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承虎기자] 한보의 새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은 27일 보도진과 만나 『외부에서 한보흔들기가 있었다고 본다』며 『내가 법정관리를 신청해놓았는데 제삼자 인수시 그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보직원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한보그룹을 당진제철소 준공직전에 좌초시킨 직접적인 암초는 「자금난」보다는 「루머」라고 보고 있으며 특정세력이 조직적으로 한보관련 악성루머를 작성,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한보측은 올해초 증권가에 「덫」을 놓아 루머의 제작처 및 유포경로 확인에 나섰고 결국 루머를 담은 BZW증권의 영문문건을 입수, 검찰에 조사를 의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재 한보의 새 주인으로 물망에 오르는 곳은 대충 현대 삼성 LG 포철 등.
▼현대〓제철사업진출에 큰 미련을 두고 있는 기업. 『부실기업을 누가 떠맡느냐. 우리는 전기로는 안한다』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 한보부도 직후부터 한보의 새 주인 후보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일부에서는 현대계열사인 인천제철의 설비를 동남아로, 당진설비를 인천으로 옮긴 후 당진에 고로를 지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BZW증권도 『현대가 한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했다.
▼삼성〓한보직원의 상당수는 「한보를 흔드는 세력」으로 삼성을 지목하고 있다. 한보의 루머추적팀은 한보관련 루머의 진원지가 삼성그룹 정보팀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이런 루머를 만들 때는 뭔가 「노리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중공업부문이 취약한 삼성이 한보인수를 통해 철강사업에 진출한다는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LG〓LG는 한국중공업 인수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고 한때 기아자동차 인수설도 나도는 등 중공업진출에 큰 관심을 쏟아온 그룹. 具本茂(구본무)회장 취임후 「공격경영」의 한 방편으로 중화학을 갖추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한보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과 역시 주거래 관계를 맺고 있어 은행이 인수자 물색시 자연스레 후보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철〓포철은 『위탁경영이야 할 수 있겠지만 인수는 불가』라는 입장이다. 삼미그룹 인수로 자금이 달리는 판에 한보까지 떠안을 여유가 없다는 것. 그러나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한보의 정상화가 기약없이 표류할 경우 포철에 맡기는 것 외에는 정부가 선택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