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김현수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김현수 기자 공유하기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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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다시 하락…월가 “연준 속도조절은 희망일 뿐”‘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그렇게 쉽게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 같은 전문가들의 경고를 받아들인 듯, 일제히 하락했다. 이틀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던 다우존스30산업 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14% 내려간 3만273.87로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20% 하락,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25% 떨어졌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심각한 경기침체 우려 속에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에서 정책을 변화하는 ‘피봇’이 빨리 올 수 있다는 기대 속에 랠리를 이어갔다. S&P 500은 월, 화 이틀 동안 5.7% 상승했는데,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이틀간의 상승률이었다. 시장이 연준의 피봇에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영국과 호주 중앙은행이 심각한 금융위기에 급한불을 끄기 위해 매파적 행보에서 비둘기적 행보로 급선회했기 때문이었다. 영국은행은 영국 정부의 감세정책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 현상을 막기 위해 대규모 국채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돈줄을 조이던 영국은행이 사실상 돈을 풀겠다는 의미다. 호주 중앙은행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예상을 깨고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그쳤다. 부동산 폭락 등 시장 불안 속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을 향한 희망적 생각(Wishful Thinking)이 시장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희망적 생각은 생각일 뿐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에드 클리솔드 네드 데이비스 수석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경로가 명확해질 때까지 피봇에 들어갈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우리는 경제 지표에 의존한다. 경제지표가 우리가 봐야할 것을 보여주면 그때 (금리인상폭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지표가 그것을 보여주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 행보를 늦추기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데일리 총재는 “민첩함과 단호함은 함께 가야한다”며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한 싸움에 단호해야 하고, 이를 달성하는 방법에 있어 민첩해야 한다. 그래야 ‘(금리인상이) 너무 과도하거나 너무 모자라 일어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6 08:17
OPEC+ “하루 200만배럴 감산”… 러-사우디, 美와 ‘석유패권 전쟁’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축인 산유국 연합체 OPEC플러스(OPEC+)가 5일(현지 시간) 하루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에 달하는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을 추진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 고물가 속 달러 가치가 치솟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익 기반을 상실한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연합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는 겨울을 앞두고 세계에 ‘석유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3개국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이날 OPEC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장관 전체회의 직전 OPEC+ 주요국 장관들로 구성된 합동 장관 모니터링 위원회가 하루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감산하는 데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위원회의 합의 내용은 장관급 전체회의에 권고됐다. 이 경우 감산 폭이 2년 7개월 만에 최대가 된다. 40년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유가 안정에 사활을 걸어온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CNN은 미 백악관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백악관이 러시아와 사우디의 원유 감산을 ‘재앙(disaster)’ 국면으로 규정했다”며 재무부 등을 동원해 막판까지 OPEC+ 회원국에 감산에 반대하도록 로비력을 총동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OPEC+의 감산에 맞서 자국 전략비축유 방출 확대부터 휘발유 수출 금지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감산에 미국이 석유 수출 금지로 맞서는 ‘석유 패권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 세계는 고물가 장기화 속 경기 경착륙을 면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달러 초강세를 뜻하는 ‘킹 달러’로 더 비싼 값에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한국은 무역적자 폭이 더 커진다. 러 원유감산 공세에 美 석유수출 금지 검토… 유가 100달러 위협 러-사우디, 美와 ‘석유패권 전쟁’… 국제유가 이틀새 8% 뜀박질중간선거 앞 유가 잡으려던 美 비상… “백악관 공황” 모든 수단 동원 태세‘美 킹달러 vs 산유국 감산’ 충돌… 한국 물가불안-무역적자 악화 우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원유 감산을 추진하자 미국은 전략비축유 방출 확대부터 휘발유 수출 금지까지 가능한 모든 대응 카드를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11월 중간선거의 대형 악재이고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무력화될 수 있어 미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 고위 당국자는 CNN에 “유가 안정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며 백악관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CNN이 입수한 백악관이 재무부에 보낸 메모에는 현 상황이 ‘완전한 재앙(total disaster)’이라며 모든 수를 동원해 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유 감산에 이어 미국의 자국 석유 수출 금지까지 현실화되면 국제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이어져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 “원유 배럴당 100달러 다시 온다”국제유가는 OPEC플러스(OPEC+)의 감산 검토 소식이 전해진 2일 이후 이틀 동안 약 8% 가까이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지난달 30일 78달러에서 2거래일 뒤 86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장중 90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본다. 글로벌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브렌트유 가격이 향후 6개월 동안 배럴당 105달러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가뜩이나 고물가 고환율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한국에도 고유가 부담까지 얹혀지는 셈이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킹 달러’와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데다 무역적자에 악영향을 준다. 고물가 장기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 고착화로 이어져 다시 ‘킹 달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에너지부와 주요 석유업체에 ‘휘발유 및 경유 수출 금지’에 대한 영향 평가를 급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손 등 정유사들이 원유를 정제한 휘발유를 미국 내에서만 쓰도록 하면 미국 내 휘발유 값이 내려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석유업체들은 “휘발유 생산량 저하를 유도해 세계적인 공급 병목현상을 불러 오히려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비상시 쓰도록 돼 있는 전략비축유 방출을 하루 200만 배럴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 달러 vs 석유 패권 전쟁 당초 산유국 23개국 협의체인 OPEC+ 대면 회의는 내년이나 돼야 열릴 것으로 전망돼 왔다. 하지만 OPEC+는 1일 갑작스럽게 대면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 대한 강제 병합을 공식화하자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 원유 상한제 강화 등 대러시아 제재 방침을 밝힌 다음 날이다. 다분히 정치적 보복이 담긴 상징성을 계산한 회의라는 의미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이자 RBC 캐피털 마켓의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이어 석유 시장을 교란시키는 데 관심을 돌릴 것”이라며 “겨울로 접어들며 더 파괴적인 행동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은 서방의 러시아 원유 상한선 제재가 서방이 유가를 쥐고 흔들려는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봐 왔다. 원유 상한선 제재는 에너지 ‘소비자’가 힘을 합쳐 러시아 원유 값을 제한해 경제적 타격을 입히려 한 제재다. 이에 ‘생산자’들이 원유 가격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킹 달러’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프 큐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담당 수석은 “그 옛날 ‘석유 패권’이 돌아왔다”며 달러 가치를 높이는 미 연준과 석유 가치를 높이려는 산유국의 대결 국면으로 풀이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2022-10-06 03:00
