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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쌓인 대구-대전 등 규제 완화… 세종-포항 “우린 왜 빼나”최근 집값이 하락하거나 미분양 물량이 많은 대구 수성구와 대전 유성구 등 6개 시군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다. 수성구를 제외한 대구 전역과 경북 경산시, 전남 여수시 등 11개 시군구도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다. 규제지역은 강력한 세금과 대출 규제를 받는 지역으로, 문재인 정부 때인 2016년부터 전국 곳곳이 대거 지정됐던 것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30일 ‘2022년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는 5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번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해제된 곳은 △대구 수성구 △대전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경남 창원시 의창구 등 총 6곳이다. 이로써 지방은 세종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해제된 곳은 △대구 동구 서구 남구 북구 중구 달서구 달성군 △경북 경산시 △전남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등 총 11곳이다. 정부가 지방의 규제지역 일부를 이번에 해제한 건 향후 집값 상승 여력이 크지 않고 투기 세력이 몰릴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구 등 지방은 집값 하락세와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 증가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규제지역이 해제됐지만 집값 상승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는 등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생애 최초로 주택 마련에 나서는 무주택자를 제외하면 부동산 대출이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개인이 받은 대출 총액이 1억 원을 넘으면 깐깐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는다. 종전에는 총 대출액이 2억 원을 초과할 때만 적용을 받았다. 하지만 이달부터 총 대출액 1억 원이 넘는 대출자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비은행권은 50%)를 넘어서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 팀장은 “시장에 유동성이 여전히 많은 만큼 규제지역을 광범위하게 해제하면 투기 수요가 몰리거나 시장이 재과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풀린 곳은 대출-세제 등 완화… 대구 중개업소 “거래 숨통 기대감”부산-광주-포항 등 대상서 빠져… 원희룡 “상황 보고 단계적 해제”지방 유일 3중규제 세종 반발 커… “강남 수준 규제에 성장 발목 잡혀” 정부가 30일 지방 일부 지역의 규제지역을 해제한 건 시장 원리에 따라 시장 정상화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이나 세종은 ‘집값 상승의 불씨’가 여전해 규제지역을 유지하지만 집값 하락으로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지방에는 집값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규제지역을 해제해 불필요한 규제를 가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 때 세금 중과와 대출 규제로 일괄적으로 수요 억제책을 폈던 것과 달리 규제 완화로 거래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 ‘집값 안정·미분양 증가’ 지방 위주로 해제이번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곳은 모두 문재인 정부 때 규제지역으로 묶였던 곳들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집값 하락세나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졌다. 대구는 미분양 아파트가 5월 6816채로 지난해 말(1997채)보다 2배 넘게 늘며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린다. 대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째 하락세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전남 광양시와 여수시 아파트값도 지난해 12월 이후 내림세다.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전국적으로 아파트값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5개월여 하락세이거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과 세종은 여전히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고 부산 광주 울산 포항 등도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한다. 정부는 “주택시장이 여전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지역 해제가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를 방지하는 동시에 투기 수요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해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에 유동성이 여전히 많다”며 “규제지역 해제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잡으면 언제든 투기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 ‘규제지역 유지’ 세종 포항 등 지방은 반발이번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지역은 대출, 세제, 청약 등의 규제가 완화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집을 사거나 팔 수 있는 출구가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9억 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이 각각 40%, 50%이지만 비규제지역으로 되면 70%로 높아진다. 