘어 한-폴란드 양국 간 경제·산업 분야 및 해군력 발전을 위한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상장 기업 3분기(7∼9월)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방산 기업의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0% 이상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 방산 기업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28일 현대로템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방산 기업이 줄줄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대로템 3분기 매출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증가한 1조1177억 원, 영업이익은 223% 증가한 1326억 원으로 전망된다. 주력 상품인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 물량이 이어지고 있고 2차 실행계약도 앞두고 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2차 계약의 규모는 1차 계약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면서 “폴란드 2차 계약과 루마니아 신형 전차 사업 수주에 성공한다면 방산 부문 수주 잔액은 올해 상반기(1∼6월) 말 대비 2배 이상으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당 가격 40만 원을 목전에 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시장 기대감이 크다. 하나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한 2조5600억 원, 영업이익은 202% 늘어난 3468억 원으로 전망했다. 다연장 미사일 천무와 K9 자주포 등의 폴란드 수출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당분간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LIG넥스원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 늘어난 7392억 원,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62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대공 유도 미사일 천궁2의 중동 수출과 비궁 등의 북미 수출이 가시권에 들어오며 LIG넥스원의 실적 역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산업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각각 43%, 12% 늘어난 534억 원, 731억 원으로 전망된다. 나승주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수주한 계약 물량을 놓고 봤을 때 방산 기업 실적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다만,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독일 등 전통적인 방산 선진국과의 경쟁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폴란드 정부가 K9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 등의 구매 자금을 한국의 정책금융 도움 없이 자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내부 여론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2일 방위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K9 자주포와 천무 등의 구매 자금을 유럽계 은행에서 빌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폴란드는 한국으로부터 5조4000억 원 규모의 K9 자주포 152문과 천무 72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폴란드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규모 수출금융 지원을 요구하면서 최종 계약 체결이 미뤄지고 있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면서 폴란드 내부에서 국방력 보강을 더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K9 외에 현대로템과 K2 전차 구매 계약 체결도 앞두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이 역시 한국에 수출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수출금융 지원 비중을 두고 양국 정부가 협의 중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기업 발전을 훼방 놓지 않는 정치, 기업 발전을 파격적으로 응원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21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기업가들의 혁신이 우리나라의 오늘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과 이장한 종근당 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영희 SK커뮤니케이션위원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문홍성 두산 사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등 경총 회장단 17명이 참석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우상향 성장할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공지능(AI) 혁명을 통해 우상향 성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그 우상향 성장의 과실로 격차 해소, 모두를 위한 복지를 해내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 정부가 기업을 파격적으로 지원해도 국민이 용인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총은 노사 관계 선진화를 위한 제도,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정립, 근로시간 활용에 대한 노사 선택권, 유연근무제, 법정 정년 일률적 연장 금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등을 건의했다. 손 회장은 “국회에서 법제도 개선이 여의치 않으나 노동 개혁과 과감한 규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HD현대중공업이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을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 엔진기술센터에서 ABS(미국), DNV(노르웨이), KR(한국) 등 7개 선급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힘센(HiMSEN)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에 대한 형식 승인 시험을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암모니아 엔진은 암모니아 운반선을 비롯해 일반 상선 발전 및 추진용으로 쓰인다. 