바이든 연설 끝나자 회의장이 텅 비었다… “유엔총회는 죽었다” 비판[글로벌 현장을 가다]《“잠시 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이 있습니다. 우리 기자들이 어떻게 들어오면 되죠?”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미디어 데스크. 양복 재킷에 세르비아 국기 배지를 단 세르비아 남성이 황급히 들어왔다. 세르비아와 러시아 외교장관 회담을 취재할 자국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할 수 있도록 출입 동선을 물으러 온 것이다. 이날 유엔본부 안팎에선 주요국 정상, 장관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일정을 맞추느라 각국 외교 당국자들이 급하게 오갔다. 유엔 관계자는 “그나마 유엔총회가 끝나가고 있어 숨 쉴 틈이 생겼다”며 “일반토의 첫날, 둘째 날이 가장 바빴다”고 말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상은 주로 첫날 기조연설을 한다.》 3년 만에 완전한 대면 회의로 열린 제77회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외교의 슈퍼볼’이었다. 지난달 20∼26일 세계 정상 및 장관급 인사 157명이 이곳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각국 다자 및 양자 회담도 수백 건 이어졌다. 어느 때보다 정상 교류가 활발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유엔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과 개혁론이 힘을 받은 총회이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갈라진 세계를 체감할 수 있었다.바이든 연설 후 밖으로 우르르 유엔총회는 매년 9월 약 2주간 범(汎)지구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다. 각국 정상이 15분간 연설하는 일반토의 주간은 하이라이트다. 유엔 주재 각국 대사관은 자국 정상 연설 순번을 잘 뽑는 데 신경이 곤두선다. 1955년 이래 관행에 따라 브라질 정상이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다. 모두가 1번을 꺼릴 때 브라질이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미국 정상은 두 번째로 연설해왔다. 나머지는 온라인 선착순으로 정한다. 신청일이 되면 각국 대사관마다 긴장하며 ‘광클’(빠른 온라인 클릭에 몰두)한다고 한다.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 바로 다음 순번이 기피 대상 1호다. 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는 순간 객석에 있는 사람들이 우르르 나가버려 장내가 어수선해지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은 10번째여서 비교적 주목도가 높은 첫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 연설이 생중계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으로 일정이 밀리면서 올해는 둘째 날인 21일 7번째로 연설했다. 이날 오전 유엔총회 회의장은 이례적으로 3분의 2 이상 찼다. 보통 자신의 차례 30분∼1시간 전 회의장에 앉아 있다가 끝나면 퇴장하기 때문에 회의장이 텅 비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약 30분간 러시아를 규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연설을 마치자 객석에 있던 상당수 외교관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 순서인 에길스 레비츠 라트비아 대통령이 당황한 듯 뒤돌아서 의장석을 향해 무언가 말했다. 의장은 “여러분 앉아주세요”라고 당부해야 했다. 강대국 정상 연설 외에는 무관심한 유엔총회를 두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유엔총회는 죽었다”며 정상 기조연설이 해당국 언론에만 관심 있는 국내용 행사가 됐다고 비판했다. 각국 정상이 유엔총회 연설을 자국 정치에 활용할 뿐이지 실제 글로벌 협업이나 변화를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유엔총회는 외교의 ‘계기’로 전락하고, 양자·다자회담 같은 ‘부대 행사’가 메인이 됐다는 비판도 있다.美 국무장관 살인적 스케줄 올해 유엔총회 기간에 이런 부대행사들로 뉴욕시 전체가 ‘교통지옥’급 체증 몸살을 앓았다. 보안을 이유로 유엔본부를 중심으로 맨해튼 미드타운 동쪽과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곳은 통행이 막혀 걷는 게 빠를 정도였다. 행사마다 정상이나 장관 지각 사태도 속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일정은 뉴욕이 글로벌 외교의 장(場)임을 실감케 했다. 블링컨 장관은 18∼23일 뉴욕에서 한국 일본 중국 영국 카자흐스탄 레바논 예멘 아르메니아 터키 이집트 외교장관과 양자 및 다자 회담을 했다.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 장관급 회담, 태평양 장관회의, 아프가니스탄 여성 이코노믹포럼, 주요 7개국(G7) 만찬, 중앙아시아 5개국 장관회의도 있었다. 뉴욕 출신 블링컨 장관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광물파트너십 회담 등을 이어간 유서 깊은 팰리스호텔 앞 도로는 일반 차량 통행이 금지됐고 입구에는 보안검색대가 설치됐다. 롯데가 2015년 인수해 정식 이름은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이지만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에 팰리스호텔로 표기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일 장관회담이 열린 22일 저녁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해 본가가 있는 롱아일랜드 이스트햄턴으로 향했다가 하루 만에 뉴욕으로 돌아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부친상으로도 멈출 수 없는 외교 일정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한국도 윤 대통령 일정과 별개로 한일 외교장관 회의, 한미일 장관회의, 한미 스타트업서밋 같은 다양한 부대 행사가 있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윤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인들과 만나 한국 투자를 독려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일본 투자를 설파한 점도 눈에 띄었다.‘안보리 개혁’ 목소리 나왔지만… 지난달 26일 막을 내렸지만 유엔총회의 ‘외교 성적표’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러시아가 있다. 유엔본부에서 이뤄진 러시아와 세르비아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대외 문제를 사전 협의하겠다는 협정을 맺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려를 표했다. 한국 대사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세르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현 시점에서 누구도 러시아와 어떤 것도 서명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자 러시아 측이 미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유엔 무대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불린 정상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서방 주요국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 점령지 불법 병합 시도를 비판했다. 하지만 유엔에서 러시아 규탄은 그야말로 말뿐이었다. 거부권을 가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를 유엔 차원에서 제재할 방법은 없다. 지난달 말 미국이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병합 투표 강행을 규탄하는 유엔 차원 결의안을 상정했지만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되지 못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어서 유엔 창립 당시 상임이사국이 될 자격이 없었던 일본 독일을 이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올리고 싶어 한다. 반면 러시아는 그렇다면 인도 브라질도 상임이사국이 돼야 한다고 반격한다. 중국도 속내가 다르다. 결국 안보리 개혁은 그저 공치사에 불과하다는 것이 유엔 안팎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무능함을 그대로 드러낸 유엔이 그나마 이후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봉쇄해 막혔던 흑해 곡물 수출 길을 7월 다시 여는 데 한몫했고,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가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사찰을 실행해 핵 재난 우려를 차단한 것 등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유엔의 실패는 국가 간 갈등이 심각해서다. 유엔을 괴롭힌다고 달라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6 03:00
