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이색 고가 식품들

  • 입력 2007년 2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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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식품매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할인점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해 봤음 직하다. 실제로 백화점 식품매장은 할인점에 비해 비싸다. 똑같은 우유 한 팩을 사도 단돈 몇십 원이라도 더 내야 하는 곳이 백화점이다. 이런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백화점 식품매장은 할인점과 싸워야 한다. 백화점은 고민 끝에 색다른 해결책을 찾았다. 바로 할인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색 상품들, 즉 ‘도대체 저걸 누가 사 먹나’ 싶을 정도로 비싸면서도 독특한 상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식품고객을 잡아야 백화점이 산다

식품매장은 백화점이 가장 신경을 쓰는 곳 가운데 하나. 마진은 다른 매장에 비해 높지 않지만 식품매장을 찾는 고객이 최소 1주일에 한 번 이상 백화점을 찾는다는 점 때문이다.

소비자 경제 E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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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달에 한 번 백화점을 찾는 일반 고객에 비해 발길이 잦은 식품매장 고객의 마음을 잡아야 백화점 전체 고객 수를 확 늘릴 수 있다.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평범한 상품은 푸대접을 받는다. 음료 진열대만 봐도 평범한 팩 우유는 아주 소량만이 구석진 장소에 비치돼 있다. 할인점과 가격 경쟁이 되지 않는 상품은 철저히 소외된다. ‘똑같은 제품을 괜히 비싸게 판다’는 이미지만 심어 주기 때문이다.

그 대신 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급스럽고 독특한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실제로 친환경 식품이나 프리미엄 식품의 대부분은 할인점이 아니라 백화점에서 데뷔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성공이 확인되면 할인점으로 활동 무대를 넓힌다.

○특이한 상품으로 승부한다

최근 현대백화점이 집중적으로 ‘밀고 있는’ 무독성 생굴, 파주 장단콩 두부, 검은 땅콩, 블랙 토마토 등이 바로 이런 제품이다. 무독성 생굴은 일반 굴보다 2, 3배가량 크고 파주 장단콩 두부는 조선시대 3대 진상품 가운데 하나인 파주 장단콩이 재료다.

이른바 색깔 파괴 상품인 검은 땅콩과 황금 사과, 블랙 토마토 등은 독특한 맛과 영양을 자랑한다. 또 현대백화점은 대량 판매가 기본인 할인점과 달리 조각 모둠 과일, 굴 6개가 들어 있는 ‘알알이 생굴’, 청양고추 4개, 깐 마늘 9개 등 소량 포장 상품을 대거 전진 배치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이 정한 기준을 통과한 최고의 식품에 ‘5스타’라는 브랜드를 붙여 판매한다.

한우만 해도 5스타 한우는 최상위 1% 안에 드는 육질을 자랑한다. 브랜드를 사용한 기간은 3년이 넘었지만 브랜드를 붙인 것은 자연송이 멜론 명품한우 멸치 굴비 등 고작 15개 품목뿐이다. 또 최고급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볼 수 있던 모양낸 설탕 ‘디자이너 슈거’와 세계 유명인이 먹는다는 생수, 100g에 3만 원이 넘는 소금 등도 신세계 식품매장의 자랑거리.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을 맞아 할인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단독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20% 늘린 100여 품목으로 확대했다.

산해진미 명품 수세트, 명품 와인세트, 바다원 수안요 청자 매화 귀족멸치세트, 나전칠기 굴비세트 등이 롯데 식품매장을 대표한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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