이번 엔진은 ‘고압 직분사 방식’으로 엔진 연소실에서 공기를 압축시킨 후 높은 압력으로 암모니아 연료를 분사하여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엔진 출력과 연료 효율이 높고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HD현대는 최근 그룹 내 연구개발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AI)센터와 전동화센터, 함정기술연구소가 대표적이다. 국내외 회사들과 기술 경쟁이 심화하면서 연구조직 간 협업 효과를 극대화해 지속적인 기술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의 미래 전략의 핵심은 친환경 선박의 원천기술 확보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지난해 4월 GE, 플러그파워, SK E&S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에 연 25만 t 규모의 블루수소를 생산, 유통, 활용하는 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은 블루수소 생산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운송할 4만 ㎥급 대용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할 예정이다. HD현대는 미래 선박 추진연료의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원자력, 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원의 원천기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2월에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테라파워, 서던컴퍼니, 코어파워와 함께 용융염 원자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회를 개최했다. 3월에는 테라파워, 웨스팅하우스 등 7개국 총 11개의 원자력 분야 선도 기업들과 함께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를 공동 설립했다. HD현대는 암모니아 추진선 독자 기술도 개발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5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국제테크포럼’을 열고 암모니아 연료의 독성가스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줄이는 친환경 신기술을 선보였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탄소 배출이 전혀 없지만 연료인 암모니아의 독성 위험을 어떻게 안전하게 제거하느냐가 선박 개발의 핵심 이슈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당 포럼에서 선박의 안정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 기술을 공개했다. 배출되는 암모니아를 두 차례에 걸쳐 흡수해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기술이다. 이와 함께 HD현대는 AI 기술을 활용한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오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OS)를 구축한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다. HD현대는 지난해 12월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한 바 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FOS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2030년까지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구축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등을 달성할 계획이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구성원 스스로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혁신 주체가 되는 고유의 기업문화인 ‘프로액티브 컬처’를 시행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도록 임직원들의 혁신과 도전을 장려하려는 취지다. 프로액티브 컬처의 일환으로 불필요한 일은 줄이고 업무에 몰입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2016년부터 ‘Less for Better’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PPT 문서 작성을 줄이고 결재판을 없애는 대신 구두 보고를 우선한다. 불필요한 업무 연락을 전면 폐지해 구성원이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매월 또는 분기에 한 번 모든 임직원이 조직별로 한 공간에 모여 ‘프로액티브 콘서트’도 개최한다. 회사 실적을 공유하는 사내 기업공개 형태를 유지하면서 임직원이 소통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는 각 조직에서 자율적으로 토론 주제를 정해 운영한다. 콘서트는 대면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사 임직원 참여를 통해 공감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타 부문 임원과 팀 간 매칭을 통해 무작위로 정해지는 자유로운 점심 식사 프로그램인 ‘우연한 소통’을 통해 직급, 부서 간 이해의 폭도 넓히고 있다.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타 부문 임원과의 점심 식사를 통해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며 협력, 인적 교류, 생각 교류 등 사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아이디어 제안 문화를 조성하고 우수한 아이디어가 실행될 수 있도록 사내 아이디어 제안 사업인 ‘프로액티브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액티브 스튜디오 웹사이트 플랫폼에서 본인의 업무 영역과 회사 생활뿐 아니라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신사업 아이디어도 자유롭게 개진해 다른 직원들의 평가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2018년부터는 우수한 아이디어의 제안자가 직접 실행조직을 구성해 운영하는 ‘프로액티브 랩’을 신설해 혁신이 실현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1호 사내 벤처로 설립돼 분사한 아파트 이웃 기반 차량 공유 서비스 ‘타운카’가 2021년에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수출 대상국 30개 목표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은 겁니다. 