세제도 조정대상지역에선 2주택자 취득세가 8%지만 비규제지역은 1∼3%로 줄어든다. 대구 달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집주인들에게서 ‘이제 집값 좀 제대로 받아 달라’고 연락이 왔다”며 “거래가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전남 광양시 한 공인중개업소는 “규제지역이 됐을 때 너무 억울했는데 이제라도 다행”이라며 “일부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였다”고 전했다 반면 규제지역 해제를 요구했다가 안 된 곳은 반발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3중 규제(투기지역,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를 받는 세종시는 49주째 아파트값이 하락 중이지만 청약 경쟁률이 높은 등 집값 상승 여력이 있어서 해제 대상에서 빠졌다. 세종 주민들 사이에선 “집값이 충분히 떨어졌는데 최소한의 규제도 해제되지 않았다”, “이제 막 성장하는 도시인데 서울 강남 수준의 규제를 가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경북 포항시도 비슷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올해 집값 안정화가 뚜렷하다”며 “규제지역 해제를 계속 요구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연내 규제지역 추가 해제도 검토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금리 인상 등과 미분양 적체 등으로 규제를 풀긴 풀어야 한다”면서도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분양가에도 직접 영향을 줘서 단계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2022-07-01 03:00
중부 이틀간 250mm ‘물폭탄’… 지붕붕괴 등 사고로 2명 사망30일 중부권에 이틀째 폭우가 내리면서 수도권과 충청, 강원의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무너진 처마에 사람이 깔려 숨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중부지방에는 1일까지 비가 많게는 120mm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침수로 출퇴근길 ‘대란’… 교통사고 사망도이날 서울에선 침수로 도심 도로가 통제되며 출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에 따르면 30일 서울과 경기 북부에서 각각 6개 도로가 통제됐다. 이날 서울 한강 잠수교는 2020년 8월 3일 이후 1년 10개월여 만에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동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도로 일부 구간도 통행이 통제됐다. 직장인 신모 씨(31)는 “서울 성동구에서 명동 회사로 출근하는데,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여러 대를 그냥 보냈다”고 했다. 경기 수원시 세류역은 오전 8시 반경 지하통로에 빗물이 쏟아져 들어와 시민들이 바지를 걷어붙인 채 역사 안을 이동하기도 했다. 빗길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0시 20분경 인천 계양구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서운분기점에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춘 뒤 차량 밖으로 나와 서 있던 30대 승용차 운전자가 다른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오전 1시경 충북 제천시 봉양읍 중앙고속도로에서는 25t 화물차가 가드레일을 잇달아 들이받으면서 50대 운전자가 숨졌다. 서울 전역에서 주택 침수 신고가 100건 이상 접수됐다. 경기 광주시 태전동에서는 오전 9시경 “집 인근 산이 무너져 토사가 테라스로 들어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수원시 권선구 중고차 매매단지에서는 중고차 100여 대가 보닛까지 침수됐다.○ 지붕 무너져, 물웅덩이에 빠져… 사망 잇달아이날 충남 서산과 당진에는 한때 시간당 1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부터 30일 오후 5시까지 서산에 288.8mm의 비가 내렸고 경기 용인(279.5mm), 화성(267.5mm), 충남 당진(265.5mm), 서울(240.5mm) 등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30일 오전 8시 40분경 충남 공주시 한 단독주택에선 A 씨(93)가 무너진 지붕 더미에 깔려 숨졌다. 오후 용인시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는 60대 근로자가 공사장 내 터파기 작업을 해 놓은 곳에 폭우로 생긴 물웅덩이에 빠져 숨졌다. 서산에서는 침수된 저지대 주택 등 8곳에서 주민 21명이 구조됐다. 충남도소방본부 측은 “허리까지 차오른 물 때문에 방문이 안 열려 갇혀 있던 주민들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고산천 제방 100m가 붕괴되기도 했다.○ 중부권 사흘째 호우 예상… 주말 전국 폭염이틀 동안 25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진 중부지방에는 1일까지 12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오후부터 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 및 산지 30∼80mm, 수도권 일부 지역 120mm 이상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1일 강수량은 전날보다 적지만 집중호우로 약해진 지반에 비가 더 내리면서 산사태나 지반 붕괴 위험은 더 커졌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일 늦은 오후부터 비가 잦아들면 주말 전국에 폭염이 시작된다. 기상청은 “2, 3일 강원도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열대야와 폭염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고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서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7-01 03:00
