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5년새 650곳 사라져…‘몸집 줄이기’ 속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9일 0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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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2014년 7590곳에서 올해 6920곳으로
시중은행들, 연말·연초 맞아 영업점 통폐합 나서
'인력 감축' 차원 희망퇴직 시행도 잇따라

은행들이 연말·연초를 맞아 지점 수를 줄이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까진 이자수익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일궈내는게 가능했지만, 내년에는 초저금리와 초강력 대출 규제의 여파로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깊어지면서 비용 절감이 절실해진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미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 활성화로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는 은행 점포가 내년 이후부터 빠르게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5년새 은행 점포 수는 650곳 넘게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점포 및 인원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 2014년 3분기 7589곳이었던 은행 점포 수는 지난 2분기 6931곳으로 658곳 줄었다. 1년마다 평균 130여곳씩 사라진 것이다. 최근 통계 확인이 가능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3분기 기준으로는 6922곳으로 집계돼 올들어서만 31곳이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들은 내년 초까지 추가 점포 통폐합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KB국민은행은 내년 1월 모두 37개 점포를 통폐합한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30일 16곳, 내달 18곳 등 34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한다. 신한은행도 이달과 내년 2월까지 모두 7곳을 없애고, 우리은행도 내년 1월 3곳을 통폐합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은행 점포 수는 6840여개로 축소될 전망이다. 국내 출장소나 국외 지점 등을 제외하고 국내 지점만 따질 경우 3분기 기준 5680곳에서 5600여곳로 줄어들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위기감이 크다”며 “점포 감축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금융 소외계층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금융당국의 입김으로 은행들이 점포 수 감축 속도를 조절해 왔지만, 내년에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은행권 수익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경제·금융 전망’에 따르면 내년 국내 은행의 대손비용 상승 등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 초반으로 하락하고 순이자마진도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연은 “자산성장률 둔화와 기업여신 경쟁 심화로 이자이익 관련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환경을 둘러싼 어두운 전망 속 희망퇴직도 줄이어 시행되고 있다. 점포 수 축소와 함께 인력 감축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NH농협은행은 만 56세 직원,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심의를 통해 확정된 명예퇴직자는 370명으로 오는 31일 떠난다. 하나은행도 임금피크제 진입 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퇴직과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하고 18일까지 신청자를 받았다. 퇴직 예정일은 31일이다. 올 상반기 퇴직자 규모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300명 안팎의 직원들이 짐을 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심의를 진행 중이다. 민영화 이후 특별퇴직금이 대폭 올라갔던 2017년에는 1011명이 퇴직했고, 지난해에는 160명이 은행을 나갔다. 올해 퇴직자 규모는 내년 1월께 정해질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내년 1월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노조 지도부 구성이 진행되고 있는 국민은행도 내년 1월께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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