더 늘어날 겁니다.” 24일 서울 송파구 LIG넥스원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신익현 대표는 전날 열린 LIG 글로벌 데이에서 밝힌 수출 대상국 확대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LIG넥스원은 현재 11개인 무기 수출국 수를 2030년까지 30개국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 대표는 “비궁, 신궁, 천궁 등 ‘궁(弓)’ 시리즈가 많이 수출됐다”며 “2∼3년 전부터는 방어 무기체계인 천궁 수요가 크게 늘며 수익 창출의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신 대표는 공군사관학교 32기 출신으로 2010년 공군 제8전투비행단장, 2013년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처장을 지낸 뒤 2017년 LIG넥스원에 합류했다. 신 대표는 한국 최초 생산 전투기 제공호를 주로 조종한 베테랑 조종사로 전투기 비행시간이 3474시간에 이른다.● “무인화 시대 대비해 연구개발 강화”신 대표는 LIG넥스원의 효자 상품인 궁 시리즈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궁 시리즈는 소련 해체 당시 국가 전략 차원에서 들여온 미사일 기술 일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휴대용 대공 미사일 신궁이 처음 개발됐다. 신 대표는 “완전한 독자 기술로 재탄생한 것이 궁 시리즈”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 가능성이 큰 대함 유도 미사일 비궁은 다른 경쟁 제품보다 요격 기술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중반 미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업무협약을 맺고 비궁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사태가 벌어져 미국은 국방 예산을 감축했고 개발에서 발을 뺐다. 한국은 국방과학연구소와 LIG넥스원을 중심으로 개발을 이어갔고 결국 비궁을 최종 개발했다. 신 대표는 “비궁의 경우 표적을 정하면 발사 후 자동으로 추적해 요격하는 미사일”이라며 “미국이 첨단 무기 제작에 공을 들이며 재래식 무기 개발에 손을 놓고 있을 때 만들어졌다”고 했다. 신 대표는 “미래 전장(戰場)은 갈수록 무인화될 것”이라며 “K방산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결국 첨단 무기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LIG넥스원은 무인화 전력체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진행 중인 무기체계 포트폴리오만 1000여 개다. 수중부터 우주까지 거의 모든 무기체계에 발을 담그며 영역을 넓힌 결과다. 신 대표는 “LIG넥스원의 기술의 폭은 매우 넓다”며 “무기체계의 무인화 전환도 상대적으로 쉽다”고 강조했다. 또 “방산 기업 중 드물게 회사 인력 4746명 중 연구개발 인력이 60%를 넘을 만큼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최근 LIG넥스원이 체계 개발 사업을 맡게 된 무인수상정과 드론 무기체계 사업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무인수상정을 규격화·표준화 형태로 제작했다. 그 결과 기관총 등 화기를 달거나 감시·정찰 장비를 부착하기 쉽다. 최근 사업 수주에 성공한 중형급 무인기 사업도 이런 확장성을 고려해 개발 중이다. 신 대표는 “무인수상정은 무인화 전력화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LIG넥스원의 넓은 사업 영역이 이러한 무인화 무기체계 개발에 효과를 톡톡히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기업의 원팀 협업 중요” 신 대표는 첨단 무기 개발을 위해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은 기업 한 곳이 담당하기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원(ONE)팀’을 조성해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5세대 전투기 F-22를 개발했을 때처럼 정부가 전자, 레이더, 통신 등 해당 전문 분야 연구소와 기업 등을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신 대표는 K방산에 LIG넥스원의 기여가 적지 않다고 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창립된 1970년부터 금성정밀로 시작해 지금까지 단일 기업으로 인수합병 없이 방산을 영위하는 기업은 LIG넥스원이 유일하다. 신 대표는 “매출 100%를 방산에서 올린다. LIG넥스원이 방산에만 집중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가파른 수출 성장 뒤에는 구본상 LIG 회장의 노력이 컸다고도 했다. 그는 “구 회장이 2013년 인도네시아 해외사무소를 연 뒤 수년간 적자를 거듭할 때 주위의 비난을 버텨 냈다”며 “이후 끊임없이 해외 진출을 시도해 지금과 같은 수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구 회장이 직접 중동의 주요 인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수출을 이끌고 있다고도 했다. 5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방한 당시 여러 국내 재벌 총수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에서 구 회장이 대통령 옆자리를 차지한 일은 유명하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두산에너빌리티는 윤석열 대통령 체코 공식 방문 기간 중인 20일(현지 시간) 체코 플젠에 위치한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에서 ‘한국·체코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협약식은 한국이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분야 협력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이날 협약식에는 윤 대통령,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체코 페트르 피알라 총리, 요젭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 대니얼 베네쉬 체코전력공사 사장 등 양국 정부와 원전산업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과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도 자리했다.이날 두산스코다파워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박정원 회장 안내로 두산스코다파워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페트르 피알라 총리와 함께 두산스코다파워가 제작한 터빈 블레이드에 기념 서명을 했다. 