[뉴욕증시] 연준 속도조절 기대에 3% 급등…트위터 22%↑뉴욕증시가 3%가까이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계 경제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멈추는 피봇(정책전환)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예정대로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트위터 주가가 이날 22% 이상 뛰어 올랐다.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8% 오른 3만316.32로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1% 가까이 오른 3790.93을 기록했다. 트위터 주가 급등 등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3.3% 뛰어 올랐다. 특히 지난 주 3587.17까지 밀려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S&P 500은 이번 주들어 이틀 동안 5.7% 상승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이틀간의 상승률이다.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한 것은 반발매수세와 더불어 연준의 피봇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P 500은 9월에만 9% 하락했고, 연준 최고점 대비 25%까지 낙폭이 확대됐었다. 게다가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주 12년 만에 4%를 돌파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하지만 영국이 감세정책을 일부 철회하며 글로벌 국채금리가 다시 진정됐고, 제2의 리먼 사태 우려를 빚은 크레디트스위스에 대한 불안감도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이날 3.6%대로 돌아와 거래 중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이날 12% 가량 상승했다. “가짜 계정이 많다”는 이유로 인수 철회를 밝히며 트위터와 법정 공방을 벌인 머스크 CEO가 돌연 원래대로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트위터 주가는 무려 22.24% 급등하기도 했다. 매수 주문이 폭주에 잠시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머스크는 이날 주당 54.20 달러에 트위터 인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법정 공방에서 패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경기 지표는 연일 침체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전날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채용공고 건수는 약 1005만3000건 건으로 전월보다 10%가량 감소했다. 시장은 이를 연준의 피봇이 가까워졌다고 판단 랠리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통을 감수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시장이 섣부른 기대에 희망을 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누버거 버먼의 홀리 뉴먼 크로프트 선임 자산 고문은 CNBC에 출연해 “사람들은 좋은 뉴스에 기대고 싶어하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겠다는 신호가 나와야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며 “이는 실제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때까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5 06:09
OPEC+ 감산 추진에 국제유가 5% 급등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대규모 감산 우려 속에 국제 유가가 올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5.2% 상승한 배럴당 8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4달러 이상 급증한 것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4.4% 오른 88.86달러에 거래를 마쳐 90달러에 육박한 수준을 보였다. OPEC+는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년 만에 대면회의를 열고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달러 강세 속에 국제 유가가 3분기(7∼9월)에만 25%가량 하락하자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루 100만 배럴 이상 감산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시 국제 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이 석 달 안에 세 자릿수로 올라가 향후 6개월 동안 배럴당 105달러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총괄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래된 ‘석유 질서’가 돌아왔다.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와 석유 시장을 지배하는 OPEC의 대결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5 03:00
“러시아 편드나”…머스크 ‘우크라전 중재안’에 비난 쇄도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러시아를 편드는 듯한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안을 트위터에 올려 우크라이나 등의 비난을 샀다. 머스크는 3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평화중재안’이라며 러시아가 실시한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병합 주민투표를 유엔 감시 아래 다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포기하는 한편 영원한 중립국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4년 러시아가 무력 점령에 이은 불법 주민투표로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가 원래 러시아 영토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중재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제안했다. 그가 내놓은 중재안은 러시아 주장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지 머스크’와 ‘러시아 지지 머스크’, 누가 더 마음에 드나”라는 설문조사를 트위터에 올렸다. 키타나스 나우세다 리트비아 대통령도 “머스크 씨, 누군가 당신의 테슬라 바퀴를 훔쳤을 때 투표가 훔친 사람을 법적인 바퀴 소유자로 만들지 못한다”고 비웃었다. 안드리이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머스크, 당신에 대한 내 외교적 반응은 ‘f×××’”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제공한 머스크에 감사하다면서도 “머스크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악명 높은 옛 흑백분리정책)인지, 넬슨 만델라인지’ 같은 투표”라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4 16:47
유엔 산하기구 “연준, 경솔한 도박”…금리인상 중단 촉구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킹 달러’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 속에 금리 인상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른바 연준 ‘피봇(정책전환)’설에 다시 힘이 실리는 것이다. 유엔 산하기구도 미 연준의 강력한 긴축적 통화정책이 개발도상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에 나섰다. ●UNCTAD “연준, 경솔한 도박”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미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책이 만든 경기침체 위기는 정책 철회로 바꿀 수 있다고도 밝혔다. 공급이 줄어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미 연준 등이 수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경제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미 연준이 1%포인트 올리면 3년 후 선진국 국내총생산(GDP)이 0.5%, 개도국 GDP가 0.8%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미 올해 들어 이뤄진 연준의 5연속 금리인상으로 개도국은 앞으로 3년간 총 3600억 달러(약 518조 원)의 GDP 감축을 겪게 될 것이라고 UNCTAD는 예상했다. UNCTAD는 “경기침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높은 금리에 의존해 물가를 내릴 수 있다는 (중앙은행들의) 믿음은 경솔한 도박”이라고 밝혔다. 레베카 그린스판 UNCTAD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경기침체의 벼랑 끝에서 물러설 시간이 아직은 있다”며 “(중앙은행들의) 현재 정책 방향은 특히 개도국들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 고통을 주고 세계를 글로벌 경기침체로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야데니 “연준 11월 이후 멈출 것” 금융위기 가능성이 대두되며 미국 내에서도 연준의 속도조절론이 다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채권자경단’이란 말을 만들어낸 유명한 시장 전문가 에드워드 야데니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지난달 30일 금융시장 혼란을 언급한 것에 주목한다며 “연준이 강달러,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다. 11월에 한 번만 더 금리를 올리고 이후에는 금융안정 문제가 우선 이슈가 되며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세계적 문제가 되고 있고, 역사상 ‘킹 달러’는 경제위기를 일으켰다는 것을 연준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경제위기는 앞서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연준의 금리인상이 이어진 후 처음으로 달러가치 상승과 금융시장 취약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파운드화 쇼크’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 시장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유동성 위기 논란을 빚고 있는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2007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제 2의 리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3일 CNBC에 “크레디트스위스의 재정건전성 악화는 ‘리먼 모먼트’는 아니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같은 사태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융 환경이 긴축되면서 시장 기능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문제”라고 전했다. 이날 미국 구매자제조업지수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돌아서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것도 한 피봇 전환에 대한 기대에 힘을 실었다. 경제에 좋지 않은 뉴스가 연준의 피봇에 대한 희망을 키우는 셈이다. 연준의 피봇(정책 전환)에 대한 희망 속에 이날 뉴욕 3대 증시는 2% 폭으로 급등했다. 다우존수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6% 상승한 2만9490.89로 장을 마쳐 2만9000선을 회복했다. 연중 최저치를 갱신하던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이날 2.59% 올라 다시 3600선을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이날 2.27%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4 14:10
