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고 달려오던 광고업계의 「성장시대」가 벽에 부닥쳤다.
70년대 이후 매년 평균 20∼3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줄곧 순풍만을 탔던 광고업계는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맞자 당황하고 있다.
국내 최대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은 『올해 매출액이 작년보다 1천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울상이다. 다른 대형광고회사들의 성적도 이보다 나을 게 없다. 대부분 작년보다 10% 안팎 줄어들 전망이다. 성적이 오른 곳은 올해 들어 새사업을 많이 벌인 금강기획 LG애드 정도다.
그러나 광고업계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걱정스럽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기업들마다 『내년 광고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일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
특히 국내 최대 광고주로 꼽혀온 삼성그룹이 지난달 『내년에 광고비 등 경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히자 광고업계는 잔뜩 얼어붙었다. 이를 신호로 「광고비 삭감」이 기업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갔다. 다른 대부분 기업들도 경비 절감 1순위로 광고비 삭감을 꼽고 있다. 광고업계는 세미나 등을 통해 『불황일수록 광고비를 늘려야 한다』며 광고주 설득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최근 열린 「불황을 타고 넘자」는 주제의 97 광고대회에서도 광고주들에게 『적극적인 광고 마인드를 가져줄 것』을 주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