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운의 사건은 역설적으로 그리스와 페르시아 문화가 융합된 헬레니즘 문화의 기원이 된다.
‘이시스-티케 여신상’(기원전 1세기)은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출품작 가운데 헬레니즘 문화의 대표적 유물이다. 이시스는 고대 이집트의 여신. 이시스에 대한 숭배는 헬레니즘 시대에 이르러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그리스, 로마 등 지중해 전체로 퍼졌다.
높이 11.5cm의 이 여신상은 고대 그리스의 여성복인 페플로스를 입고 있다. 천을 어깨에 두른 뒤 발까지 늘어뜨리고 허리 부분을 묶은 모습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여신상이 쓰고 있는 관은 사랑을 상징하는 고대 이집트의 또 다른 여신 하토르의 관이지만 이시스의 상징이 됐다.
이 조각상이 발견된 하마단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서남쪽으로 337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아케메네스 왕조 시절 제3 수도였다. 그리스풍의 의상을 입고 있는 이집트 여신상이 페르시아 지역에서 발견된 사실은 여러 문화가 융합된 헬레니즘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일반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5월 5일까지 50% 할인). 02-793-2080, www.persia2008.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