美연준 금리인상 기조 바뀌나…고개드는 속도조절론10월 첫 거래일 뉴욕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며 오랜만에 웃었다.경기침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희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수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6% 상승한 2만9490.89로 장을 마쳐 2만9000선을 회복했다. 연중 최저치를 갱신하던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이날 2.59% 올라 다시 3600선을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이날 2.27%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 3대 증시는 최악의 9월을 보냈다. 다우지수는 9월 한 달간 8.8% 하락했고, S&P500지수는 9.3%, 나스닥지수는 10.5% 하락했다. 8월 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가계와 기업에 고통이 오더라도 긴축적 통화정책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힌 이후 연준의 피벗(정책변화)이 멀었다는 비관론이 시장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물가쇼크’가 이어지고, 영국이 감세정책과 적자 재정정책을 내놓는 바람에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 중국의 경기 둔화까지 현실화되며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대규모 감세정책을 결국 철회하면서 위험 요소 하나가 줄었다는 평가에 따라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상승하던 미 국채 금리가 이날 안정세로 돌아서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다시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 증시 반등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 지난 주 12년 만에 4%를 넘어섰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3.65%대로 떨어졌다. 전날 대비 하루 만에 0.15%포인트 가량 급락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어줬다. 구매관리자지수가 팬데믹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그만큼 제조업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의미로 경제에 좋지 않은 뉴스다. 하지만 경기침체 시그널이 커질 수록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셈이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 등 산유국협의체인 OPEC+의 대규모 감산 가능성에 5% 이상 폭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21% 오른 배럴당 83.63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89.82달러까지 올랐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4 07:23
킹달러 엎친데 유가상승 덮쳐, 유럽-아시아 고통 커진다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산유국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전 세계 공급량의 1% 수준을 줄이는 대규모 감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초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국제유가가 장중 3% 급등했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감산량이 하루 최대 150만 배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OPEC+는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3분기(7∼9월)에만 25%가량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을 대규모 감산 검토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자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런던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 모두 장중 3%까지 치솟았다. 석유 감산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이어질 경우 달러 가치 초강세 현상인 ‘킹달러’로 화폐 가치가 급락한 한국 등 아시아나 에너지 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는 유럽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경제위기 우려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이 미국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는 점도 국제 정세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러시아의 ‘오일머니’ 제재를 위해 증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있는 서방은 중동에 더 비싼 값을 주고 원유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OPEC+ 대규모 감산 검토“한달전 감산의 10배” 유가 3%↑물가상승→경기침체 악순환 가능성對러 원유 제재 무력화될 수도美선 “푸틴 밀착 사우디 제재를” 최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산유국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예견돼 왔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 한때 배럴당 123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78달러대로 급락했다. 3분기(7∼9월)에만 25% 떨어졌다. 지난달 OPEC+ 회의에서 하루 10만 배럴가량 소폭 감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글로벌투자은행인 JP모건은 산유국들이 유가를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이달 하루 5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5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대면으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전 세계 공급량의 1% 수준인 하루 100만 배럴 대규모 감산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 상승 쇼크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는 유가가 하락해 왔지만 ‘킹 달러’ 현상으로 인한 달러 가치 상승분을 고려할 경우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 아시아 등 다른 지역 국가들에는 여전히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원인이 돼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감산으로 인한 유가 급등은 고물가와 경기 둔화에 직면한 세계 경제에 더욱 고통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 대규모 감산 검토, 세계 경제 충격 우려 100만 배럴 감산 검토 보도가 나온 2일 오후 뉴욕상품거래소 11월 인도분 WTI는 장중 82달러를 넘어서는 등 전장 대비 3%가량 급등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의 11월분 브렌트유도 장중 3.31% 올랐다. 미국에 이어 각각 세계 2위, 3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OPEC+는 세계 하루 생산량인 1억 배럴의 약 40%를 차지한다. 유럽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 급격한 원유 감산은 국제유가 상승을 유도해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드 모야 오안다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여름 동안 경기 비관론 속에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이제 다시 유가 상승의 위험이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중동연구센터의 아델 하마이지아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더 오르고 이 때문에 유가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일부 국가의 경기 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러시아 원유 제재 무력화 가능성 OPEC+의 대규모 감산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지난달 초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전쟁 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유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G7이 정한 가격 이하로만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야 해상 운송이 가능하도록 해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 얻는 이익을 제한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산유국 감산으로 원유 값이 오르면 인위적으로 러시아 원유 가격만 제한하기 어려워진다. 중국, 인도 등이 러시아산 구매를 늘리는 등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3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 대한 불법 병합을 선언하자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제재 명단을 발표했다. OPEC+ 주요 인사인 알렉산드로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도 포함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월 사우디에 직접 증산 요청을 하고 미국 내 원유 비축량을 푸는 등 유가 안정에 정권의 명운을 걸어 왔다. 사우디가 러시아와 손잡고 대규모 감산에 나서는 것은 미국에 도전적인 행보로 읽힐 수 있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미 하원의원은 “사우디가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힘을 실어주고 미국을 기만하는 원유 감산에 나서면 미국은 사우디에 대한 항공부품 공급을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4 03:00
