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창업자 3人 성공사례]"섬세함으로 고객마음 잡았죠"

  • 입력 2003년 7월 24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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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시장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없다. 서비스 정신, 아이디어, 섬세함으로 무장한 여성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미지 컨설팅회사(왼쪽)와 아동복 전문점을 차린 여성 창업자들. 사진제공 각 창업점
창업시장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없다. 서비스 정신, 아이디어, 섬세함으로 무장한 여성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미지 컨설팅회사(왼쪽)와 아동복 전문점을 차린 여성 창업자들. 사진제공 각 창업점

《경기가 위축됐을 때 가장 괴로운 사람은 역시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다. 취업전선에서도 남성에 비해 차별을 받기 쉽고 여성 직장인들은 구조조정의 1순위가 되기 일쑤다. 하지만 창업시장의 여성들은 다르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 톡톡 튀는 아이디어, 섬세한 사업운영 등 남성 창업자들에게는 없는 장점이 적지 않다. 여성 창업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여사장들을 만나봤다.》

# 미(美)를 아는 그대 이름은 여성

‘아름다운 외모도 전략’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이미지컨설팅이라는 생소한 업종에 뛰어든 장소영 사장(42). 이미지컨설팅은 외모를 포함해 고객의 인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최상의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사업이다.

장 사장은 1993년 배우, 모델들의 의상보조(코디네이터) 일을 맡으며 창업을 꿈꾸기 시작했다.

“문화센터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나만의 매력 찾기’라는 강의를 했어요. 보통사람들도 외모 가꾸기에 대한 욕구가 엄청나더군요. 이거 장사가 되겠다 싶었어요.”

2001년 그는 3000여만원을 들여 ‘장이미지닷컴(www.jangimage.com)’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대부분의 비용은 사무실, 인테리어, 인터넷사이트 구축 등에 들어갔다.

현재 회원들로부터 받는 컨설팅 가입비는 80만∼130만원이며 회원은 50명 정도다.

“단순히 일회성 컨설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혼자서도 이미지를 가꿀 수 있도록 도와주죠. 이렇게 평생회원 개념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장 사장은 실무 위주의 교육과정을 개설해 이미지컨설턴트도 양성하고 있다.

# 아이의 마음, 엄마가 알죠.

7세 된 딸과 3세 된 아들을 둔 고용희씨(33)는 지난해 8월 아동복 전문매장을 차렸다.

“결혼 전 근무경험이 있는 의류 관련 직장을 찾아보다가 아예 창업을 결심했어요. 아이들을 직접 키우는 엄마니까 아이와 다른 엄마들의 마음을 바탕으로 한 아동복 매장이 좋겠다 싶었죠.”

창업비용은 프랜차이즈 가맹비 300만원, 처음 매장을 채우는 상품 1000만원, 인테리어 등 부대비용 1900만원 등 모두 3200만원이 들었다. 현재 수입은 월 400만원선.

프랜차이즈 본사의 다양한 디자인 상품 중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해서 사놓기 때문에 물품구입 부담도 적다.

불경기라는 소리가 주변에서 들리지만 고씨는 걱정하지 않는다.

“저 자신이 외환위기 때 제 옷과 남편 옷은 일절 사지 않았죠. 하지만 커가는 아이들 옷은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씨의 영업비결은 의류회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상컨설팅’이다. 아이의 체형, 얼굴색, 분위기에 따라 적당한 코디네이션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는 “육아와 의류 관련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아이들에 대한 애정만 있으면 크게 실패하지 않는 장사”라고 말했다.

# 주방일은 모르는 것이 없어요.

정낙숙씨(44)는 최근 치킨배달점 창업을 준비하며 농협중앙회의 충북 음성 공장을 방문했다.

1998년 첫 창업으로 방문교육업을 시작했으나 조금씩 늘어나는 경쟁자들을 보며 음식점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전업주부생활을 20년 정도 하면 요리와 주방에 대해선 전문가잖아요. 요리 재료를 고르는 눈도 있고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제시한 음식 메뉴의 조리법도 금방 배우고요.”

주방을 장악해야 성공한다는 음식점 업종에서 전업주부 경력은 큰 밑천이었다.

이달 초 경기 고양시 일산에 문을 연 정씨의 치킨배달점은 특히 농협중앙회의 ‘목우촌’ 브랜드 닭고기를 사용한다. 목우촌 브랜드를 고집한 것은 요리 재료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닭고기를 보기 위해 공장 방문 행사에도 적극 참여했다.

국산 닭고기를 위생시스템을 통해 냉장육으로 만드는 과정을 확인한 뒤 정씨는 6000만원을 들여 식당을 마련했다. 하루 매출은 60만∼80만원 수준.

장씨는 “음식점은 여전히 여성들에게 매력적인 창업아이템”이라며 “맛 외에 철저한 서비스 정신, 그리고 종업원 교육 등에 늘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e닷컴의 이인호 대표는 “초기 2년간 욕심 부리지 않고 창업 경험을 쌓는다면 장기적으로 여성 창업자의 성공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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