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를로르 “여행은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하죠. 소비보다 경험쌓기에 투자해 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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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씨의 행복여행’ 저자 프랑수아 를로르 내한 강연

18일 서울 중구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만난 소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의 저자 프랑수아 를로르 씨.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8일 서울 중구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만난 소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의 저자 프랑수아 를로르 씨.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000년대 초쯤의 일입니다. 행복을 주제로 한 정신과학 논문에 파묻혀 있다가 문득 ‘나 같은 정신과 의사가 여행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깨닫는 가벼운 콩트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게 여러분이 사랑해 주시는 꾸뻬 씨의 탄생입니다.”

서울 중구 봉래동의 프랑스문화원에 마련된 강연장. 100석이 넘는 좌석은 물론이고 바닥에까지 빼곡히 들어찬 청중의 눈과 귀는 연단 위의 한 프랑스 노신사의 입에 온통 집중돼 있다. 은색 머리칼이 인상적인 이 노신사는 정신과 의사이자 소설가인 프랑수아 를로르 씨(60)다.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이 나오기 전까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16주 동안이나 지켰던 ‘꾸뻬 씨의 행복여행’의 저자다. 신작 ‘꾸뻬 씨의 사랑여행’ 홍보와 독자와의 만남을 위해 18일 내한했다. 이날 독자와의 만남은 프랑스문화원과 이 책을 펴낸 출판사(열림원)의 주선으로 마련됐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2004년 국내 출간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올해 2월 한 TV 토크쇼에 출연한 탤런트 이보영이 강력 추천하면서 뒤늦게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누적 판매부수 50만 부. 를로르 씨가 쓴 다른 꾸뻬 씨 시리즈도 덩달아 매출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의 폭발적 반응에 대한 저자의 반응은 ‘쿨’했다. 잠시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인 그는 “한국의 출판사를 통해 올해 독자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보영 씨를 잘은 모르지만 더 많은 독자와 만날 수 있게 해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를로르 씨는 5박 6일간의 이번 한국 체류 기간에 저자 사인회와 매체 인터뷰, 케이블 TV 토크쇼 출연 등 ‘분 단위’로 쪼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꾸뻬 씨와 를로르 씨의 직업이 모두 정신과 의사다 보니 독자들은 꾸뻬 씨의 모습에서 작가 를로르 씨의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직접 만난 를로르 씨는 매사에 예민하고 고민을 잔뜩 안고 사는 꾸뻬 씨와 달리 느릿한 말투와 따뜻한 인상에서 삶을 대하는 여유가 물씬 느껴졌다.

그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소비보다 경험에 투자하는 삶을 제시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여행을 가거나 한 경험은 오랫동안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반면 소비를 통해 느끼는 행복감은 남과 비교하게 되기 때문에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는 집필을 막 마친 다음 작품의 내용도 살짝 귀띔해 줬다. “전작에서 미혼이었던 꾸뻬 씨가 연인 클라라와 결혼해 50대가 된 상황에서 소설이 시작됩니다. 자식들도 모두 독립하고 중년의 위기를 겪는 꾸뻬 씨가 여행을 통해 변화를 겪는 얘기가 될 겁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꾸뻬씨의 행복여행#프랑수아 를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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