이 터빈 블레이드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 공급될 제품과 동일 모델이다.특히 이번 협약식에서는 총 5건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이 가운데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와 체코 원전 증기터빈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터빈 전문 제조사로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증기터빈을 생산한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두산스코다파워가 증기터빈을 공급할 예정이다.박지원 회장은 “대통령과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 덕분에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힘든 경쟁을 뚫고 이렇게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추가 수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원전 사업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원전산업 생태계와 지역경제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예전과 비교하면 원전 일감 늘어나는 걸 피부로 느낍니다.” 원자력발전소 두뇌에 해당하는 계측 제어 시스템 등을 만드는 기업 리얼게인의 올해 매출액은 탈원전 기간인 2017년과 비교해 15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탈원전 기간 묶여 있던 원전 일감이 최근 한꺼번에 몰리면서다. 이 회사 매출의 90%는 원전과 관련돼 있다. 이 때문에 탈원전 기간에 원전 일감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아 공장 가동을 아예 중단시키기도 했다. 일감이 없던 시기에도 회사는 원전 보안 부문 기술 개발에 투자했다. 2022년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면서 그 투자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기덕 리얼게인 부장은 “원전 보안이 중요해지면서 어쩌면 무모할 수 있었던 투자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원전 협력업체는 원전 수주 이후 3, 4년 뒤에야 일감을 받는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체코 원전 수주 등이 업계에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원전 매출 첫 30조 원 돌파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전 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울 3·4호기 건설 허가가 나고 체코 원전 건설의 정식 계약이 가시화되면서 원전 부품업체들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이미 신한울 3·4호기 일감을 받은 곳도 많다. 이른바 원전 낙수효과가 협력·부품업체에도 스며들기 시작한 셈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원전 부품 기업 삼홍기계도 지난해부터 일감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업체를 누르고 2000만 유로(약 295억 원) 규모의 국제핵융합실험로 일감을 따낸 데 이어 같은 사업에서 올해 40억 원 규모 사업을 추가로 수주했다. 삼홍기계는 연말까지 핵융합과 원전 분야에서 약 800억 원 규모의 추가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김홍범 대표는 “신한울 3·4호기와 체코 원전이 원전 업계를 살리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원전 업계에 부는 훈풍은 국내 원전 설비 수출 규모로도 증명되고 있다. 산업부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원전 설비 수출 규모는 4조100억 원이다. 직전 5년인 2017∼2021년(5904억 원)의 7배 가까운 실적이다.원전 산업 전체 매출액도 상승세다. 지난해 원전 산업 매출은 32조1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돼 2022년(25조4000억 원)보다 26.3% 늘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발전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기관을 제외한 원전 민간 분야 투자 규모도 지난해 4880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원전 산업이 활성화된 것은 기존 원전의 계속 운영 등으로 정비 수요가 늘고,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일감이 본격적으로 풀렸기 때문이다. 원전 일감은 올해 공급 목표 3조3000억 원 중 8월까지 59.7%인 1조9700억 원이 공급됐다.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일감이 970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산업부가 2022년 7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공식화하면서부터 상황이 반전돼 지난해 일감 규모는 479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공급된 일감만 4738억 원으로 지난해 공급분에 육박한다.● “정권 따라 원전 정책 바뀌지 말아야”원전 업계는 한국이 원전 르네상스를 주도하기 위해선 정권에 따라 원전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력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는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동시에 키우는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올 5월 공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에 따르면 2038년 국내 최대 전력 수요는 129.3GW(기가와트)다. 지난해(93.6GW)보다 38% 급증한 규모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기후에 따라 전력량이 급변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쉽지 않다. 원전이 이를 보완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인 태양광·풍력 발전과 원전을 함께 늘려 2038년까지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전기 중 70% 이상을 ‘무탄소 전기’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11차 전기본 실무안에 따르면 주요 무탄소 전원인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030년에 각각 31.8%, 21.6%를 차지하고, 2038년에 35.6%, 32.9%로 높아진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탄소 중립 목표가 분명한 만큼 화석 연료는 장기적으로 사라질 예정이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동반 성장하며 채워야 한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삼성중공업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가스에너지 전시회 ‘가스텍 2024’에서 세계 최초로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 설비의 개념 설계를 미국 선급협회(ABS)로부터 인증받았다고 19일 밝혔다.