이종욱 조달청장 “지침-관행 등 ‘그림자 규제’ 없애겠다”“조달 현장의 작고 보이지 않는 규제들을 찾아내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를 제거하겠다.” 이종욱 조달청장(57)은 2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공 조달 참여 기업의 97%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조달 행정의 규제 혁신은 더 신속하고 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14일 취임한 이 청장은 조달 현장 규제혁신위원회와 실무추진단까지 구성하며 규제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경제 관료(행정고시 35회) 출신인 이 청장은 기획재정부에서 장기전략국장 등을 지내며 규제개혁 실무를 담당한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청장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을 강조했다. 그는 “조달 현장에 적용되는 훈령이나 지침, 계약 조건, 관행 등 작고 잘 보이지 않는 ‘그림자 규제’들이 더 큰 문제”라며 “실제 (조달) 계약까지 최대 10단계를 거쳐야 하는 ‘다수공급자 계약제도’가 대표적”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제품 선정에 신중을 기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런 제도는 기업의 새 제품이 적시에 공공시장(나라장터 쇼핑몰)에 진출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산화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청장은 “숨어 있는 규제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다음 달 15일까지 ‘공공조달 현장애로 규제 발굴 공모전’을 진행하고, 관련 협회 및 단체와 협의하면서 숨은 규제를 찾아낼 생각”이라며 “미묘한 이해관계 때문에 소통에 장벽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면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근무 시절 자신이 개념을 고안했던 ‘혁신조달’의 활성화 역시 이 청장의 관심사다. 혁신조달은 정부가 시장에 등장하지 않은 신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이렇게 생산된 혁신 시제품의 첫 구매자가 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지난해까지 횡단보도 그늘막 등 968개 신제품이 혁신조달 제품으로 지정됐다. 이 청장은 “혁신조달을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히트상품을 탄생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도 협력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30 03:00
“기업 발목 잡는 ‘조달행정의 모래주머니’ 없애겠다”“조달 현장의 작고 보이지 않는 규제들을 찾아내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를 제거하겠다.” 이종욱 조달청장(57·사진)은 2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공 조달 참여 기업의 97%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조달 행정의 규제 혁신은 더 신속하고 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14일 취임한 이 청장은 조달 현장 규제혁신위원회와 실무추진단까지 구성하며 규제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경제 관료 출신인 이 청장은 기획재정부에서 장기전략국장 등을 지내며 규제개혁 실무를 담당한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청장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을 강조했다. 그는 “조달 현장에 적용되는 훈령이나 지침, 계약조건, 관행 등 잘 보이지 않는 ‘그림자 규제’들이 더 큰 문제”라며 “실제 (조달) 계약까지 최대 10단계를 거쳐야 하는 ‘다수공급자 계약제도’가 대표적”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제품 선정에 신중을 기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런 제도는 기업의 새 제품이 적시에 공공시장(나라장터 쇼핑몰)에 진출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산화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청장은 “숨어 있는 규제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다음 달 15일까지 ‘공공조달 현장애로 규제 발굴 공모전’을 진행하고, 관련 협회 및 단체와 협의하면서 숨은 규제를 찾아낼 생각”이라며 “미묘한 이해관계 때문에 소통에 장벽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면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근무 시절 자신이 개념을 고안했던 ‘혁신조달’의 활성화 역시 이 청장의 관심사다. 혁신조달은 정부가 시장에 등장하지 않은 신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이렇게 생산된 혁신 시제품의 첫 구매자가 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지난해까지 횡단보도 그늘막 등 968개 신제품이 혁신조달 제품으로 지정됐다. 이 청장은 “혁신조달을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히트 상품을 탄생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도 협력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30 03:00
