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정말 싫어.
씻는 건 숙제하는 것 만큼 싫어. 그런데 나보고 목욕탕에 가라고?
어휴 차라리 일주일동안 텔레비전을 보지 말라고 하지. 집에 목욕탕이 있는데 왜 동네 목욕탕에 가야 하는 거지. 집에서 샤워기로 훌렁훌렁 씻으면 되잖아.
엄마는 참 이상해. 한달에 한번은 꼭 동네 목욕탕에 보낸단 말이야. 그것도 아빠랑 함께 가게 하니까 정말 싫어.
아빠는 잠만 자.
“현호야. 밖에 있는 시계 발 본 다음에 딱 한 시간 지나면 아빠 깨워라. 그럼 아빠가 집에 갈 때 피자 사줄게. 큰 걸로 말이야. 우리 아들 착하지.”
칫!
나는 불쌍하지만 피자 때문에 늘 고개를 끄덕이지만 기분은 안 좋단 말이야.
다른 애들은 아빠랑 물장구도 치고 서로 등도 밀어주면서 놀기도 하는데 나는 혼자서 다 한단 말이야.
그렇다고 엄마한테 이를 수도 없어.
“현호야, 엄마한테는 아빠랑 같이 열심히 때 밀었다고 해야 된다. 그래야 엄마가 신경질을 내지 않지. 돈 아깝다는 말도 안 하고 말이야. 우리 아들 착하지.”
아빠와 아들의 모습, 가족의 일상이라는 평범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익살과 재치가 넘치는 아이의 독백 부분이 돋보이는 창작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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