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로 모즈타바 선출”…美와 화해 멀어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9일 06시 53분


전문가 회의서 ‘하메네이 차남’ 추대
혁명수비대 등에 업은 강경파 성직자
생전 “아들은 안된다”던 유훈도 안 먹혀
트럼프 부정적…“지도자 美 승인 받아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선출된 그의 차남 모즈타바. AP=뉴시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선출된 그의 차남 모즈타바. AP=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57)가 선출됐다고 8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이 보도했다.

타스님통신은 이날 “1989년 이맘 호메이니 서거 이후 37년간 이란을 이끌었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순교한 후, 전문가 회의는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이슬람 혁명의 세 번째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 회의는 모즈타바 추대 성명에서 지난달 미국·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한 전임자 하메네이를 ‘위대한 지도자’이자 ‘순교자’로 지칭했다.

모즈타바는 하메네이의 4남 2녀 중 차남이며 부친과 마찬가지로 성직자다. 숨진 부친의 ‘문고리 권력(gatekeeper)’ 노릇을 하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의 실질적 지도자로 각종 반(反)정부 시위의 유혈 진압을 주도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 바시즈 민병대, 비밀 국영기업 세타드, 국영방송 IRIB 등의 운영을 좌지우지하며 ‘칼’ ‘돈’ ‘언론’을 모두 움켜쥐었다는 분석도 있다.

모즈타바는 테헤란의 정치-종교 엘리트 양성기관 ‘알라비’, 쿰 신학교 등에서 교육받았다. 1987∼1988년에는 이란-이라크 전쟁에도 참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국가의 정치·종교 권력을 모두 아우르는 최고 권위자다. 이러한 자리에 강경파인 모즈타바가 오른 만큼 이란의 반(反)미, 반이스라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로이터통신은 모즈타바의 선출을 두고 “이란의 강경파가 테헤란에서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임명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강경파들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다는 메시지이며, 당분간 변화가 거의 없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그동안 이란 내에서는 이슬람 혁명의 목표가 ‘군주제 타도’였던 만큼, 신정일치 체제에서 권력을 사실상 세습하는 행위에 대해 “혁명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N12 방송 등은 최종 결정권이 강경파인 이란 군부에 넘어가면서 부친인 하메네이의 유언마저 고려대상이 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하메네이는 2024년 “모즈바타를 후계자 후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모즈타바의 임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를 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로부터 승인받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5년 뒤에 (미국) 사람들이 (이란으로) 돌아와 같은 일을 또 해야 하거나, 더 나쁘게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두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즈타바 제거를 위한 작전을 진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당분간 전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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