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줬으면 잊어야” 준공식도 안가
기부 주선한 이광형 KAIST 총장
취임식 참석한 후 비로소 방문
“돈을 줬으면 잊어버려야지 뭘 생색을….”
KAIST에 513억 원을 기부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과 부인 양분순 여사는 8일 오후 기부금으로 지어진 양분순 빌딩(5층)을 찾았다. 기부를 주선한 이광형 KAIST 총장의 취임식에 참석한 직후였는데 2017년 2월 준공된 지 4년여 만에 첫 방문이었다. 그동안 한 번도 찾지 않은 이유를 기자가 묻자 정 전 회장은 “그래야 기부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다”고 했다.
부부는 앞서 양분순 빌딩 바로 옆에 기부금으로 지은 정문술 빌딩(11층)도 “국민을 먹여 살릴 연구 성과가 나올 때까지 방문하지 않겠다”고 버티다 준공 6년 만인 2009년 10월 처음 찾았다. 이 빌딩에 있는 연구팀의 괄목할 연구 성과 소식을 듣고서였다.
이 총장은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의 융합 학문인 바이오뇌공학과와 미래학 연구기관인 미래전략대학원을 국내에서는 처음 만들어 두 건물에 입주시켰다. ‘괴짜 교수’ ‘벤처 대부’ 등 많은 별명을 가진 이 총장은 취임식에서 “KAIST 학생들은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게 문제다. 질문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 도전하는 사람을 길러내 이스라엘의 후츠파(담대한 도전과 도발) 정신이 자리 잡게 하겠다”고 교육 혁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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