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도시에 적응하기 위해 모기는 동면을 포기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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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메노 스힐트하위전 지음·제효영 옮김/368쪽·1만7000원·현암사

영국 런던 지하철에 서식하는 집모기는 동면에 들지 않는다. 날씨가 극도로 추워지는 일이 없어 생물학적 시계를 관리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하에 흩어져 사는지라 다대다에서 일대일로 짝짓기 방식도 달라졌다.

생태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갈수록 넓어지는 도시화 시대에도 자연은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며 진화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모기를 비롯해 딱정벌레, 까마귀, 나방, 쥐 등 여러 개체를 추적해 그들이 놓인 환경과 변화 양상을 담았다.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는 관점에서 벗어나는 일이 우선이다. 흔히, 자연은 인간과 대비돼 인위적 요소가 제거된, 청정한 환경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동식물들 역시 인간처럼 환경 변화에 맞춰 진화를 거듭해 왔다.

“저 멀리 나무에 매달린 개미집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면서 왜 인간이 만든 도시는 그렇지 않다고 여길까? 근본적으로는 차이가 없는데도 그렇다.”

분석에서 나아가, 풍부한 도시 생태계를 위한 인간의 역할도 강조했다. 조경하듯 생물 종을 선별하지 말고 내버려 둬야 한다. 굳이 통로를 만들어 자연을 연결하기보다 특색 있는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분리시키자는, 도시 설계 가이드라인이다. 저자는 네덜란드 전역의 달팽이 사진이 업로드돼 있는 ‘스네일스냅’ 애플리케이션(앱)처럼, 자연의 진화 양상을 관찰하는 인간의 관심과 참여도 역설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메노 스힐트하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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