연말 성수기 앞두고…‘쇼핑 천국’ 美가려던 컨테이너선 60여 편 취소경기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해상 운임이 1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세계 최대 ‘쇼핑 천국’으로 꼽히는 미국의 소비 둔화와 재고 증가로 인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컨테이너선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월 3일~17일 2주 동안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 및 동부로 가려던 컨테이너선 총 60여 편 운항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유통업체의 재고 증가, 소비 둔화 속에 교역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10월 할로윈, 11월 추수감사절,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미국의 4분기(10~12월) 쇼핑 대목을 앞둔 9월, 10월은 해상 운송업계의 성수기로 꼽혀 왔다. 하지만 지난달 아시아와 미주를 잇는 태평양 횡단 운송량은 전년 대비 13% 줄었다. 이는 각각 컨테이너 8000개를 실을 수 있는 배 21척이 운항을 못한 것과 같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운송량이 줄면서 운임도 급락하고 있다. 지난달 아시아-미국 간 해상 운송 운임은 전년 대비 75% 가량 하락했다. 컨테이너선의 단기 운임 수준을 측정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22개월 만에 2000선을 붕괴했다. 올해 최고점이던 5100선과 비교하면 63% 가량 떨어진 것이다. 성수기에도 미국으로 가는 운송량이 급감한 것은 월마트, 홈디포 등 미국 유통업체들이 보유한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기업 나이키마저 최근 실적발표에서 재고량이 전년 대비 44%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의 재고 급증은 그만큼 소비자들이 고물가 속에 지갑을 닫고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중국의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미국 자체의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로 미국행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물류업체인 라즈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운송량이 줄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3 18:53
러시아-사우디 주축 OPEC+, 하루 100만 배럴 감산 검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산유국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1% 수준에 해당하는 대규모 감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2020년 3월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 전망에 국제 유가도 장중 약 3%가량 급등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및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달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OPEC+ 회의에서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이 검토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최대 감산량이 하루 150만 배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쟁 속에 급격한 원유 감산은 국제유가 상승을 유도해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원유 감산 나서는 러시아-사우디 최근 경기침체 우려 속에 국제유가 급락으로 OPEC+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예견돼 왔다. 브렌트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125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80달러 대로 하락했고, 서부텍사산원유(WTI)도 6월 배럴당 122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78달러 대로 급락했다. 3분기(7~9월)에만 23%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초 회의에서 단행한 하루 10만 배럴 가량 소폭 감산은 ‘예고편’으로 시장은 이달 하루 50만 배럴 감산이 가능하다고 예측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를 발표한 직후 OPEC 사무국이 2020년 3월 후 처음으로 대면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새 제재 명단에는 OPEC+의 주요 인사인 알렉산드로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도 포함돼 있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 속에서 노바크 부총리를 포함한 OPEC+ 대면 회의는 산유국들의 정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23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지지하고 있다는 기사에 2일 오후 뉴욕상품거래소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82달러를 넘어서는 등 전장 대비 약 3%가량 급등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의 11월 분 브렌트유도 장중 3.31% 오르기도 했다. ● 서방의 러시아 원유 제재 힘 잃나국제 유가 급등은 가뜩이나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이나 ‘킹 달러’로 화폐가치가 급락한 아시아에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해 경제위기 우려를 더욱 키울 전망이다. 특히 유가는 ‘달러 표시’ 기준으로 하락했지만 달러 가치 상승분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국을 제외한 유럽 아시아에는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이 사실상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는 점도 국제 정세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이달 초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전쟁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유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G7이 정한 가격 이하로만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야 해상 운송이 가능토록 해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서 얻는 이익을 제한하고, 주요국의 높은 물가 상승 압력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였다. 해상 운송 보험의 90%가 유럽 보험사에 가입돼 있다는 점을 무기로 ‘값비싼’ 러시아 원유 수송을 막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산유국 감산으로 원유 값이 오르면 중국, 인도 등이 러시아산 구매를 늘리는 등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로이터는 러시아 측이 100만 배럴 감산을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원유 비축량을 푸는 등 유가 안정에 정권의 명운을 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에 증산 요청을 했음에도 OPEC+가 대규모 감산에 나서는 것은 사우디가 미국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있는 서방은 중동에 더 비싼 값을 주고 원유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 둔화에 고군분투 중인 중국은 이미 러시아 에너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OPEC+의 대규모 감산 움직임에 미 백악관 측은 따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그들은 독립적인 조직이므로 그들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미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사우디가 푸틴에게 힘을 싣고 미국을 기만하는 원유 감산에 나선다면 미국은 사우디에 항공부품 공급을 막아야 한다. 사우디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에 나섰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3 13:39
