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증권 영업정지 원인-파장]하루3백억씩 인출 결정타

  • 입력 1997년 12월 12일 08시 09분


고려증권에 이어 12일 업계 영업랭킹 4위의 동서증권이 영업 정지 조치됨에 따라 주식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동서증권의 이번 영업정지를 계기로 일부 부실증권사의 「파산선고」가 잇따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단순한 소문차원이 아니라 고객들이 동요해 예탁금 인출러시가 일어날 경우 증권가는 붕락의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동서증권이 영업정지라는 막다른 지경에까지 몰린 것은 고려증권의 도산으로 연쇄부도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예탁금을 대거 인출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동서증권은 지난 8일에도 콜 결제자금 등 2천2백억원을 막느라 위기를 맞았으나 증권금융에서 8백80억원을 긴급 지원받아 겨우 부도를 모면했다. 그러나 하루에도 2백억∼3백억원씩 빠져나가는 예탁금을 막을 방법이 없어 결국 파국을 맞았다는 것이 자체분석. ▼고객재산은 어떻게 되나〓고려증권의 선례(先例)에 따라 예탁금은 증권금융을 통해 반환하고 주식 위탁매매 계좌는 다른 증권사로 옮길 수 있어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1천여억원에 불과했던 증권투자자보호기금이 고려증권 부도로 바닥난 상태여서 고객들이 예탁금을 돌려받는데는 다소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좌이체는 곧바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파장〓상대적으로 도산 위험이 적은 대기업 계열 증권사로의 예탁금 대이동이 본격화할 전망. 이미 일부 증권사들에는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이후 하루 1천억원이 넘는 예탁금이 몰리고 있다. 살아남은 증권사들은 단기차입금 의존도를 낮추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32개 증권사의 콜자금 등 단기차입금은 10조5천억원에 이른다. 〈백우진·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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