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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9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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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추상미가 전작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정자’ 캐릭터에 이어 또 한 번 팔자가 억센(?) 역할에 도전한다.
8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새 금요드라마 ‘8월에 내리는 눈’(극본 마주희·연출 윤류해) 제작발표회 현장.
극중 추상미는 남편에게 버림 받고 하나밖에 없는 어린 아들마저 뺑소니차에 잃어버리는 비련의 이혼녀 ‘오반숙’ 역할을 맡았다. 이날 미리 공개된 10여분의 하이라이트 편집본에서 추상미는 화장기 없는 초췌한 얼굴에 아이의 주검 앞에서 미친 여자처럼 절규하는 모습을 처절하게 연기했다.
추상미는 ‘여주인공이 예쁘지 않다’는 질문에 “배우로서의 신념이라고 할까요? 여배우는 진심이 연기로 표현될 때 예뻐보인다고 생각해요. 밖으로 보여지는 것은 가벼운 것일 뿐이죠. 이번 캐릭터는 특히 얼굴이 일그러지기도 하는데 가끔 가뭄에 콩 나듯 예뻐 보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며 웃음지었다.
이어 순간 생각난 듯 “나중에 복수를 위해 살짝 예뻐지는 장면이 있어요. 머리카락도 자르고 세련된 요가선생님으로 변신하죠. 스타일 변신이 있을테니 기대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자식의 죽음 앞에 절규하는 모습은 ‘칸의 여왕’ 전도연의 ‘밀양’ 캐릭터를 살짝 연상케 했다.
“전도연씨의 수상 소식은 들었는데 어떤 영화인지는 몰랐어요. 저도 요즘 제 영화 개봉한지 얼마 안됐고, 드라마 촬영이 계속 이어졌거든요. 캐릭터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영화 ‘밀양’을 꼭 보고 싶어요.”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그녀도 눈물 연기에 대해서는 의외로 자신 없어했다. “가만히 있다가 눈물을 뚝 떨어뜨리는 여배우들을 보면 부러워요. 감정신은 집에서 생각을 많이 해오는데 실제로 연기에서는 60~70% 정도밖에 안 나오는 것 같아요”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극중 냉정하게 남편에게 버림받는 역할인지라 올 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인 그녀에게 실례인줄 알면서도 실연 경험을 물었다.
“당연히 있죠. 대학교 때였던 것 같아요. 실연 이후 자기 보호 장치가 발동하잖아요. 아픔을 잊기 위해서 여기저기 공연을 보러 다니기도 했죠. 전작에서 ‘정자’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그때 감정을 이용했었죠.”
올 가을 뮤지컬계의 스타 배우 이석준과 5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을 올리는 추상미. 그러나 작품을 앞 둔 그녀에게 ‘예비신부의 설레임’은 사치일 뿐이다.
“꿈에 그리던 배역입니다. 제 밑바닥까지 다 보여줘야 하는 위험 부담까지 느껴요. 하지만 쉽게 사랑하고 이별하는 요즘, 어렵게 진실된 사랑을 찾아나가는 한 여자에 대한 매력이 너무나 컸습니다. 결혼 준비요? 드라마가 끝나는 8월 중순부터 해야죠.”
추상미, 조동혁, 유태준 등이 합세한 드라마 ‘8월에 내리는 눈’은 윤손하 주연 ‘연인이여’ 후속으로 오는 16일부터 첫 전파를 탄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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