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2개 어기면 바로 영업정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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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차 유행 우려에 ‘무관용’ 방침… 전문가 “작년 3차 유행과 추세 비슷
하루 1200명 확진 쏟아질 수도”
부활절-보선 등 잇달아… 당국 촉각
초 1, 2 교사 접종 한달 앞당겨 5월에… 고3 학생-교사 6월부터 화이자 맞아

최근 사흘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대에서 ‘박스권’(정체)을 형성하고 있다. 3차 대유행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500명 이상을 보인 게 처음은 아니다. 2월 17∼19일에도 각각 621, 621, 561명을 기록했지만 더는 확산하지 않고 400명대로 안정을 되찾았다. 문제는 설 연휴(2월 11∼14일) 직후라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뚜렷한 계기 없이 코로나19가 확산된다는 점이다.

○ 3차 대유행 ‘데자뷔’… 방역 피로, 변이 영향 뚜렷

국내 확진자 500명 이상의 정체는 지난해 12월 초(2∼8일)에 나타났다. 이 시기엔 7일 동안 하루 확진자가 500∼600명대였는데, 이후 단 5일 만에 2배 수준인 1030명까지 늘어났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시작이었다.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이 지난해 12월 시점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장기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국민의 피로감이 커지며 방역에 구멍이 생겼고, 이것이 ‘4차 대유행’의 전조로 발전됐다는 것이다. 이미 정부가 정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수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평균 확진자 수는 지난달 9일 이후 줄곧 2.5단계 적용 기준인 400명 이상이다.

4차 대유행에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라며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국내 확진자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전체 확진자의 6.3%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중 95%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1.5배 높은 영국발 변이였다.

유일한 위안거리는 지난해 12월과 달리 지금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이다. 2일 0시까지 요양병원·시설 내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의 89%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지난해 12월엔 요양병원·시설 내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며 사망자가 늘었다.

○ 부활절-성묘-선거-나들이… 이어지는 위험요소

더 큰 문제는 이번 주말부터 급격한 이동량 증가와 대규모 행사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 가지만 있어도 불안할 법한 ‘방역 위협 이벤트’가 4개나 첩첩이 쌓여 있다.

먼저 일요일인 4일은 부활절이다. 종교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종교단체에선 수백 명 단위의 행사를 예고했다. 청명(4일) 및 한식(5일)과도 시기가 겹쳐 성묘객 증가가 예상된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막판 선거 유세전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4차 유행이 시작된다면 규모가 이전보다 클 것이라고 경고한다. 1차와 2차 유행, 2차와 3차 유행 사이엔 일일 확진자 100명대 이하의 소강상태가 있었지만, 이번엔 ‘저점’이 500명 수준이다. 저점이 높은 만큼 폭발력도 커진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4차 유행은 거리 두기 완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며 “다음 유행은 우리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1200명대 이상 규모로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무관용 처벌’ 방침을 내놓았다. △이용 인원 제한 △영업시간 제한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 중 2가지 이상을 위반하면 바로 집합금지 조치를 내린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신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3만6125명이었다. 이날 화이자 백신을 맞은 76세 남성이 다음 날인 2일 새벽 숨져 방역당국은 인과관계 조사에 나섰다. 이 남성은 신부전증 등 기저질환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이날 ‘2분기(4∼6월) 예방접종 시행계획’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1, 2학년 교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당초 6월에서 5월로 앞당기는 내용이 골자다. 대학 입시 등으로 조기 접종 필요성이 제기된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교사도 이르면 6월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이지운 easy@donga.com·김성규·유근형 기자
#방역수칙#영업정지#4차 유행#무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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