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G화학 연구소 르포]하이브리드카 2차전지 상용화 눈앞

  • 입력 2005년 12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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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 주 트로이 시에 위치한 LG화학의 2차전지 연구소인 LG CPI에서 프리바칼 파틸 소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연구원들이 자동차용 리튬폴리머전지를 탑재한 경주용 전기자동차 앞에 서 있다. 트로이(미국)=최영해 기자
미국 미시간 주 트로이 시에 위치한 LG화학의 2차전지 연구소인 LG CPI에서 프리바칼 파틸 소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연구원들이 자동차용 리튬폴리머전지를 탑재한 경주용 전기자동차 앞에 서 있다. 트로이(미국)=최영해 기자
미국 서부의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5번 고속도로.

2명 이상 탄 차만 주행할 수 있는 ‘카풀’ 전용도로에 ‘나 홀로’ 운전 중인 승용차가 간혹 눈에 띈다. 하이브리드카(HEV)였다.

여기선 하이브리드카를 몰면 ‘나 홀로’ 운전자라도 카풀 전용도로를 마음 놓고 달릴 수 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 친(親)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에 미국 정부가 기울이는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카가 널리 보급되기 위해선 차에 탑재되는 중대형 2차전지의 상용화가 중요하다. 2010년에 하이브리드카용 전지시장은 2조 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은 미국에서 2차전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빅3’ 자동차를 잡아라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시 북쪽에 위치한 트로이 시. LG화학이 2차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인 LG CPI(Compact Power Inc.)가 최근 둥지를 튼 곳이다.

2000년 3월 미국 콜로라도에 2차전지 연구소를 설립한 LG화학은 올 8월 연구소를 포드와 GM,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 자동차 메이커가 있는 디트로이트 근처로 자리를 옮겼다.

또 포드자동차에서 26년간 근무하면서 하이브리드카 상용화를 연구한 프리바칼 파틸(54) 씨를 CPI 연구소장으로 최근 스카우트했다.

연구소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미 ‘빅3’ 자동차 컨소시엄인 USABC에서 따온 460만 달러(약 46억 원) 규모의 리튬폴리머전지 기술개발 건. 지금까지 배터리 개발엔 성공했고 현재 배터리와 자동차 부품을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대량생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연구소엔 하이브리드카와 어지러운 설계도면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파틸 소장은 “GM과 포드 등 ‘빅3’ 자동차 메이커를 상대로 2차전지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고 앞으로 군사 의료 전력 저장시설 등 신규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시간 주정부는 이 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해 LG CPI에 향후 10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등 450만 달러(약 45억 원)어치의 세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2차전지 시장… LG화학의 도전 5년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CPI 설립 2년 반 만에 성과를 냈다.

2002년 7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세계적 자동차 경주대회인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Pikes Peak International Hill Climb)’에서 이 회사가 리튬폴리머전지를 이용해 개발한 전지자동차가 우승을 차지한 것. 다음 해에도 LG화학은 전년도 기록을 갈아 치워 2년 연속 우승을 거뒀다.

LG화학 최고기술경영자(CTO)인 여종기 사장이 2차전지 시장에 매달리면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지 2년 반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선 기술 개발과 시스템 개발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파틸 소장은 “350명의 고급 엔지니어가 한국과 미국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고 LG전자와 협력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2010년쯤 미국에서 나오는 하이브리드카의 25%가량은 LG화학이 만든 리튬폴리머전지를 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로이(미국)=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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