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축출’ 경제 불확실성 커져, 원-달러 환율 다시 상승 우려

  • 동아일보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경제 영향
금값 등 안전자산 단기 상승 가능성… 겨우 잠재운 환율 들썩일 수도
국제유가, 장기적 하락 전망도
정부 “사태 면밀히 모니터링”

4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를 찾은 고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이 환율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미 달러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뉴스1
4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를 찾은 고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이 환율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미 달러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뉴스1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축출하면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단기적으로 안전자산인 금(金)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향후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생산을 늘릴 경우 공급 과잉이 나타나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유가 변동성 확대에 환율 불안 우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으로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통상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석유 공급이 위축돼 국제유가가 오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사례들을 고려했을 때 이번 상황으로 유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이 부상하는 만큼 금값도 추가로 1∼2%가량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440원대인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 달러를 지불해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으로서는 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한 상황에서 유가 불안은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구두 개입,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위험 회피) 등을 단행해 원-달러 환율이 가까스로 안정을 찾았지만, 지정학적 변수로 단기 수급이 악화하면 환율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제유가는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의 메이저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로 들어가 석유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량을 늘리면 국제유가를 4%가량 하락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韓 직접 영향권 밖… 정부 “면밀히 모니터링”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국내의 대(對)베네수엘라 수출 비중도 미미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 수출액 중 베네수엘라 비중은 0.01%에 불과하다. 또 한국은 1982년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직접 수입한 적이 없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한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 만큼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3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의 주제 발표에서 “내가 볼 때 원화는 매우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몇 년 안에 오르지 않는다면 놀랄 것 같다”며 “저평가된 통화가치 하락분의 절반가량은 3년 안에 해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수준의 대응을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추가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고, 미국 증시 개장 이후 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국#베네수엘라#지정학적 불확실성#원-달러 환율#안전자산#국제유가#환율 변동성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