“일하면서 글쓰는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이죠”대전대 교직원이자 소설가인 고광률 씨(61)가 최근 장편 ‘성자(聖者)의 전성시대’를 펴냈다. 고 작가는 잡지사 기자와 출판사 편집자, 대학 교직원으로 35년을 생활하면서 이번까지 3권의 소설집과 4권의 장편소설을 냈다. 고 작가가 본격적으로 작가에 길에 들어선 것은 1991년. 실천문학사 앤솔러지 ‘아버지의 나라’에 ‘통증’을 발표하면서다. 앞서 단편 ‘어떤 복수’로 1984년 제1회 대전대 문학상을 받았고, 1987년 ‘어둠의 끝’으로 최상규, 박범신 작가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어린 시절 화가가 꿈이었어요. 미대에 합격까지 했으나 색약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한동안 좌절에 빠져 있다가 이미지가 아닌 글로 세상을 표현해 보기로 마음먹었죠.” 고 작가의 작품은 줄곧 시대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누구나 아름다운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며 “하지만 버젓이 존재하는 추악함과 부정의를 외면하는 것은 작가의 직무유기 아니냐”고 말했다. 2012년 출간한 ‘오래된 뿔’은 그런 작가의식의 반영이다. 7년간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탐구하고 취재해 두 권의 장편소설에 담아냈다. 이 작품은 쿠데타 세력 몇몇의 정치 야욕을 넘어 근현대사적 모순에서 5·18의 원인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 작가는 앞으로 6·25전쟁을 다뤄볼 계획이다. 전쟁의 원인이었던 이데올로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지금도 양극단으로 쪼개져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게 고 작가의 생각이다. 고 작가는 “이데올로기가 본래 행복과 공의(公義)의 수단인데 그 자체로 신격화되면서 목적으로 변질됐다”며 “작가들이 지식으로서 마땅히 책임의식을 가지고 본질과 원형이 흐트러지기 전에 역사적 사실(寫實)에 기반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을 쪼개 글을 써야 했던 그로서는 전업 작가가 부럽지 않았을까? 일과 글쓰기를 병행해야 할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대답이 돌아왔다. “국내에서도 인기인 북유럽 등의 작가들은 다른 직업 생활을 통해 경험을 많이 축적한 사람들이에요. 삶의 행복과 고통이 녹아들지 않은 글은 공허할 뿐이죠. 글 쓰면서 일하고, 글 쓰면서 노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고 작가의 꾸준한 작품 활동은 전업 작가들도 인정할 정도로 유명하다. 현재 그의 컴퓨터에는 발표를 기다리는 3권 분량의 소설 원고가 있다. 고 작가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천부적 재능보다는 지난한 노력을 믿으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며 “주변을 돌아봤을 때 이 조언은 진부하지만 확실한 진리”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27 03:00
퇴임식 대신 폐기물 수거 나선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임기를 마친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이 환경관리요원들과 같이 대형 폐기물을 수거하는 일정으로 퇴임식을 대신했다(사진). 박 전 청장은 24일 오후 산성동 일원에서 중구청 환경관리요원들과 함께 대형 폐기물 수거 작업을 마친 뒤 곧바로 퇴직했다. 2010년부터 민선 5∼7기 중구청장을 지낸 그는 “직원들이 새 구청장 취임식 준비에도 바쁘지 않겠느냐”면서 별도의 퇴임식을 열지 않았다. 박 전 청장은 2012년 9월부터 재정 개선을 목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오후 내내 수거차량에 탑승해 폐기물을 직접 수거하고 폐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가피했던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구청은 폐기물 사업을 외부에 위탁하지 않고 직영해 매년 5억 원가량의 예산을 줄일 수 있었다.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경험 때문에 가장 고된 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수거 작업에 동행하면 주민들의 생생한 삶도 만날 수 있었다. (수거) 요원들 중에는 대학 졸업자들이 많은데, 직업에 대한 자긍심도 심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박 전 청장은 “하도 오래 하다 보니 숙달이 돼 장롱 같은 대형 폐기물을 불과 몇 초 만에 분해할 수 있게 됐다. 12년간 구정을 돌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주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27 03:00
“충남대 통합하면 대학 경쟁력 강화 가능”충남대와 한밭대 간 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현재의 상황에서 충남대가 다른 대학과 통합하면 대학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남대는 삼일회계법인(삼일)에 의뢰한 충남대 혁신 방안 타당성 연구용역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21일 발표된 연구용역 보고서는 “내부 혁신 방식이 기존 실행 과정이나 재정적인 부분들에 있어서 현실적인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외부 혁신에 해당하는 통합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어떤 학과를 어떤 형태로 어떻게 특성화할지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외부 대학과의 통합이 대학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유로 △규모 확대에 따른 정부의 재정 지원사업 증가 △통합을 통한 예산 대비 비용 절감 △연구중심대학 육성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다른 국립대가 먼저 통합을 시도해 충남대 이외 다른 학교들과 통합한다면 충남대에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다만 캠퍼스 이원화, 학생 및 지역사회 반대 등은 통합 과정에서 난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통합이 쉽다는 뜻은 