“투자 철회-사업 축소” 대기업도 비상경영유례없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에 투자, 생산 등 기업 경영 활동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경영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LG는 지난달 29일 3년 만에 오프라인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 역시 지난달 26일 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경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SK는 이달 중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최악의 경기 침체 대비에 나서면서 투자 철회, 사업 축소 등 경영 계획 변경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주요 생산시설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잇달아 공시했다. ‘반도체 빙하기’를 맞닥뜨린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공장 증설을 보류한 데 이어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도 올 하반기(7∼12월) 매출 전망을 4월 전망치보다 약 30% 낮추는 등 경영 시나리오를 재설정하고 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내년 반도체 불황을 예상하며 투자 계획을 30%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애플도 신제품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날 주가가 4.9% 급락했다. 국내 산업 생산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국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2월(―17.5%)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전 산업 생산도 전월 대비 0.3% 감소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주요 대기업 경영진과 함께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삼성전자와 SK㈜,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재무 담당자가 참석하는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 금리 인상과 시장 불안으로 실물경제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24시간 국내외 경제 상황 점검 체계를 가동해 한 치 빈틈도 없이 대응해 달라”고 지시했다.“삼성, 반도체 매출 전망 30% 낮춰”… 정부, 기업 불러 ‘위기 점검’ 대기업마저 비상 경영8월 반도체 생산, 전월보다 14%↓… “3년전 반도체 겨울보다 재고 많아”현대오일뱅크-한화 신증설 철회… 한진, 제주호텔 팔아 950억 확보거시금융회의에 4대 그룹 등 참석… 尹 “정부 긴장감 갖고 적기에 조치” 글로벌 경제위기가 가시화하며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장기화되자 국내 대기업들까지 투자 계획을 잠정 보류하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 세계 경기가 둔화하며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반도체 수출이 둔화된 데다 8월 생산마저 13년 8개월 만에 전월 대비 14.2% 감소하는 ‘역대급’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반도체 ‘비상등’, 기업 투자 ‘보류’반도체 수요가 줄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 전망은 어둡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직원 간담회에서 하반기(7∼12월) 매출 전망을 상반기 전망치보다 30%가량 낮춰 잡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은 “내년에도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고 말했다. 쌓여 가는 재고도 골칫거리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말 DS 부문 재고자산 총액은 21조5079억 원으로 지난해 말(16조4551억 원)보다 30.7%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상반기 말 재고 자산이 11조8787억 원으로 지난해 말(8조9166억 원)보다 33.2% 늘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019년 ‘반도체 겨울’ 당시보다 더 많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에 활력을 넣어 줄 투자도 줄줄이 보류되는 상황이다. HD현대는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3600억 원 규모의 CDU(상압증류공정) 및 VDU(감압증류공정)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HD현대는 “투자 소요 비용의 상승 등으로 본투자 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향후 원자재 시장 전망에 대한 합리적 예측도 어렵다”고 투자 중단 이유를 밝혔다. 한화솔루션도 지난달 1600억 원 규모의 질산유도품(DNT)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으로 예상보다 원가가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산을 매각하고 회사채를 상환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한진그룹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는 8월 제주KAL호텔을 950억 원에 처분했다.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에쓰오일과 SK하이닉스 등도 최근 회사채를 상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 정부, 대기업 재무 담당자와 대책회의이처럼 기업들의 투자가 잇달아 보류되고 국내외 경제 여건이 빠른 속도로 악화하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3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정부부터 더욱 긴장감을 갖고 준비된 비상조치 계획에 따라 필요한 적기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는 윤 대통령과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외에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전자, ING은행, KB증권 등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거시경제학자 및 거시금융 전문가들이 주로 참석했던 1, 2차 회의와 달리 금융 변동성을 직접 체감하는 4대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참석한 점이 이목을 끌었다. 고환율로 인한 외화부채 이자 부담 확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 등으로 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빚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직접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민간 기업이 체감하는 현 경제 상황을 기업인들에게서 직접 들으려 한 것”이라며 “정부 당국의 조치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고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기업 관계자들에게 “기업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와 금융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여러 차례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2022-10-01 03:00
페북 첫 감원, 아마존 美콜센터 1곳 빼고 폐쇄… ‘경기침체 바로미터’ 나이키 재고 44% 급증“지금쯤 경기가 확실하게 안정되길 바랐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보수적으로 (경영) 계획을 세우겠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004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메타의 고속성장 시대는 끝났다”고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채용을 중단하고 조직 성과를 평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임직원을 감원하게 됐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는 달러화 초강세 현상인 ‘킹 달러’, 경기 둔화로 인한 중국 등 주요 소비시장 침체,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이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자 장기 호황을 누리던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향후 1년간 킹 달러로 아이폰 판매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이례적으로 낮췄다.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 기업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콜센터를 한 곳만 남긴 채 모두 닫고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글도 이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중단하기로 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의 회사 효율성 20% 제고 방침의 하나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경기 침체 전망이 점점 커지면서 구조조정 수위도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라는 의견이 많다.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0.6%로 1분기(1∼3월·―1.4%)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이론적으로는 경기 침체에 들어갔다. 경기 바로미터로 꼽히는 세계 최대 스포츠기업 나이키는 공급망 병목 현상 와중에도 재고가 넘쳐 이날 주가가 3.4% 급락했고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9% 가까이 떨어졌다. 나이키 자사 회계연도 1분기(6∼8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급락한 데다 재고가 44% 급증한 충격에 따른 것이다. 막대한 재고는 판매 부진뿐만 아니라 향후 ‘재고 떨이’용 할인으로 이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기 둔화도 심상치 않다.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수출이 부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상운임이 10%가량 내렸다. 중국 경기 둔화는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2022-10-01 03:00
