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면접엔 정답 없어… 자기만의 논리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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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니어 사원 4명… 취준생들과 도시락 토크

현대자동차 2∼4년차 사원들(왼쪽 네 명)과 취업준비생들이 18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앞서 회의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취업 준비와 회사 생활에 대해 질의응답을 한 뒤 건물에 전시된 자동차를 둘러봤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현대자동차 2∼4년차 사원들(왼쪽 네 명)과 취업준비생들이 18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앞서 회의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취업 준비와 회사 생활에 대해 질의응답을 한 뒤 건물에 전시된 자동차를 둘러봤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저는 지원 당시 서울의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영어 점수는 없다시피 했어요. 남들과 비교해 보면 부끄러운 스펙을 갖고 있었지요. 하지만 자기소개서에 제가 힘들었던 것들을 극복하면서 느낀 것들을 진실성 있게 적어서 선발된 것 같아요. 스펙,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이범석 현대자동차 중대형PM센터 연구원·28·충북대 기계공학과 졸업)

18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현대모터스튜디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 2.0’에서 1∼3년 전에 현대차에 입사한 주니어 사원 4명이 취업준비생 10명을 만나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2013, 2014년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점심을 먹으며 조언을 듣는 도시락토크가 진행됐지만 올해 재개된 도시락토크는 최근 입사한 취업 선배들로부터 생생한 경험담을 듣는 형태로 바뀌었다.

첫 도시락토크 2.0에는 현대차에 지난해 입사한 이 연구원과 이민규 환경차시스템제어개발팀 연구원(26·서강대 기계공학과 졸업), 2013년 입사한 김한솔 국내판매전략팀 사원(31·중앙대 광고홍보학과 졸업)과 이극준 아산엔진생산관리부 사원(28·서울과학기술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졸업)이 참석했다.

○ 스펙보다 자신의 강점 내보여야


취업준비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스펙’이었다. 특히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이들은 자신의 부족한 스펙이 낙방의 원인이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이범석 연구원은 단호히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고교 졸업 직후 형편이 넉넉지 않아 대학에 가지 않고 태권도장 및 이삿짐센터 근무, 일용직,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지냈다. 고교 졸업장만 쥔 20대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차가웠다. 23세에 군대에서 전역하자마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러 지방의 대학에 입학했고,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벌었다. 이 연구원은 “살면서 힘들었던 점, 서러웠던 점, 어떻게 열심히 살았고 앞으로 이런 열정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걸 자기소개서에 적었고 결국 통과됐다”고 말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파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김 사원은 “입사 재수를 했는데 두 번째 지원하면서 ‘회사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가 인턴 선발 당시 제시한 과제, 경력직 채용 공고 등을 보면서 회사가 고민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유추했고, 이를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적었다”며 “특히 회사의 고민을 내가 가진 능력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자기소개서에 적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원들은 “현대차는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따지고, 비중 있게 평가한다. 다른 어느 기업에 지원할 때보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면접에 정답 없어…논리와 창의력 중요

면접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4명의 현대차 사원들은 우선 1∼3년 전 면접 당시 받았던 질문들을 기억해 냈다. △원래 어머님 생신이라서 같이 여행가기로 했는데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 어떻게 할 거냐 △현대차의 매출액이 얼마인가 △실리를 따지냐 명분을 따지냐 △편의를 위해 도덕적인 양심을 버린 적이 있느냐 △존경하는 인물 △자신의 장점과 단점 등이 복기됐다.

이민규 연구원은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닌 만큼 스스로 논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우리나라 출산율이 얼마인가’라고 하면 한 해 결혼(비율) 등을 따져보면서 논리적으로 답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대학을 졸업한 한 취업준비생(23)이 “저는 남들에 비해 창의력이 높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놓자 김 사원은 “조직엔 창의적인 사람뿐 아니라 창의성을 실행할 사람 등 여러 사람이 필요하다. 창의성이 부족한 대신 논리력이 높다면 그걸 어필하라”고 조언했다.

이극준 사원은 “너무 회사와 사회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지 말라”며 “회사는 여러분을 뽑을 때 여러분이 ‘어떤 (특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며 조직의 색깔을 받아들이고 융화시킬 수 있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청년 구직자들이 현대차 주니어 사원들과 나눈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5월에는 SK텔레콤 주니어 사원들과 도시락토크 2.0을 진행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현대차#면접#취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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