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 상승세로 돌아서나

  • 입력 2005년 2월 1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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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장기금리가 가파른 상승세(채권값은 하락)를 타고 있다.

지표금리인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작년말 연 3.28%에서 올해 1월 31일 4.06%로 상승했다. 한달 새 0.8%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4%를 넘은 것은 지난해 8월 11일(4.04%)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일부 대출금리가 오르는 등 일반인들에게도 금리 급등에 따른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 = 우선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사는 쪽과 파는 쪽의 균형(수급)이 단단히 꼬였다.

정부는 작년 4분기(10~12월) 3조 원에 그쳤던 국고채 발행물량을 올해 1월에만 6조7000억 원으로 대거 늘린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5조원에 이르는 재정증권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중에 채권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

최근 달러당 1030원을 뚫고 내려온 환율 하락세(원화가치는 상승)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발행물량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

KB자산운용 임광택(林光澤) 채권운용본부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도 금리 상승의 한 요인"이라며 "금리의 추세전환(하락→상승)에 대한 판단은 1분기(1~3월) 경기지표를 확인한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급등의 후유증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채권형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1월31일 현재 0.63% 손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3개월 수익률은 0.04%에 그쳐 가까스로 원금 수준을 유지했다.

금리가 더 오를 경우 3개월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주식형펀드 수익률(주식편입비율 70%이상)은 △1개월 4.66% △3개월 11.29%에 이른다.

채권형펀드 잔고는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1월 한달 동안 2조500억 원 가량 감소했다.

은행의 대출금리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은행 대출상품의 70%는 시장금리 변동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금리 연동형 대출상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 연동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작년 11월말 연 5.07%에서 지난달 31일 현재 연 5.24%로 높아졌다.

이에 반해 예금금리는 2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지켜본 후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은행권의 방침이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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