美상원의원 “韓 전기차도 2025년까지 보조금 지급” 법안 발의북미산(産)이 아닌 한국산 전기차도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에 발의됐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민주당 소속 조지아주 래피얼 워녹 연방 상원의원은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조항을 2026년부터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미국을 위한 합리적인 전기차 법안’을 상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현대자동차가 55억 달러(약 7조9000억 원)를 투자해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곳이다. 워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현대차가 조지아주 공장 가동 전에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IRA 보조금 제한 조항을 유예하는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전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해 “IRA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의 우려 해소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워녹 의원은 이날 “조지아주 자동차 소비자와 자동차 업체가 세액 공제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전기차 세액 공제 제도를 최대한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며 “새 법안은 현대차 같은 조지아주 자동차 회사에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 지역 신문에 따르면 워녹 의원은 IRA 의회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져 11월 중간선거에서 경합을 벌일 공화당 후보자로부터 ‘조지아주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워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중간선거 이후에야 의회에서 심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국계 앤디 김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뉴저지)은 한국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한국 측) 메시지가 전해졌다. 그동안 많은 대화가 있었다”면서 “조지아주에서만 걱정하는 게 아니라 미 전역 여러 의원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10-01 03:00
‘페이스북, 창사 이래 첫 감원’ 미국 빅테크 기업, 긴축 시작“지금쯤 경기가 확실하게 안정되길 바랐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보수적으로 (경영) 계획을 세우겠다.” 29일(현지 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004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메타의 고속성장 시대는 끝났다”고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채용을 중단하고 조직성과를 평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임직원을 감원하게 됐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는 달러화 초강세 현상인 ‘킹 달러’, 경기 둔화로 인한 중국 등 주요 소비시장 침체,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비용 증가 등이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자 장기 호황을 누리던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향후 1년간 킹 달러로 아이폰 판매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이례적으로 낮췄다.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 기업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콜센터를 한 곳만 남긴 채 모두 닫고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글도 이날 클라우드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중단하기로 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의 회사 효율성 20% 제고 방침의 하나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경기 침체 전망이 점점 커지면서 구조조정 수위도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라는 의견이 많다.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0.6%로 1분기(-1.4%)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이론적으로는 경기 침체에 들어갔다. 경기 바로미터로 꼽히는 세계 최대 스포츠기업 나이키는 공급망 병목 현상 와중에도 재고가 넘쳐 이날 주가가 3.4% 급락했고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9% 가까이 떨어졌다. 나이키 자사 회계연도 1분기(6~8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급락한 데다 재고가 44% 급증한 충격에 따른 것이다. 막대한 재고는 판매 부진뿐만 아니라 향후 ‘재고 떨이’용 할인으로 이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기 둔화도 심상치 않다.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수출이 부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상운임이 10% 가량 내렸다. 중국 경기 둔화는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9월은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과 미국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주문이 몰렸지만 올해는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2022-09-30 15:38
“현대차에도 전기차 보조금” 美상원 의원 법안 발의미 상원에 북미산이 아닌 한국산 전기차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민주당)은 현행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을 2026년부터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을 위한 합리적인 전기차 법안’을 상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생산시설 건설을 위해 55억 달러(7조9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곳이다. 워녹 의원은 현대차가 2025년부터 조지아주 공장 가동 전에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IRA 보조금 지급 조항을 유예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워녹 의원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에 전기차 보조금 조항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워녹 의원은 “조지아주 자동차 소비자들과 자동차 업체들이 세액공제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를 최대한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며 “새 법안은 현대와 같은 조지아주 자동차 회사에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 지역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워녹 의원은 IRA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11월 중간선거에서 경쟁 중인 공화당 소속 후보자로부터 ‘조지아주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 찬성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워녹 의원은 경합주인 조지아주 상원 의원 선거 캠페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현대차 투자를 지키는 행보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해당 법안은 선거 후에야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계인 앤디 김 민주당 하원의원은 한국 언론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한국 측) 메시지가 전해졌다. 그간 많은 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IRA 문제를 논의했다며 “이는 좋은 신호”라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 문제는 여전히 최우선순위다. 어떤 방식으로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 취임 직후 바이든 대통령 방한해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을 두고 “미국 대통령이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 그렇게 빨리 방문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09-30 13:23
