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듯말듯한 ‘스몰 명품’ 조용한 돌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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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랑-보테가베네타-델보… 희소성 높아 서울 강남서 인기
2014년 매출 20%대 급성장

생로랑(왼쪽)과 보테가베네타의 제품.
생로랑(왼쪽)과 보테가베네타의 제품.
대중에게 생소한 ‘작은 명품’ 브랜드들이 조용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적인 매장 수나 매출은 루이뷔통 같은 대규모 브랜드에 비해 20% 미만 수준이지만 희소성을 앞세워 주로 서울 강남권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7일 주요 명품 브랜드 한국지사들의 감사보고서 및 국내 백화점 매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 소비자들은 소비침체에도 불구하고 명품에는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펜디코리아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한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델보’ 등 매출 1000억 원 미만의 규모가 작은 ‘스몰 브랜드’ 돌풍이 국내에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중에게 생소하고 △매장이 서울 강남권에 한정돼 있으며 △역사가 오래된 명품이라는 것.

이탈리아 가죽 브랜드로 알려진 보테가베네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747억2500만 원에서 915억7600만 원으로 22.6% 올랐다. 영업이익도 50억2300만 원으로 2013년(44억5700만 원)보다 12.7% 늘었다.

2012년 브랜드 이름을 ‘입생로랑’에서 ‘생로랑’으로 바꾸고 제품부터 매장까지 싹 다 바꾼 입생로랑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6.8% 늘었다. 생로랑은 글로벌 매출도 전년보다 26.9% 급증했다. 스포츠의류 EXR코리아가 설립한 수입회사 리앤한이 2013년 국내에 선보인 벨기에 핸드백 브랜드 ‘델보’도 백화점 매장의 한 달 매출이 6억 원에 이른다. 1년 전보다 두 배 높은 액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희소성이라는 명품의 기본 요소에 충실한 브랜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몰 브랜드’의 돌풍은 세계적이다. 고급 소재로 알려진 ‘로로 피아나’나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의 인기가 대표적이다. 반면 루이뷔통, 샤넬, 구치 등 전통적인 대형 명품 브랜드는 지난해 국내 성장률(전년 대비)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다소 정체된 상황이다. 국내 A백화점에 따르면 이 백화점에서 루이뷔통 6.8%, 샤넬 1.2%, 구치 0% 등 저조한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이 브랜드들은 2013년에는 이 백화점에서 각각 27%, 5.0%, 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2012년 루이뷔통코리아가 실적 공개 등에 부담을 느껴 유한회사로 전환한 데 이어 구치코리아도 지난해 말 유한회사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샤넬코리아도 유한회사라 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다.

구치코리아 측은 “지난해 내부 회계기준 소매점 매출이 1633억 원으로 전년보다 1% 안팎으로 상승했다”며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유한회사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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