아니고 대부분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겪는다”면서 “단순한 물리적 통합으로는 오히려 지표가 안 좋아질 수 있는 만큼 대상과 방식, 그리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어떻게 모을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일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 자리에 참석한 교수와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은 질문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통합 논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다른 대학과 통합할 경우 구체적인 장단점과 특성화의 방향, 모델 등에 대한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통합을 하면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느낄 만큼 학습의 질이 상승하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선 타 대학과 통합을 할 경우 당분간 입학생의 질이 떨어지고 신입생 미달 등의 부작용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충남대는 9월까지 통합 논의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다음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23 03:00
“즐길거리 다채로운 정선에서 지친 몸과 마음 치유하세요”‘아리랑의 고장’ 강원 정선군은 천혜의 자연 속에 1000년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웰니스(Wellness) 관광’의 메카로 각광받고 있다. 9개 읍면을 감싼 깨끗한 하천이 굽이굽이 흐르면서 아름답고 다채로운 풍광을 만들어낸다. 여기에다 ‘천년의 소리’ 정선아리랑과 국보 정암사 수마노탑 등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잘 보전된 지역이다. 정선의 다채로운 즐길거리와 불거리를 소개한다.정선5일장 “추억과 인심 팔아요” 매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즐기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정선을 찾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캠핑과 트레킹, 산악자전거(MTB) 등 비대면 관광수요가 급증하면서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유한 정선군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정선의 관광지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갖춘 북부권과 힐링을 즐길 수 있는 남부권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북부권의 대표주자는 역시 정선5일장이 꼽힌다. 매년 7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정선5일장은 정선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그 자체로 관광상품이다. 정선5일장에선 토속적인 향기가 물씬 나는 다양한 특산물과 넉넉한 인심을 만날 수 있다. ‘2일’과 ‘7일’마다 열리는 장날과 토요일엔 관광객을 위한 정선아리랑 공연 등 특별공연도 펼쳐진다. 먹거리 골목에선 수수부꾸미, 메밀전병, 콧등치기국수를 비롯한 추억의 음식들이 아릿한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정선군은 맛과 멋, 흥이 넘치는 정선5일장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기 위해 장터 공연장에서 정선아리랑, 난타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선아리랑 공연은 관광객들과 소리꾼들이 흥겨운 아리랑 장단에 맞춰 함께 어울리는 신명나는 어울마당으로 펼쳐진다. 정선5일장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정선아리랑열차(A-Train)’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정선 지역의 철도 시설 공사로 인해 한동안 운행이 중단됐던 아리랑열차는 이달 2일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매주 토·일요일과 정선5일장이 열리는 날 청량리역∼아우라지역을 왕복 1회 운행한다. 향수와 애환이 깃든 정선선의 간이역을 따라 정선5일장을 오가는 재미도 쏠쏠하다.수천 년의 신비 간직한 화암동굴 한여름 정선에서 가장 ‘쿨’한 명소라면 역시 화암동굴이 첫손에 꼽힌다. 화암동굴은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여서 마치 에어컨을 틀어놓은 듯하다. 화암동굴은 1934년 금광의 갱도 작업 중 발견됐고, 1980년 강원도기념물 제33호로 지정돼 오다가 2019년 11월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7호로 지정됐다. 화암동굴의 총 관람길이는 1803m로 금을 채광하던 천포광산 상부갱도 515m와 하부갱도를 연결하는 365개의 계단, 하부갱도 676m로 이뤄져 있다. 동굴 곳곳에는 각종 석회석 생성물과 대석순, 곡석, 석회석 등 종유석 생성물을 접할 수 있다. 동굴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동양 최대 규모의 유석폭포는 높이 28m의 황금색 종유폭포로 웅장하기 이를 데 없다. 또 동굴 광장 정면에는 높이 8m, 둘레 5m 규모의 대석주가 세워져 있다. 천포광산 당시 금광석의 운반 갱도에 설치된 ‘역사의 장’에는 금광맥의 발견부터 채취까지의 전 과정을 재현해 놓았다. 실제로 금광맥이 곳곳에 남아있고 갱도를 비롯한 광산의 시설과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미공개 구간에 있는 석화는 다양한 색깔과 형태, 크기를 지니고 있으며 국내 다른 석회동굴에서 발견된 것과는 차별화된 모양과 색을 띠어 학술·자연유산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2층 투어버스 타고 웰니스 관광지로 정선은 국내 웰니스 관광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선군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하는 웰니스 관광 시설이 파크로쉬리조트, 로미지안가든, 하이원리조트 등 3곳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 또 천혜의 경관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곳들이 즐비하다. 