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 설비는 해상 부유체에 설치해 탄소 배출과 건조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설비로 평가받는다. 삼성중공업은 이외에 이번 가스텍 2024에서 유럽연합(EU) 선사들로부터 신개념 이산화탄소 저장 설비, 93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급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 차세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개념 설계도 인증받았다. 또 독일 만-에너지 솔루션(MAN-ES)과는 암모니아 엔진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조선해양업 미래는 친환경 에너지의 효율적 생산과 경제적 운송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가치사슬에 달렸다”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화오션은 3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이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이날 입항 행사에는 극동 미 해군해상수송사령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거제시 등 양국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입항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시라함은 약 4만 t급으로 해상에서 탄약, 식량, 수리 부품, 연료 등을 다른 함정에 보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서 약 3개월간의 함정 정비 작업을 마친 뒤 미 해군 측에 함정을 인도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앞서 미 정부와 함정정비협약(MSRA)를 맺고 군수지원함 창정비 사업을 지난달 29일 수주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미국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외에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한화오션이 건조·수출한 함정을 중심으로 창정비 및 성능 개량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HD현대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이 중저압차단기 지능형 공장을 설립해 배전기기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3일 충북 청주센트럴밸리에 있는 신공장 부지에서 중저압차단기를 생산하는 신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김영환 충북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 등이 참석했다. 권 회장은 “신공장은 첨단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이 융합된 세계 최고 수준의 배전기기 생산기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신공장은 최신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지능형 공장으로 내년 10월 준공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능형 공장을 통해 생산라인과 물류를 자동화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수요 예측부터 자재 완성품 입출고 관리 등의 공급망 관리를 추진한다. 특히 이번 중저압차단기는 송전된 전력을 배분·공급하는 배전기기 중 하나다. 전력 부하 발생 시 추가 전력 유입을 차단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신공장 설립으로 2030년까지 중저압차단기 생산 능력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30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AI 기술 확산 등에 따른 데이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력 관련 기반시설 투자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9월 폴란드를 시작으로 미국과 필리핀, 호주 등에서 대규모 방산 전시회가 잇따라 열린다. 특히 이번 방산 전시회 개최 국가는 한국산 무기 수입을 확정했거나 확대할 가능성이 큰 곳들이다. 방산업계는 국가별 전시회 특성을 살려 주력 무기를 전시하는 등 유럽과 북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방산 수출길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29일 방위산업진흥회와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 달 3일부터 4일간 폴란드 중남부 도시 키엘체에서 유럽 3대 방산 전시회인 MSPO가 개최된다. 폴란드 대통령실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는 올해로 32회째다. 방산업계는 하반기 열리는 전시회 중 MSPO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폴란드는 한국산 무기 최대 수입국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비해 군수 물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 올해 MSPO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은 총 27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현대로템, 기아, 한국항공우주(KAI), SNT다이내믹스, 풍산 등이다. 전시 품목도 다양하다.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최초로 선보인다. 한화 방산 계열은 대구급 신형 호위함(FFX-II)을 비롯해 국산 기술로 처음 개발한 3000t급 중형 잠수함(FFX-II)을 전시한다. KAI는 한국 주력 전투기인 KF-21과 FA-50 등을 내놓고 SNT다이내믹스는 궤도차량형 변속기와 화력장비 등을 공개한다. 최근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호주는 빅토리아주에서 지상 방산 최대 규모 전시회인 랜드 포스를 같은 달 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한다. 