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박민 사장 “불공정 편파 보도 사과… 명퇴 확대 실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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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튿날 대국민 기자회견 열고
“공정-신뢰 확보,임원 임금 30% 반납”
野 “쿠데타 방불… 朴사장 사퇴를”

박민 KBS 사장(사진)이 취임 이틀째인 1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잇따랐던 KBS의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박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정중히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사장은 “KBS는 2019년 ‘검언유착’ 오보로 관련 기자가 기소되는 사태에 이르렀다”며 “2020년 고 장자연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해외로 도피한 윤지오 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하고, 2021년 4·7 재·보궐선거 직전엔 ‘오세훈 생태탕 의혹’을 집중 보도, 지난해 대선 직전엔 조작된 내용으로 드러난 ‘김만배 녹취’ 보도를 했다”고 짚었다.

개선 방안에 대해선 “주요 불공정 방송의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백서를 발간하겠다”면서 “의도적이고 중대한 오보에 대해서는 국장과 본부장 등 지휘라인까지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하지 않고, 팩트 체크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공정성과 신뢰도 확보를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방만 경영 대책도 발표했다. 박 사장은 “KBS는 지난해 7000억 원의 수신료를 받았지만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약 8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저와 임원들은 임금 30%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인 인력 구조를 개선하고, 구조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취임과 동시에 KBS는 그동안 편파 방송 논란을 빚은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 주진우 씨를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 시사프로그램 ‘더 라이브’도 편성에서 삭제했다. ‘뉴스9’ 등 뉴스의 앵커도 대거 교체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군사 쿠데타를 방불케 한다”며 박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 진행자 교체나 방송 개편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정권 낙하산 사장이라고 KBS를 이렇게 무참히 유린해도 되는가”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KBS가 공정하게 방송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며 “그를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했거나 문제가 있다고 하는 프로그램을 점검해서 적당한 대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박민#kbs#불공정 편파 보도#명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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