신동읍 고성리에 있는 동강전망자연휴양림도 그런 힐링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해발 630m의 48만 m² 부지에 오토캠핑장 67면과 동강전망대, 동강 사행천(蛇行川)을 형상화한 상징광장, 벽천폭포, 샤워장, 취사장, 화장실 등을 갖췄다. 특히 오토캠핑장은 호텔로 치면 ‘5성급’이라고 할 만큼 명품으로 꼽힌다. 구름 위의 신선마을이라고 불릴 정도여서 캠핑 마니아들에게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 하늘과 구름을 벗하고 발아래로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비경을 조망할 수 있다. 눈앞에는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백운산의 절경이 펼쳐져 캠핑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병방산 군립공원 일원에 조성된 동강 녹색 모험의 숲은 힐링과 스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52면의 덱 야영장과 숲속 글램핑장, 치유의 숲 산책로 1.8km가 조성돼 있고, 집와이어와 스카이워크 등 모험 레포츠 시설도 설치돼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정선에서의 웰니스 여행을 할 때 ‘와와정선 2층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KTX강릉선을 타고 오전 10시 40분 평창 진부역에서 내리면 이 버스를 탈 수 있다. 2층 투어버스를 타고 정선 동강의 아름다운 자연과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웰니스 투어, 정선아리랑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아리랑 투어 코스를 운영한다. 정선 장날(2, 7일)은 아리랑 투어를, 다른 날은 웰니스 투어를 한 뒤 오후 7시 진부역으로 돌아간다. 웰니스 투어는 한반도 지형을 ‘U’자형 유리 전망대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아리힐스 스카이워크는 물론이고 동강 일대에 핀 할미꽃과 각양각색의 절벽 비경을 체험할 수 있다. 아리랑 투어는 조선시대 정선 가옥을 재현한 아라리촌, 아리랑 유물을 특색 있게 전시한 아리랑 박물관, 창작 뮤지컬 아리아라리 공연 등 정선의 다양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2개 코스 모두 정선 관광 대표 브랜드인 아리랑시장, 웰니스 관광지인 파크로쉬리조트, 로미지안가든,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핫플레이스인 나전역을 경유한다. 정선시티투어 전용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코스와 요금 확인, 예약이 가능하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정선에서의 웰니스 여행은 코로나19로 지친 일상 속 몸과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 관광객들이 충분히 만족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20 03:00
GTX-C노선 천안까지 연장될까수도권과 서해안을 연결하는 장항선 철도가 이달로 개통 100주년을 맞았다. 이에 맞춰 충남지역 단체장 당선인들이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경기 양주∼수원)을 연장해 수도권과 충남을 연결하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천안역 광장에선 장항선 개통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선 장항선 연혁 보고, 기념사, 축사 등에 이어 ‘GTX-C 천안 희망 퍼포먼스’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6·1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상돈 천안시장은 이 퍼포먼스에서 희망과 미래, 발전의 뜻을 담아 대북을 3회 쳤다. 박 시장은 “장항선의 시발점이 천안이었듯 이번 기념식이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약속한 GTX-C 천안 연장을 위한 시발점이 돼 천안 연장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천안시는 ‘장항선 개통 100년, 새로운 시작 GTX-C 천안 연장’ 슬로건을 내걸고 GTX-C 노선을 천안까지 연장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장항선은 일제강점기인 1922년 6월 1일 천안역과 온양온천역을 잇는 ‘충남선’으로 먼저 개통했다. 현재는 충남 서해안을 따라 아산∼예산∼홍성∼보령∼서천∼전북 군산∼익산으로 이어지는 노선에서 24개역을 운행한다. 장항선이란 이름은 1955년 지정됐고, 경부선과도 연결되면서 충남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2026년에는 전 구간이 복선 전철화되면서 지역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 당시 GTX-C 노선을 천안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고,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태흠 충남도지사 당선인도 추진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GTX-C 노선이 천안까지 연장되면 장항선 복선 전철과 함께 경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 김 당선인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천안·아산을 디지털 수도로 발전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이 우선돼야 하며 GTX-C 노선을 천안은 물론이고 아산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천안시는 GTX-C 노선 연장을 위해 대국민 여론전과 홍보전에도 대대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천안시는 장항선 개통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을 20일까지 천안역 구내 통로에서 열어 GTX-C 노선 연장의 당위성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또 21일에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장항선 100년 역사의 의미와 GTX-C 노선 연장 필요성을 논의하는 토론회도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선 단국대 김현수 교수가 ‘GTX-C 연장과 천안역세권의 연계 잠재력’에 대해 발표하고, 남서울대 김황배 교수가 ‘광역급행철도 GTX-C 천안 연장 타당성 및 기술 검토’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17 03:00
