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권 초단이 손을 빼고 107로 한 칸을 뛴 것은 얄미울 정도로 냉정한 수. 백은 108로 일단 흑의 앞길을 차단한다. 그러자 109를 선수해 놓은 뒤 반상 최대인 111로 젖혀간다.
흑 대마의 허점을 노리던 안국현 3단. 자세를 고쳐 잡고는 114로 치중한다. 115로 받을 때, 116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수가 등장한다. 여기에는 복잡한 수읽기가 숨어 있다. 참고 1도 흑 1로 받으면 백 2, 4로 끊겠다는 뜻. 흑 5부터 흑 11까지 백을 잡을 수는 있지만, 백 12로 젖히면 흑 대마의 생사가 위험하다.
흑은 117로 먼저 들여다보며 타개를 꾀한다. 이 수의 의미를 참고 2도에서 보자. 백 1로 이으면 흑 2로 두고 백 3에 흑 4로 뛰는 수가 있다. 백 11로 버텨보아도 흑 12, 14로 두면 더는 공격이 되지 않는다.
백은 할 수 없이 118로 넘어갔고, 흑은 119부터 123까지 도마뱀처럼 꼬리를 떼어주고 달아난다. 백은 124로 흑 5점을 잡고 집 차이를 줄여간다. 125, 127의 응수타진에 128로 반발한다. 순순히 받아서는 진다고 본 것. 129로 늘면서 마지막 승부처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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