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기집 하루 8000명 북적… 미분양 ‘수직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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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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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아파트 분양시장 뜨거운 청약 열기 현장

1일 부산 북구 화명동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의 본보기집(모델하우스)에는 8000여 명이 방문하고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는 등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현재 분양 중인 2차분 물량의 95%가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의 청약 성적이 향후 부산지역 아파트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1일 부산 북구 화명동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의 본보기집(모델하우스)에는 8000여 명이 방문하고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는 등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현재 분양 중인 2차분 물량의 95%가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의 청약 성적이 향후 부산지역 아파트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 “몇 평대 아파트 찾으세요? 조합원 물량은 현재 프리미엄이 5000만 원 정도 붙었어요. 매물로 내놨던 것들도 거둬들이는 중입니다.” 1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동의 ‘롯데캐슬 카이저’ 본보기집(모델하우스) 앞에서는 부동산 업자들의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서울에서 온 한 부동산 업자는 “조합원이나 1차 분양분을 가진 사람들이 가격 상승을 보고 다시 물량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최대 재건축 단지인 ‘롯데캐슬 카이저’는 전체 물량 5239채 가운데 조합원 물량 3000여 채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 물량을 2009년 9월 1차 분양한 데 이어 2일 2차분 1405채에 대한 1순위 청약 접수를 시작했다. 박윤호 소장은 “지난 금요일 본보기집 오픈 이후 하루 평균 8000명의 방문객이 찾아왔다”며 “이 가운데 60% 이상이 재방문객으로 구매 의사가 강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최근 부산지역의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일어난 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조길제 씨(47·부산진구)는 “은행도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유자금을 부동산에 넣으려고 한다”며 “부산에서는 최근 계속 집값이 오르고 있는 만큼 아파트에 ‘묻어둬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탁종영 대원플러스건설 이사는 “서울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부산 시민들의 성향으로 보아 여유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발 부동산 열기는 이미 지난해 말 시작됐다. 서울 등 수도권의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지난해에도 놀라운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나 홀로 활황’이다. 지난해 11월 분양된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자이’는 1순위 청약 결과 58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대우건설의 ‘부산 당리 푸르지오’는 지난달 최고 5.3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부산지역의 분양시장 호조세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먼저 시작돼 다른 지역보다 먼저 아파트 공급이 급감해서 지난해 매매, 전세물량 부족으로 기존 주택의 시세가 급상승한 영향이 크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지난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기초자치단체 10곳 중 8곳이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나왔으며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부산시가 16.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전국 평균 2.5%를 훨씬 웃돌았다. 특히 부산시의 서부권역인 사상구와 경남 김해시는 각각 25.3%와 23.1%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기초자치단체 중 전국 1, 2위를 차지했다.

광역 및 지역 내 교통망 확충 등 도시 인프라 확대도 외부 인구의 유입을 불러와 부동산 열기를 지피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서울∼대구 간 KTX고속철도망이 대구∼부산까지 확대됐고 올해 상반기 부산∼김해 간 경전철과 부산도시철도 4호선이 개통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개통된 거가대교로 수혜 지역권에 놓인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성화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2008년 말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2008∼2010년 1만1000여 명이 부산 정관신도시 등지로 새로 유입됐다”며 “거가대교 개통으로 인한 거제시 인구의 유입 역시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만채 대우건설 부산영업소 차장 역시 “부산 거주자에게 유리한 청약 시스템상 거제 주민이 당장 청약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지만 현재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어 향후 본격적으로 인구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부산지역 경제 활성화에 따른 기대감이 부동산 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가 지난해 말 이 지역 중소 제조업체 18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중소 제조업 경기 및 경영환경전망조사 결과 ‘좋아질 것’(34.7%)이라는 응답이 ‘나빠질 것’(13.9%)이라는 응답 비율을 웃돌았다. 신규 인력 채용 역시 확대(26.1%)가 축소(2.3%)보다 훨씬 높았다. 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산지역 주력 산업인 자동차, 조선, 해운 관련 업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살아났고 이미 제3국으로 생산기반이 넘어간 신발산업조차 인체 구조에 맞춘 특수화 등 특화 디자인 부문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업체 전망이 밝아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부산지역의 활황을 전국적인 집값 상승의 호재로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분석한다.

교통여건 개선 등 호재를 맞은 강서구 사하구 사상구 북구 등 서부산권과 해운대구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활황세이기 때문에 부산지역 전체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해운대구를 제외한 동부산권에서는 아직 미분양 물량도 소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일부 인기 단지에 국한된 부산발 부동산 훈풍이 수도권으로 ‘북상’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고 지적했다.

부산=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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