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유행 선도 ‘패션 얼리 어답터’… 비싸도 취향 맞으면 OK

  • 입력 2005년 6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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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3학년인 정원영(18·서울 도봉정보산업고) 군은 패션 유행에 민감한 ‘패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신제품 수용 속도가 빠른 사람)’다. 컴퓨터 ‘즐겨찾기’에 등록한 패션 관련 사이트만 200여 개. 친구들은 옷을 사러 갈 때면 으레 정 군을 찾는다.

삼성패션연구소가 5일 전국 13세 이상 남녀 1400명을 대상으로 패션 감성을 조사한 ‘2005년 대한민국 소비자 감성 세분화’ 보고서에 따르면 정 군과 같이 패션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 얼리 어답터’가 4명 중 1명꼴인 25.4%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 얼리 어답터는 △화려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선호하고 △유행에 민감하며 △취향에 맞으면 아무리 비싼 옷이라도 사지만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들은 스스로 판단해 자신의 스타일을 창조한다.

연구소 측은 특히 패션에 무관심한 것으로 여겨졌던 남성 소비자들이 ‘패션 얼리 어답터’로 이동하는 추세라면서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꽃미남’, ‘약한 남자 신드롬’ 등이 퍼지면서 패션 및 성(性)에 개방적인 남성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마케팅 조사회사인 NPD그룹에 따르면 남성 소비자가 여성 동반자 없이 스스로 고른 남성복 비중이 2000년 26%에서 2004년 45%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연구소 측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구매력이 있는 얼리 어답터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감성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패션업체들은 △전통적인 남성성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날 것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체험 공간을 활용할 것 △브랜드별로 새로운 가치를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좋아하는 색상으로 알려진 핑크색을 응용한 남성복, ㈜쌈지의 캐릭터 팬시용품 브랜드인 ‘딸기’를 활용해 만든 테마파크 등이 감성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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