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실증도시’ 광주 [횡설수설/박중현]

  • 동아일보

올해 안에 광주광역시에서 24시간 운행되는 자율주행차를 탈 수 있게 된다. 이전에도 17개 시도 55개 지역에 자율차 시범지구가 운영됐지만, 국내에서 도시 전역이 시범지구로 지정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평일 시간대, 보행자 없는 고속도로 등으로 한정됐던 각종 운행 규제도 광주에선 모두 풀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의 우한에서나 경험할 수 있던 운전사 없는 로보택시 탑승이 조만간 한국에서도 가능한 일이 된다.

▷21일 광주를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한 국토교통부는 2월 초 참여할 자율차 업체들을 공개 모집하고, 이 중 3개 기업을 4월까지 선정하기로 했다. 총 200대의 자율차가 올해는 교통량이 적은 광주 신시가지와 외곽 지역에서, 내년부터는 교통량이 많은 구시가지와 도심까지 운행된다. 운전석에 사람이 탑승해야 하는 1단계, 사람이 조수석에 탑승하는 2단계, 완전한 무인 운행이 가능한 3단계로 점차 실증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가 자율차 실증도시를 선정한 건 지나치게 엄격한 관련 규제가 ‘글로벌 자율차 3대 강국’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어서다. 미국에선 이미 2020년에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구글 자회사 ‘웨이모’의 완전 무인 로보택시가 허용되기 시작해 지금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10여 개 도시로 서비스가 확대됐다. 중국도 2022년부터 우한, 충칭에서 안전요원이 없는 자율차의 상업적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을 참관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한국과 미중의 기술 격차에 대해 “우린 초등학생, 저쪽은 대학생 정도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우리는 초등학생, 저쪽은 사회인”이라고 했다.

▷우리 자동차 업계도 본격적 경쟁을 앞두고 전열을 정비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자율차 야전 사령관으로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을 영입했다. 정의선 회장은 ‘깐부’를 맺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와의 협업도 약속했다. 현대차 주가가 최근 급등한 데에는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양산 일정 공개와 함께 자율차 경쟁력이 높아질 거란 기대가 한몫했다.

▷광주가 실증도시로 선정된 이유는 인구 130만 명의 대도시면서 도시와 농촌이 인접한 특성 때문에 다양한 자율차 운행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라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우한에선 휴대전화로 호출하면 운전자 없이 달려오는 로보택시 탑승이 관광객들의 필수 체험 아이템이 됐다. 광주에서 운행될 자율차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밝힐 뿐 아니라 빛고을의 새로운 명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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