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웹툰과 영화로… ‘작가 매니지먼트 시장’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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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장강명과 손잡고 영상콘텐츠 시장서 성과 모색
김영하 김금희 등 소속된 블러썸 “대형 에이전시 시장 확대될 것”

책이 영화,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물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작가들이 매니지먼트사로 향하고 있다.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장강명 김영하 김금희 김초엽 작가(왼쪽부터). 동아일보DB
책이 영화,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물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작가들이 매니지먼트사로 향하고 있다.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장강명 김영하 김금희 김초엽 작가(왼쪽부터). 동아일보DB
작가 매니지먼트 시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2016년 블러썸크리에이티브(이하 블러썸)가 첫발을 내디딘 지 4년. 네이버웹툰이 지난달 소설가 장강명과 계약을 맺고 이 시장에 들어섰다. 2013년 웹툰, 웹소설 작가 매니지먼트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이 기성 작가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자본력과 기획력이 있는 네이버웹툰의 등장으로 작가 매니지먼트 시장의 확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가는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책을 낸다. 책의 마케팅과 홍보, 저자 인터뷰 등은 보통 출판사가 담당한다. 그러나 출간되고 두세 달이 지나면 책이나 저자 ‘관리’는 허술해지기 쉽다. 특히 여러 곳에서 다양한 책을 낸 경우 작가가 이 저서들을 도맡아 관리하기는 역부족이다. 책이 영상, 애니메이션, 각종 디지털 콘텐츠 같은 2차 저작물로 만들어질 기회가 커지면서 더욱 그렇다. 작가 매니지먼트 사업은 출판·콘텐츠 산업의 이 같은 변화를 파고들어 저자의 강연, 방송 출연부터 출판 이외의 모든 영역을 관리한다.

2011년 등단 이후 출판사 예닐곱 곳에서 10종이 넘는 책을 낸 장 작가도 작품 관리에 힘겨움을 느끼고 네이버웹툰과 손을 잡았다. 이희윤 네이버웹툰 IP(지식재산권)비즈니스 팀장은 “장 작가가 영상 판권을 계약하는 도중 우연찮게 기회가 닿아 우리에게 매니지먼트를 요청하기도 했다”며 “아직은 매니지먼트 영역이 순문학 작가로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기성 작가들과도 계약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네이버웹툰은 장 작가의 작품으로 영상콘텐츠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영상물의 성공이 책 매출에도 도움을 주는 선순환이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다른 작가들에게 매니지먼트 계약을 제안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팀장은 “웹에서 젊은 구독자를 타깃으로 하는 웹툰, 웹소설 시장과 더 높은 연령대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출판사가 1차 관문인 소설시장은 서로 다르지만 콘텐츠 소비의 다양성 추구라는 관점에서는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등장에 블러썸 측은 반기는 분위기다. 소설가나 드라마 작가의 약 70%가 대형 에이전시에 소속된 미국, 유럽처럼 시장 자체가 확대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김진희 본부장은 “대기업이 들어와서 매니지먼트 시장의 파이를 키워주면 작가도 좋고, 우리에게도 자극이 돼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블러썸에는 김금희 김영하 김중혁 김초엽 배명훈 장류진 편혜영 작가가 소속돼 있다. 블러썸 측은 작가에 대한 섭외 요청을 거절하는 간단한 일부터 이들의 작품이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하도록 제안하고 환기시키는 일까지 맡고 있다. 책이 출판되기 전 수익 창출의 일환으로 e북 구독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와 함께 소속 작가의 책을 먼저 e북으로 내고 있다. 김중혁 작가와는 책을 영상으로 보는 ‘The 본다’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김 작가가 글, 그림을 맡아 ‘소설을 읽는 202가지 이유’라는 연재를 하고 있다. 소설 시장의 축소로 글 실을 곳이 부족한 작가들에게 새 연재처(處)를 찾아주는 것도 주요 업무다.

김 본부장은 “아직은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는 아니지만 영화계에서는 원천 콘텐츠로 소설을 다시 검토하고 있고, 해외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케이팝뿐만 아니라 ‘케이노블’로 오는 순간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해 찬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작가 매니지먼트#시장#블로썸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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