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S의 충성스러운 ‘아미(ARMY)’들에게 언어는 장벽도 아니다. 유튜브에는 BTS 한국어 가사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하고 영어 자막을 달아놓은 동영상이 차고 넘친다. 아미들 중 ‘통역병’들이 무료로 제작한 콘텐츠들이다. ‘oppa’(오빠) ‘unnie’(언니) ‘aegyo’(애교)와 같은 ‘돌민정음’(아이돌과 훈민정음을 합한 신조어)을 일찌감치 뗀 아미들은 이 영상으로 노랫말을 ‘선행학습’한 후 콘서트장에서 ‘얼쑤’와 같은 추임새까지 ‘떼창’ 한다.
▷BTS의 일상을 담은 영상이나 인터뷰도 공개된 지 몇 시간 만에 영어로 번역되고, 다시 수십 개의 언어로 옮겨진다. BTS가 곤룡포를 입고 나오면 ‘곤룡포란 왕의 의상으로 다섯 마리 용이…’라는 설명이 따른다. ‘우린 다 개돼지 화나서 개 되지’(‘AM I Wrong’)를 번역할 땐 ‘한국 고위 관료가 민중은 개돼지라고 말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는 해석을 곁들여준다.
▷지난해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 수는 37만587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8대학 한국어과는 138명 정원에 1000명 넘게 지원했다(2018학년도). 태국과 아르메니아 시위 현장엔 케이팝 노랫말과 한글 구호가 등장한다. 574년 전 ‘말과 글이 달라 제 뜻을 능히 펼치지 못하는 백성’들이 안타까워 만든 한글이 디지털 시대 세계인을 위로하는 문화언어가 되고 있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
나경원, 진중권 만났다…“공격받을 때 편 들어줘 고맙다”
김어준은 어쩌다 ‘구라쟁이’가 됐나
조국 딸 국시 합격설에 의사단체회장 “무자격자가 의사, 내면허 찢고 싶다”
- [사설]감사원장은 정권의 忠犬 노릇 하라는 식의 임종석 발언
하태경 “윤건영, 김여정 감싸기 엽기적 상상력에 헛웃음”
김종인은 왜 ‘루비오 보고서’를 돌렸나
Copyright by dongA.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