‘애플 쇼크’에 뉴욕 증시 급락…英 금융위기 불안도 여전 영국 중앙은행의 ‘응급처방’으로 진정됐던 금융시장이 다시 들썩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애플과 나이키 주가가 무너지며 뉴욕 증시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스탠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또다시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S&P 500 기업의 20% 가량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8.13포인트(1.54%) 떨어졌고, S&P 500 지수는 78.57포인트(2.11%)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314.13포인트(2.84%) 급락한 1만737.51에 장을 마쳤다. 전날까지만해도 영국 중앙은행(BOE)이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파운드화 쇼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다. 3대 뉴욕 증시 주가가 오르고, 날뛰던 국채 금리가 영국의 감세정책 발표 이전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즈 트러스 내각이 감세정책과 지출 확대정책을 통해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이날 밝히며 영국 발 부채위기 우려를 부채질했다. 크리스 터너 ING 수석 시장 담당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BOE의 개입으로 시장이 딱 12시간 잠잠해졌지만 그들은 명백하게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게다가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시총 1위 애플의 수요 부진도 시장에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수요 부진으로 신제품인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애플 주가는 4.9% 급락했다. 올 들어 경기 둔화에도 꿈쩍없이 잘나가던 애플이 흔들리면서 관련된 테크 기업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퀄컴 등도 줄줄이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나이키 주가도 이날 3.4% 가량 급락한데 이어 실적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9%가까이 하락 중이다. 나이키 자사 회계 1분기(6~8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급락한데다 재고가 44% 급증한 탓이 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거침없는 돈줄 죄기 행보가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시장을 비관론에 빠뜨렸다. 이날 미 노동부는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3000 건으로 5개월 만에 최저치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2022-09-30 09:08
위안화 역대 최저, 엔화도 추락… 돈 풀어 경기 살리려다 ‘부메랑’중국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28일(현지 시간)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일본 엔화는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에 환율이 일주일 전 달러당 140엔대까지 떨어졌지만 29일 한때 다시 145엔에 육박하는 등 가치 하락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파운드화 급락 쇼크’가 650억 파운드(약 101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매입을 시작한 영국 중앙은행(BOE)의 개입으로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 경제의 두 축인 중국 일본과 ‘파운드화 급락 쇼크’를 일으킨 영국의 공통점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의 금리 인상, 긴축 정책과 달리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를 늘리거나 저금리를 유지하려다 시장의 역풍을 맞았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때처럼 정부가 부채를 늘려 돈을 푸는 방식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시장의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 신호가 잇따르는 가운데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 수단이 제한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발 고통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케네스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행사에서 “내년 경기 침체는 확실히 온다”고 밝혔다.○ “달러당 7.3위안 돌파할 수도” 중국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28일(현지 시간) 한때 달러당 7.2647위안까지 올랐다. 역외시장 환율을 따로 구분해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역내시장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7.2521위안까지 치솟았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위안화 환율 상승에 베팅하지 말라”라며 개입하면서 29일 위안화 가치가 9일 만에 다소 반등했지만 시장은 위안화 가치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한 달 안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을 60% 정도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경기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아 수출·내수 둘 다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도 떨어졌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지난달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7.1%에 그쳤다. 매달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경기 부양 과정에서 빚이 늘어난 중국 지방정부들의 부채 위기가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계부채를 포함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 전체 부채 비율은 2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 비율이 234%에 달하는 일본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0%대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확장적 금융정책을 펼치고 있다. 과거 ‘아베노믹스’를 펴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금리를 올리면 이 빚의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0년 전 500조 엔(약 5000조 원)대였던 일본 국가채무는 올해 말 1026조 엔(약 1경1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일본 금융당국이 24년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 “빚내서 경기 부양 시대는 갔다” ‘파운드화 쇼크’는 영국 정부가 감세정책과 더불어 부채를 늘리는 확장 재정정책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영국 부채를 더 이상 용납하지 못하겠다며 투자자들이 국채 투매에 나섰고, 달러 가치가 급상승해 세계 통화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것이다. 크리스틴 포브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팬데믹 시기 정부가 돈을 풀어 경제를 지탱하던 시절이 완전히 갔다는 의미”라며 “시장이 더 이상의 ‘정부 부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에 영국이 첫 사례가 됐다고 분석했다. BOE가 국채 매입안을 내놨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해 결국 미 정부가 나서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리즈 트러스 내각에 감세정책을 재고하라는 압력을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이 11월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2022-09-30 03:00
英 중앙은행 개입에 ‘파운드 쇼크’ 진정…뉴욕증시 반등  영국중앙은행(BOE)이 금융시장 혼란은 진정시키기 위해 채권 매입에 나서면서 ‘파운드화 쇼크’ 후폭풍이 진정세를 찾았다. 6 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뉴욕 주요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고. 1%포인트 이상 급등했던 영국 국채 금리도 다시 1%포인트 하락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548.75 포인트(1.88%) 상승한 2만9683.74에 장을 마쳤다. 전날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71.75포인트(1.97%) 오른 3719.0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22.13포인트(2.05%) 올라 1만1051.64로 장을 마쳤다.하락을 이어가던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것은 BOE가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서 ‘국채 패닉 투매’를 진정시켰기 때문이다. BOE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국채를 매각하는 ‘양적긴축’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영국 정부의 감세정책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을 막기 위해 국채 매입으로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BOE는 다음 달 14일까지 장기 국채를 대규모 매입하고 양적 긴축 계획을 10월 말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BOE의 다급한 '응급 처치'에 역대 최저로 폭락했던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1.1% 상승했다. 영국의 감세정책 발표 이후 4.9%까지 치솟았던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9%대로 다시 1%포인트 급락했다. 12년 만에 4%를 돌파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3.7%대로 내려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하루에 0.256%포인트 하락한 것은 2009년 이후 최대폭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반등에 성공했지만 애플 주가는 아이폰14의 수요 부진에 따른 증산계획 철회 소식이 전해지며 1.27% 하락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2022-09-2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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