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희 계명대 총장
정시 모집 경쟁률 전국 최고… 美 대학 복수 학위 과정 운영
현지 기업 취업 성과 뚜렷
미술대 유지 등 기초학문 사수… 학생 인문학적 역량 성장 도와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6일 “외부 자원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온 덕분에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우리 대학은 인성과 현장 및 실무 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 제공
“인공지능(AI) 시대, 결국은 사람이 답입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6일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응하면서 적응하고, 성찰하면서 탐구하는 힘이 대학의 본질이다. AI를 잘 이끌 인재가 미래의 핵심”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계명대는 최근 여러 성과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와 AI 확산,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결정적인 원동력은 수십 년간 꾸준한 인프라 투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대학 안팎의 평가다. 신 총장은 “구성원 모두 예단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쌓아온 노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불안하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그러나 그 불안은 위기의식이자 자기 혁신의 동력으로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계명대가 정시 모집 9.98대 1,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학정원 3000명 이상 대학 가운데 1위다. 전체 지원자 가운데 서울 출신이 9.8%, 경기도 출신이 11.1% 등 수도권 비중도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교육의 내용과 환경, 진로 설계 가능성을 중시하는 흐름이 반영된 듯하다. 그러나 기쁘기보다 불안하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렵기 때문이다. 우수 학생을 선발한 이후가 더 중요하다. 학생들이 역량을 키우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대학의 책임이다.”
―취업 성과도 두드러지는데….
“취업률은 대학 경쟁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하지만 취업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질’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따라가며 실력을 쌓고, 현장에서 바로 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본질이다. 우리 대학은 미국 오번대 학·석사 연계, 디지펜 공과대 복수 학위 과정 등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상당수 학생이 미국 현지 기업에 진출했다.”
―AI 시대,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AI는 계산과 정보, 분석 처리에서 인간을 능가한다. 그러나 인간은 역설적인 존재다. 스스로 성찰해 부족함을 채우고 자신의 가치를 찾아낸다. AI는 ‘내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려는 존재가 되기 어렵다. 인간의 적응력, 성찰 능력, 창의성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하다. 대학은 바로 그 능력을 키우는 곳이다.” ―순수·기초학문을 지켜왔다.
“전국적으로 ‘미술대’ 단과대를 유지하는 대학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계명대가 유일하다. 학령인구 감소, 대학 구조조정 등으로 상당수 대학이 디자인, 체육, 음악, 인문 등을 통합해 예술대, 디자인대로 재편한 것과 대비된다. 인문·예술이 없는 이공학 발전은 불완전하다. 우리 대학은 대명동 캠퍼스를 문화예술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전국 어린이 미술대회, 재학생 아트페어, 국제 포럼 등은 단순 행사가 아니라 예술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기초학문이 무너지면 응용도 설 자리가 없고 본다. 시대가 바뀌어도 근본은 지켜야 한다.” ―동산의료원의 도약도 눈에 띈다.
“지역 의료 지형과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건복지부의 환자 경험 평가 상급종합병원 전국 1위, 지난해 국가서비스 대상 종합병원 부문 수상도 이어져 공적 역할 수행과 의료 질 향상이 병행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다만 학술 연구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진료, 치료만 잘하는 병원은 한계가 있다. 연구와 학문적 성과가 뒷받침돼야 미래 의료를 선도할 수 있다. 외부 컨설팅 전문 회사에 맡겨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대학 위기 속에서 사립대의 역할은….
“국가 정책은 국립 거점대 중심으로 설계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립대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오히려 더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핵심은 균형 발전이다. 서울 중심이 아닌 지역에서 자생력을 키우는 대학이 많아져야 한다.”
―구성원 정년 문제에 대한 철학을 설명한다면….
“정년이라는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능력이 있고 학교에 도움이 된다면 계속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 단 기준은 분명하다. 개인의 능력이 기존 구성원보다 상대적으로 탁월해야 한다. 결국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대구·경북 행정 통합에 대한 견해는….
“과거에는 분리가 발전의 길이라고 믿었다. 지금은 통합이 대세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제도의 안정성과 상호 보완이다. 경쟁이 아니라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도자의 태도가 결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났다’가 아니라 ‘함께 가자’는 인식이 필요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