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마지막 처방은 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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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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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의 프랑스 영화감독 클로드 를르슈의 최신작 ‘대중소설’. 사진 제공 영화사 진진
‘남과 여’의 프랑스 영화감독 클로드 를르슈의 최신작 ‘대중소설’. 사진 제공 영화사 진진
‘남과 여’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를 만든 프랑스 영화감독 클로드 를르슈 특별전이 22, 29일 오후 8시 20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를르슈 감독(72·사진)은 스턴트맨 남편을 여의고 딸과 함께 사는 30대 안과 아내를 잃은 카레이서의 사랑을 그린 ‘남과 여’로 칸영화제 최연소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거장 감독.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그가 14일 오후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보석상을 턴 혐의로 감옥에 갇혔던 시몬이 조기 석방되며 빚어지는 일을 그린 ‘해피뉴이어’(22일)와 최신작인 ‘대중소설’(28일) 등을 선보인다.

“제 머릿속에는 거짓말과 진실이 공존합니다. 사람들은 진실만 중요하고 좋은 거라고 하지만 제겐 거짓말 또한 무척 중요해요. 때로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에게 거짓말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듯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죠.”

‘대중소설’은 를르슈 감독이 작품으로만 평가 받기 위해 익명으로 칸에 출품했고 비경쟁 부문에 올라 화제가 됐다. 성공한 범죄소설 작가 주디스 랄리처의 소설이 탈옥한 연쇄 살인범에 의해 쓰인 것일지 모른다는 의혹을 중심으로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와 스릴러가 뒤섞인 독특한 장르의 영화다. 를르슈 감독은 “인생이 한 방향일 수 없듯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영화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그나마 확실한 건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거죠. 하지만 그보다 더 확실한 건 뭘까요? 사랑입니다.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유일한 처방전이 있다면 그건 사랑이에요. 제가 아무리 증오와 거짓을 이야기해도 불치의 낙관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죠.”

를르슈 감독은 관객 중 한 명이 젊은 예술가를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적인 삶의 태도, 그리고 삶의 안 좋은 부분을 빨리 잊어버리는 나쁜 기억력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40분간 질문이 쏟아지며 끝날 줄 모르자 올해로 일흔두 살의 그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마이크를 들었다. “신작을 보러 와주세요. 다음 만들게 될 영화에서 저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관람료 7000원, 02-766-3390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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