한화디펜스 호주법인이 자주포 K9과 장갑차, 무인차량을 선보이며 전시회를 통해 추가 수주에 나선다. 한화시스템도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등 군 전술통신 체계 등을 선보인다. 연합정밀은 군수품에 들어가는 커넥터와 전선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47조 원을 들여 군 전력 3차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인 필리핀은 마닐라에서 9월 25∼27일 ADAS를 개최한다. ADA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최대 방산 전시회로 2년에 한 번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필리핀의 잠수함·함정 구축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잠수함을 전시회 주력 모델로 내놓는다. 국내 방산업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미국도 워싱턴 DC에서 10월 14일부터 3일간 육군 최대 규모 전시회인 AUSA를 개최한다. 이번 미국 전시회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과 천무 등을, 풍산이 탄약류를 전시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미국 내에서 급격히 커지고 있는 재래식 무기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군사비 지출 규모는 2015년 1조9099억 달러에서 2019년 2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2조3936억 달러(약 3200조 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방산업체에도 수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MSPO나 AUSA 등 주요 방산 전시회는 첨단 무기 체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방산업체는 그에 맞춰 개발 방향성을 짤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GS칼텍스는 올해 한국에너지재단과 함께 2024년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 대상 1900가구를 모집한다.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은 한국에너지재단이 국고보조금으로 추진 중이며 GS칼텍스가 지난해 민간기업 최초로 참여해 100억 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는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한 여수·순천·광양 지역 개인에게 GS칼텍스 참사람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 참사람상 수상자로 파도에 휩쓸린 70대를 구조한 순천시청 유도선수 양서우 씨 등 5명을 선정했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과 사회공헌을 연계해 갯벌 가치를 알리는 갯벌 생태계 보존 캠페인과 탄소 저감 봉사활동도 진행 중이다. 올 4월부터 갯벌 생태계를 보존하는 ‘한평生 갯벌기부 : 착한 알박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한 사람이 갯벌 1평을 사고 평생 소유하는 사업이다. 갯벌에 염생식물을 심는 등 사유지 갯벌 난개발을 막는 취지다. 이 밖에 아동·청소년 자아 성장과 사회성 향상을 돕기 위한 집단예술치유 프로그램인 마음톡톡을 2013년에 시작했다. 마음톡톡 예술치유 프로그램의 특징은 미술, 연극, 무용동작, 음악 등을 통합적으로 활용해 아동·청소년의 자존감과 사회성을 향상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아동·청소년 2만5000여 명이 참여했다. 또 GS 임직원 기부 프로그램 일환으로 근로자 1000여 명이 1억 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재활용 소재로 만든 접이식 각도 조절 책상 1000여 개를 농어촌 지역 학교에 기부하기도 했다. 1500억 원을 들여 전남 여수시에 여수문화예술공원 GS칼텍스 예울마루도 조성했다. 예울마루는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여수시 망마산과 장도 일원 약 70만 ㎡ 부지 위에 조성한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HD현대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HD현대가 추진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HD현대1%나눔재단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HD현대1%나눔재단은 2011년 HD현대오일뱅크에서 국내 대기업 최초로 급여의 1%를 기부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2020년에는 HD현대 전 계열사 임직원으로 급여 나눔 범위를 확대했다. 또 HD현대1%나눔재단은 HD현대가 영위하는 사업과 개별 사회공헌사업을 연계해 소외계층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HD현대 건설기계 부문과 연계해 대규모 사고나 천재지변 발생 시 피해 복구를 지원하는 HD119를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HD현대는 지난해 2월 튀르키예 강진, 4월 강릉 산불, 7월 국내 수해 지역에 굴착기와 성금을 보내 이재민들을 도왔다. 이와 함께 HD현대1%나눔재단은 HD현대오일뱅크와 연계해 진행하는 사랑의 난방유 사업을 통해 매년 취약계층과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을 후원하고 있다. HD현대는 올해 3월 20, 30대 직원들이 주축이 된 HD현대 MZ봉사단을 출범시켰다. MZ봉사단 30명은 전문 성우로부터 교육을 받은 후 동화책을 직접 낭독해 오디오북을 완성, 다문화가정에 전달했다. HD현대1%나눔재단은 오디오북 제작을 위한 비용 전반을 지원했다. 또 성남에 있는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 기부 무인 단말기를 설치해 HD현대 임직원들의 사회공헌 활동 참여율도 높이고 있다. 기부 무인 단말기는 사원증을 접촉하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모금 시스템이다. 기부 무인 단말기는 매달 장애인·가정·보훈 등 주제별로 나눔 사업을 표시하고 임직원들의 접촉 수에 비례해 각 사업에 모금액을 전달한다. 지난해 말에는 나눔플리마켓 행사를 열고 취약계층을 지원했다. 플리마켓에는 홀트아동복지회, 신이어마켓, 굿윌스토어, 성남한마음복지관, 호매실장애인종합복지관 등이 참여했다. 선박 건조 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 유가족을 위해 올해 HD현대희망재단도 설립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과 HD현대 그룹사들은 재단 설립을 위한 기금을 냈다. 재단은 향후 중대재해 피해 유가족의 대학생 자녀를 위한 학자금 지원 사업을 주로 전개할 예정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