“아이 태어나니 온동네가 축복이예요”‘수현아! 우리 동네 새 식구로 태어나서 정말 기쁘고, 온 동네가 축하해!’ 10일 오후 충남 공주시 옛 도심의 전홍남 중학동장은 이렇게 손수 적은 카드보드를 들고 이수현 군의 집을 찾아갔다. 수현 군은 지난달 말 출생신고를 마쳤다. 손 글씨 주변 빈 공간은 하트와 곰돌이 등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장식했다. 동네 아이의 건강과 행복, 사회적 성장을 바라는 주민들의 카드보드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수현이 건강, 사랑, 행복하세요.”(박대신 반죽3통장), “수현아! 건강하게 자라서 사회의 모범에 되거라.”(한인택 봉황3통장) 건강을 기원하는 전통 금줄 달기 행사도 재현됐다. 방문단은 이날 새끼줄에 고추, 숯, 솔잎 등을 매단 금줄을 대문에 걸었다. 요즘에는 만들어진 금줄을 팔기도 하는데, 중학동에선 직접 제작하기로 한 것. 한인택 봉황3통장이 짚을 구해 물에 불린 뒤 손수 꼬아 굵은 새끼줄을 만들고 부정(不淨)을 막아준다는 고추, 숯, 솔잎 등을 매달았다. 주민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아이와 산모 등을 위해 미리 준비한 미역, 기저귀, 케이크 교환권, 가족사진 촬영권, 축하 꽃바구니 및 기저귀 전용 쓰레기통 등 푸짐한 선물을 전달했다. 중학동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이런 특별한 출산 이벤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윤관종 중학동 주민자치회장은 “고령화 저출산이 가속화하는 요즘 출산은 곧 애국이기도 하다”며 “주민 모두가 축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중학동은 반죽동, 봉황동, 중학동, 중동 등 4개 동 16개 통을 포괄하는 행정동으로 4500여 명의 주민이 산다. 최근 통계를 보면 한 달에 1명꼴로 아이가 태어나고 있다. 중학동 행정복지센터 정지수 주무관은 “시골 면 지역에 비해서는 출산율이 높지만 지난해 기준 매달 4.5명꼴의 사망률을 따라 잡을 수 없어 자연 감소는 계속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현 군 어머니 김모 씨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주민들께서 푸근하고 푸짐한 축하 이벤트를 해줘 너무 기뻤다”며 “아이를 더욱 예쁘고 건강하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개방형 읍면동장제 도입으로 지난해 1월 비공무원 출신으론 충청권 첫 동장이 된 전홍남 동장은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아이와 산모, 가족 모두가 온 동네 사람들의 축복을 받도록 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희망하는 가정에 대해서는 이런 출산 이벤트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16 03:00
세종보-공주보 존치 목소리 확산… ‘4대강 보 해체’ 백지화 주목문재인 정부에서 해체를 결정한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를 존치하자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정권이 교체된 데다 국민의힘이 6·1지방선거까지 승리한 다음이어서 4대강 보 해체 결정이 백지화될지 주목된다. 15일 세종시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인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은 14일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만나 세종보를 존치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최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홍수 예방 등의 목적으로 진행된 4대강 사업과 달리 세종보는 도심 내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4대강 사업 이전에 수립된 계획에 따라 설치된 것이라 존치가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대통령 직속 물관리위원회는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하기로 결정하고 금강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환경부 산하 금강홍수통제소는 15일 오후부터 공주보 수문을 닫아 담수를 재개했다. 통제소 측은 “극심한 가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공주보가 지역 축제 기간(5월 석장리구석기 축제, 10월 백제문화제)이 아닐 때 가동되는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어서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최원철 공주시장 당선인 측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공주보를) 활용해야 한다”며 공주보의 온전한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지역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금강유역환경회의 등은 14일 환경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주보) 담수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실질적인 가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2022-06-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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