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채무불이행 위기』…구미 금융계-언론 지적

  • 입력 1997년 12월 12일 20시 17분


미국 유럽의 금융계와 언론들이 11일 『한국이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한 가운데 세계 굴지의 신용평가기관들이 잇달아 한국의 국가신용도와 금융기관 및 기업에 대한 신용도를 하향 조정했다. 또 한국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뉴욕과 도쿄증시의 주가가 하락, 한국 금융위기의 파급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채무불이행 위기〓미국 뉴욕타임스는 11일 『한국은 금융위기를 겪은 아시아국가중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일 첫번째 국가가 되리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한국이 채무불이행을 선언, 국가적 부도를 내더라도 세계경제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추가지원을 끊어 한국에 명백한 교훈을 던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뉴욕 금융계 딜러들은 이날 『한국 산업은행의 20억달러 기채 실패가 한국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높였다』며 「한국물을 취급하지 말라」는 회람을 돌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날 『한국의 은행이 채무이행불능을 선언하게 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신뢰가 흔들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용도 하락〓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1일 22개 한국 기업과 은행들의 신용도 등급을 한단계씩 낮췄다. 유럽의대표적인신용평가기관인피치IBCA도 이날 한국의 장기신용도를 A에서 BBB-로 대폭 하향조정하고 10개 시중은행의 단기신용도를 F2에서 F3로 낮췄다. 일본의 권위있는 신용평가기관인 일본공사채연구소 역시 이날 한국정부가 발행하는 외화(外貨) 장기무담보 채권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등급 내려 이달에만 두차례 낮추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주가 하락〓11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지수는 전날보다 129.80포인트 떨어졌다. 주가하락의 이유는 한국의 금융위기와 한국진출 미 기업들의 실적부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날 됴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도 15,904.30엔으로 전날보다 145.85엔(0.91%) 하락했으며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주가도 전날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런던·도쿄〓이규민·이진녕·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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