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나는 가수다’는 1등 6명과 1.5등 1명 있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9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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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관심은 긍정적-반작용 걱정도"

가수 신승훈이 MBC '우리들의 일밤'의 한 코너인 '나는 가수다'를 '양날의 칼'에 비유하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신승훈은 지난 1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가수다'는 양날의 칼"이라며 "가요계에 관심을 불러오는 것 자체는 좋지만 반작용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 시작하고 3분 안에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는 건 음악의 힘"이라며 "그런 감동을 못 봤던 지금 세대가 '나는 가수다'로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린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들이 기라성 같은 가수들의 아우라를 콘텐츠로만 볼까봐 걱정된다"며 "앞으로 전설이란 단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가창력의 기준은 없다. 그래서 음악을 평가한다는 게 더 힘들다"고 했다.

"등수를 매기는 부분에서 좀 멈칫하게 돼요. 경쟁에서 진다는 문제가 아니라 노래 하나로 울리고 웃겼던 사람들의 아우라가 있는데 어떻게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요.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고갱과 고흐, 피카소의 그림을 갖고 등수 매기라는 거랑 비슷한 거죠. 가수는 크리에이터(creator)기 때문에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데 거기다 대고 평가를 하는 건 힘든 것 같아요."

그는 "대중이 1~7등이 아니라 1등 6명과 1.5등 1명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만의 분위기는 인정했다.

"공연장에서 노래를 들을 때는 달라요. 집에서 TV로 듣는 것보다 소리가 더 크죠. 그리고 청중들이 공연을 하는 가수에 대한 고마움이 있어서 집중을 해줘요. 집에서 딴 짓 하면서 TV로 보는 거랑은 전혀 다른 셈이죠."

'나는 가수다'가 음악적으로 고품질의 공연을 선사한다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공중파 예능 프로에서 음악을 하는 건데 후배가수가 사운드가 이상한 걸 알면서 나갔다 치면 나무랄 수도 있겠는데 사운드 자체가 제 전국 투어 메인 엔지니어가 지금 '나는 가수다'에서 엔지니어를 담당할 정도에요. 좋은 여건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자체만큼은 행복한 것 같아요. 방송 전 나오는 음악모드로 맞춰달라는 메시지도 너무 좋아요. 최고의 자부심의 표현인 거죠. 그런 시대가 오길 바랐어요."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 멘토로 활약 중인 신승훈은 '나는 가수다'에서 출연 제의가 오면 나갈꺼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모르겠어요. '위대한 탄생'은 신인들의 장을 열어주는 프로지만 '나는 가수다'는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그는 '위대한 탄생'은 지상파에서 오후 10시대 하는 음악 프로라는 점 때문에 출연했다며 "'위탄'이나 '나는 가수다'를 통해 감동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점점 생기면 주말 저녁에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를 불러도 좋아하는 시절이 올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신승훈은 다음 달 10~1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월드 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콘서트 '더 신승훈 쇼-그랜드 파이널'을 연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월드 투어 '더 신승훈 쇼'는 미국 뉴저지와 로스앤젤레스, 국내 14개 도시를 돌며 진행됐다.

그는 "나도 공연에서 노래를 부를 땐 '나는 가수다'에서 다른 가수들이 부르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곡 하나 하나, 가사 한 줄 한 줄에 신경써서 노래를 해요. 가끔은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다 너무 빠져들어 '아, 이거 콘서트지' 할 때도 있어요.(웃음)"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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