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불교풍속고금기’… 한달에 두번 삭발하는 까닭은

  • 입력 2005년 7월 2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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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풍속고금기/박부영 지음/320쪽·1만3000원·은행나무

불교 사찰의 생활과 풍속을 알기 쉽게 정리해 불교입문서 역할도 겸하고 있는 책이다. 스님들의 수행생활, 일상생활, 의식주, 세시풍속 등 7개 항목에 걸쳐 50가지 풍속을 담았다. 풍속마다 부처님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변화 과정과 해당 경전을 소개한 뒤 숨은 일화 등도 곁들였다.

삭발은 끝없이 자라는 번뇌를 끊겠다는 서원(誓願)의 상징. 불교에서는 머리카락을 번뇌의 표상으로 본다. 깎아도 깎아도 자라는 머리카락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번뇌와 닮았다는 것. 최초의 삭발자는 석가모니 부처님 자신이었다. 부처님은 출가를 결심하고 왕궁을 빠져나오자마자 머리와 수염을 깎고 사냥꾼과 입고 있던 옷을 바꿔 입었다. 요즘도 절에서는 스님들이 한 달에 두 번 삭발을 한다. 삭발일이 되면 아침 일찍부터 2인 1조가 되어 서로의 머리를 깎아준다. 머리를 깎으면 기가 위로 모인다고 해서 삭발하는 날 점심에는 기를 내리는 찰밥을 먹는다.

오후 9시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3시에 일어나는 스님들은 이른바 ‘아침형 인간’의 전형이다. 이런 생활 패턴은 부처님 당시부터 내려온 것. 부처님은 해질 무렵 1시간가량 재가 신자들을 위해 설법했고,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는 비구들을 위해 설법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천상의 신들을 위해 법을 베풀었다고 한다. 즉, 잠자리에 들었다는 뜻이다.

이 밖에 걸식을 하며 수행자가 자신을 낮추는 법을 배우는 탁발, 음식이 상에 오르기까지 수고한 모든 사람들의 정성을 생각하는 발우공양, 스님들이 수행 도중 틈틈이 쉬는 휴게실 같은 지대방, 죽고 난 후 육신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불교식 장례법인 다비 등에 얽힌 이야기 등도 소개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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